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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소니가 돌아왔다?

참그놈 2021. 7. 10. 21:29

소니(Sony) 아시지요? 손흥민 소니 아닙니다. 말 그대로 일본 전자제품 메이커지요. 요즘 20대나 30대보다는 40대 이상인 분들에게 더욱 친숙한 회사일 수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세계적인 메이커였으니까요. 워크맨(Walkman)을 아시는 분들은 소니의 명성을 아실 겁니다. 그런 소니가 무선 이어폰을 출시했나 봅니다. 광고인지 기사인지 뉴스1 이라는 곳에서 보도를 했네요. 뭐 성능은 모르겠고 가격은 29만 9000원이랍니다. 에어팟 프로(32만9000원)보다는 저렴하지만 갤럭시버즈 프로(23만9800원)보다는 비싸다며 친절히 가격 비교까지 해주고 있네요. 하지만, 진정 29만 9000원일까요?

 

https://news.v.daum.net/v/20210710180027976

 

[토요리뷰]"헤드폰이야 이어폰이야"..'명불허전' 소니가 돌아왔다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무선 이어폰이 아니라 헤드폰과 비교할 만하다." 최근 출시된 소니의 무선이어폰 'WF-1000XM4'를 사용해본 감상평이다. 무선 이어폰의 대세 기능

news.v.daum.net

 

어째 살다보니 저희 집에서도 소니 워크맨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1990낸대 중반경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워크맨이 고장이 났어요. 그래서 수리 의뢰를 하러 갔더니 접수를 하고 2주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수리가 불가능해 일본으로 가져가서 수리한 다음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서 찾아가는 그런 시스템이었지요. 음악이나 노래 없이 하루도 못사는 사람도 있는데 2주나...? 뭐 물론 제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일본은 기술유출을 몹시도 꺼리는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에도 쓰다가 고장나면 일본으로 가져가서 수리해야 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25년쯤 전 우리나라에도 삼성 MyMy가 있기는 했지만, 당시는 전자제품 하면 그냥 일제였어요. 일제를 더 알아주던 시기였고 세계적으로 알아주던 시기였지요. 고장나면 수리 의뢰하고 최소 2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또 비싸기도 했고.

 

에어팟 프로가 32만9000원이랍니다. 아마 애플에서 나온 것이겠죠? 혹시 맥북을 아십니까? 어떤 사용자가 맥북을 150만원 대에 구입을 했다가 고장이 났는데 수리를 의뢰했더니 수리비가 250만원이 넘게 나왔다는 뉴스를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한 두 번 본 것이 아닙니다. 도무지 수리비가 그렇게나 비싸게 책정되는 까닭이 뭘까요?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큰 거잖아요. 에어팟 프로 고장나면 수리비가 한 50만원쯤 나오지 않을까요? 한 쪽을 잃어버려 한 쪽만 구입하는 그런 경우도 있을까요? 그런데 한 쪽만 구입하는데 25만원을 내라 뭐 그러지는 않을까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핸드폰 고장나서 맡겼더니 하루 만에 수리되는 것을 보고 놀라워 한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는 꿈에서조차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핸드폰 뿐만 아니라 안경조차도 새로 하나 하려면 몇 일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무선 이어폰 쓰다가 고장나면 국산을 쓰는 경우 훨씬 빨리 수리가 될 것 같네요. 비단 수리 뿐만 아니라 각종 A/S 역시 대처가 빠를 것 같지 않으세요?. 그런 저런 비용을 고려하면 갤럭시 버즈 프로가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이어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수리를 위해서 해외로 제품을 보낸다거나 할 필요없이 생산 소비 수리 등의 생태계가 갖추어졌다는 말이 됩니다.

 

언제적 소닌데 명불허전이라는... ㅡ,.ㅡ

 

저는 오디오를 모르지만, 오디오 세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스피커라고 합니다. 오디오 메니아가 보다 좋은 음질을 위해 더 좋은 스피커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값도 싸지 않아요. 몇 백 만원은 고사하고 몇 천만원씩 투자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소니는 전자제품 메이커였지 오디오 메이커로 이름난 기업은 - 제 기억으로는 - 아닙니다. LG나 삼성이 번들로 제공하는 유선 이어폰조차도 사실 싸구려가 아닌데, 스마트 폰 같은 소형기기로 음악 감상의 범위까지 커버해야 하므로 그 만큼 이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말이 됩니다. 소니가 명불허전이었던 것은 손에 잡히는 음향기기를 세계적으로 보급했다는 면이었지 오디오 명가에 들만한 음질을 추구한 기업은 아닌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에도 오디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동원 인켈(inkel), 삼성 소노라마(Sonorama), 태광 에로이카(Eroica), 그 외 스피커 전문 제조사로 마샬(Marshall)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를 넘어가면서 국내 오디오 제조사들은 하나씩 문을 닫았지요. 세월이 흘러 왜 우리나라 오디오 제조사들은 없나! 싶어 아쉽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라이브(Live)로 느끼고 그에 맞춰 율동하려는 우리 한국인의 정서 때문인가? 싶기도 하여, 차라리 다행인가! 싶은 생각도 하기는 합니다.

 

뭐 이런 말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면 뭐하겠습니까. 아시는 분들은 No Japan으로 소니 이어폰 구입을 안하실 것이니, 또 소니 매출이 올라가면 결국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니라느니 하면서 개소리 하는데 밖에 더 쓰이겠어요. 저는 거저 줘도 쓸 생각이 없습니다. 옛날 워크맨 고장나서 수리 맡기러 갔던 기억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일본 기업 매출이 올라가면 결국 그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아니까요. 25년전 쯤, 워크맨 수리 의뢰하러 갈 때까지만 해도 일본이 돈을 벌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데 쓰인다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참 무지한 철부지였지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