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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과 한약방이 다른가요?

참그놈 2021. 7. 29. 13:47

한약방에 관한 온라인 뉴스 기사를 하나 보았습니다. 한약방 주인이 말하는 청심환 이라는 기사인데, 보통 우황청심환 또는 우황청심원 이라고 하는 약이 실제 처방대로 만들면 재료비만 한 알에 10만원 정도가 된다네요. 하긴 요즘은 우황청심환이 뭔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우황청심환 또는 우황청심원은 일종의 구급약입니다. 그러나 워낙 비싸서 아무나 상비약으로 보유할 수 있는 약은 아니었습니다. 어쨌거나 우황청심환이라는 약 이야기로 시작한 기사 내용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박물관이 한약방에 주목한 이유는 의료체계가 현대화하고 서양화하면서 한약방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국에 남은 한약방은 약 700곳이고, 주인 대부분은 70세를 넘었다고 알려졌다. 또 현행법에 따른 규제 때문에 1983년부터는 한약업사 신규 허가가 나지 않았고, 자격시험도 사실상 폐지된 상태라고 한다. 보고서는 "일제강점기에도 한약업사는 의료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의사가 없는 마을에서 의료체계의 한 축을 담당했고, 한의대를 설립해 한의사라는 전문가 집단을 배출한 한약업사는 사라져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는 한의학과 관련된 자격체계를 모르는데, 지금껏 한의원과 한약방은 같은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한의대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1983년부터 한약업사 자격시험이 폐지되었다니 차이가 뭔지 잘 모르겠네요. 한의원에 가면 약을 지어주는 곳이 아직 있던데 뭐가 다른 것인지... 공진단이나 청혈환 같은 기성한약 광고도 있기는 하지만요. 하긴 요즘은 옛날처럼 한약 냄새가 나는 한의원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합니다. 한약 냄새 좋지 않나요?

 

한편, 기사 내용에 일제강점기에도 한약업사는 의료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라는 내용도 있는데, 이는 일본이 근대화 하기 이전에는 일본 자체적인 의료체계라고 할 만한 것이 었다는 말이나 진배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허준 이라는 드라마만 보아도 동의보감이 저술되기 이전에 동양에는 본초강목, 황제내경, 상한론 등등 숱한 의학서적들이 있었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그런 동양 전통의 의서들이 단지 약초 이름과 효능만을 기술한 것이 아니라 음양 오행을 근간으로 하는 동양 사상이나 철학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철학이나 사상을 배제하더라도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적어도 수 천년을 고민한 흔적이고 경험치일텐데 한약업사 자격이 사실상 폐지가 되었다니 진정 의외입니다.

 

