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록

삼국연의 백지도

참그놈 2021. 11. 11. 21:51

삼국연의를 읽던 중 지명이 궁금해서 검색을 하다가 후한 13주 백지도를 만든 분이 계신 것을 봤습니다. 아래 링크입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시면 한반도 북부 일부까지 중국이 장악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역사왜곡 문제로 논쟁이 있는 곳도 있지만 그런 것과 무관하게 사는 분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겠지요?

 

황건적으로 인해 시작된 중국의 삼국시대가 끝나고 중국 인구는 700만명 정도로 줄어듭니다. (나관중도 몰랐던 삼국지 이야기 참고) 1000리를 가도 사람 하나 볼 수 없었다는 말이 중국 역사 기록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긴 한나라가 265년엔가 망하는데도 313년까지 한사군 중 낙랑군이 존속하고 있었다고 하는 판이니...

 

https://cafe.daum.net/rocksoccer/ADs1/31425?q=%ED%9B%84%ED%95%9C+13%EC%A3%BC&re=1 

 

자체적으로 제작한 삼국지 후한 13주 백지도

클릭하시면 더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만들어 보니 후한 13주에 한사군까지 더해서총 134개의 국,군(현)으로 나뉘어집니다.(나중에 반응 좋으면이민족 구역도 번호기입할 생각)삼국지에

cafe.daum.net

위 지도를 만드신 분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살면서 삼국연의를 대여섯번은 읽어 본 것 같습니다. 한 권짜리부터 고우영 만화 삼국지(삼국연의) 박종화 삼국연의, 이문열 삼국연의 등 하지만, 요즘처럼 인터넷 상에서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거나 하는 그런 시절에 읽은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저는 삼국연의가 그렇게 재밌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왜 사람들이 삼국연의를 계속 읽는지 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지 그런 정서나 분위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살았었지요. 비단 삼국연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도 그닥 관심을 가지고 살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러므로 저는 위 지도를 만드신 분을 비난하거나 비판한 자격 자체가 없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에 우리 역사가 왜곡된 채 가르쳐지고 있다는 비판을 알게 되면서 몇 권 책을 읽었는데, 그 와중에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삼국연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삼국지 라는 제목을 달고 판매되고 있고 게임 뿐만 아니라 각종 컨텐츠에서 역사가 왜곡된 채 전파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중국의 동북공정을 비판합니다. 하지만 삼국연의를 아무 생각없이 읽으면 중국의 동북공정을 긍정하는 것이나 진배가 없습니다. 소설은 역사가 아닌데 소설이 역사처럼 전파가 되고 있으며 상단한 역사왜곡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삼국연의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인정하는 소설인데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역사로 인식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삼국연의 번역이나 만화, 게임, 에니메이션 등등 각종 창작물을 가장 활발하게 만들어 내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그리고 일본은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나기를 오매불망하는 나라이기도 하지요. 625를 일본이 신이 일본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전쟁특수로 일본이 부흥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러니 남북이 치고 박고 싸우던 한국과 중국이 치고 박고 싸우던 전쟁만 났다하면 일본은 다시 부흥할 수 있다는 말이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삼국연의는 한반도 북부까지 중국이 고대에 지배했던 것으로 삼국연의 지도에 표시하고 있고 대한민국 역사학계 - 강단, 주류, 재야 모두 포함 - 에서는 대륙 삼국설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중국의 팽창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북공정을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시민들이 동북공정의 논리를 매우 잘 반영하고 있는 삼국연의를 마르고 닳도록 읽고 백지도도 만들고 삼국연의 지도도 만들고,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대한민국 국민들 스스로 왜곡된 역사를 반영하여 만들고 있는 상황이지요.

 

한사군(漢四郡)은 중국에서 전하는 후한군국도 또는 서진군국도 등에 현재의 중국 북경 근처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낙랑군 역시 한사군 중의 하나이므로 북경 근처에 그려져 있겠지요? 후한군국도나 서진군국도를 한국인이 만든 거 아닙니다. 고대 중국인들이 만든 지도지요. 중국인들 스스로 한사군이 현재의 북경 근방에 있었다고 지도를 그려놨는데 왜 대한민국에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낙랑군을 현재의 북한 평양으로 그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하긴 삼국연의가 재밌는 분들에게는 매우 재밌는 이야기겠지요. 그러니 각종 파생컨텐츠도 생기는 것 아니겠어요. 삼국지 경영론이니 삼국지 인물이 어쩌고 저쩌고 등등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하면 적지 않게 표시가 된답니다. 재밌으면 됐지 뭐 또 복잡하게 역사를 따지고 자시고 하느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그렇게 치면 조선왕조실록은 찌라시고 뭐 그렇지요. ㅋ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저 역시 역사에 무지한 채 살았기 때문에 위 삼국연의 백지도를 만드신 분이나 기타 삼국연의 지도를 온라인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드신 분이나 저는 그 분들을 비난하거나 비판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가 왜곡되어 있고 중국은 동북공정을 하고 있는 와중에 현재의 삼국연의 번역본에서 보여지는 지도 대부분은 동북공정의 논리를 긍정하는 지도라는 것은 알고들 계셔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