일제강점기를 대일항쟁기라고도 합니다. 대일항쟁기를 1945년까지로 잡는다고 하면 불과 70여년 전까지 일본에는 전통적인 의료체계가 없었는데, 그렇게 누천년간 까막눈으로 살다가 서구의 의학이나 기술에 근거한 근대적 의료기술을 보고서는 심봉사가 눈을 뜨듯 감탄하고 감격했다는 말로 생각이 되네요. 그런 것을 보면 일본에서는 동의보감은 고사하고 황제내경 같은 말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 뿐이었다는 말이 되기도 하고요. 저는 한의학을 모르지만 한의학의 기원은 황제내경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일본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속칭 일본을 까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교통과 통신이 몹시 불편했던 옛날에는 그 시대의 인식이 있었을텐데, 수 천년간 일본은 중국과 우리나라에게 무시받고 천대받았던 나라였고 문물 전파역시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실이 있으니까요. 뿌리깊은 나무 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생각나네요. 백성이 교화될 수 없다면 왜 정치를 하느냐?며 세종대왕께서 묻는 장면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자가 대학을 이상하게 해석한 것인지 여기도 오랑캐 저기도 오랑캐 온 사방에 오랑캐만 그득한 세상을 만들어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 주자의 가름침을 맹목적으로 추구한 조선왕조시대에도 왜(일본)는 그저 미개한 족속들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으로 압니다. 나나 우리는 문명인이고 동서남북에 다 오랑캐만 그득하다는 주자학이 요즘같은 초고속 통신시대에 보편적인 사고방식일까요? 그런 식으로 사고를 하니 거꾸로 일본이나 서구 열강이 조선과 중국 대륙을 갈아 엎은 것 아니겠어요.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는 대일항쟁기(일제강점기)를 겪었고...  그리고서는 이제는 세상이 뒤집힌 것인지 여지껏 개무시만 하던 일본이 잠깐이나마 조선을 침탈하면서 한약업사를 의료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교시를 주자를 추종하는 것만큼 또 따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똥누고 뒤도 안닦던 사람들이었어요. 서구인들은... 영국신사들이 우산을 왜 가지고 다녔게요? 하이힐은 또 왜 생겼고... (시대의 발전에 따른 모습이므로 서구의 그런 모습들을 비웃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차이를 잘 모릅니다. 다만, 현대의학에는 현미경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신을 훼손하는 것을 금기시했던 동양과 달리 르네상스 시기부터 서구에서는 해부학이 발달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는데, 한의학과 현대의학 둘 중에 어느 쪽이 절대 우위에 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한의학은 한의학 나름으로의 장단점이 있고 현대의학은 현대의학 나름으로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이로프랙틱이라는 것이 있는데 틀어진 뼈를 교정하는 기술입니다. 서구에서는 카이로프랙틱에 종사하는 분들이 의료인 수준의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정형외과에 부속되어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의료인보다는 단순 기능인 정도로 대우받는 것으로 압니다. 서구에 카이로프랙틱이 있다면 동양에는 서구의 카이로프랙틱에 대응하는 추나(推拿) 라는 것이 있었지요. 그러고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탐구와 노력은 계속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잖아요. 더구나 한쪽은 해부학을 몹시 경원시 했는데도 추나라는 것이 전승되었습니다. 해부학이 발달하지 않은 동양에서 추나가 전승되어 온 것이 신비하지 않으신가요?

 

동양의 전설적인 명의로 화타나 편작을 꼽습니다. 그 중 화타 형제에 관한 이야기도 있는데 화타는 화타 형제 중 막내라고 합니다. 화타의 형들 역시 의술이 뛰어났는데 병이 나기 전에 또는 병이 커지기 전에 그 병을 치료하였으므로 명의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화타는 병이 도드라져 고통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치료하여 명의로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그런 일화를 보면 의학이 추구하는 것은 병의 치료보다는 예방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병의 예방이라는 관점에서는 현대의학보다는 한의학이 보다 접근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하고요.

 

지금 의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살아오면서 한약을 한 첩도 안드셔보신 분들이 계실까요? 침 치료는요? 서구적 기술에 근거한 현대의학을 공부한 분들만 의료인이라니 뭐 어쨌거나 납득하기 어렵기도 하고 자격시험조차 폐지되었다니 매우 무지한 처사? 정책? 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한약을 설명하는 글자들이 모두 한자로 되어 있어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고 현대 의학이 상당히 발전하였으므로 약학 방향으로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최소 수 천년간의 노력을 외면하고 사장하려는 것은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드네요. 그런 관점에서 최소한 한약사 자격시험 제도는 권장은 하지 않더라도 유지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본 기사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210729105017268

 

한약방 주인이 말하는 청심환.."원가 10만원이라 안 팔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우황청심환' 혹은 '우황청심원'이라고도 하는 '청심환'은 잘 알려진 한약이다. 청심환은 소 쓸개 속에 생긴 덩어리인 우황과 인삼 등 약재 30여 가지로 만든다. 뇌

news.v.daum.net

아래 링크하는 영상은 주제와는 상관이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것이 있는데 대일항쟁기(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의료시설을 어떻게 운용했는지를 설명하는 영상입니다. 서구식 병원은 당시 조선인을 위한 병원이 아니었고 한의학에 기반한 의생들 역시 줄어들었다는 내용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aL8XgqHDlw&list=TLPQMTIwOTIwMjGLN1kbnp8RpQ&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