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연습 프로그램에 산성비 라는 것이 있습니다. 글자들이 물에 빠지기 전에 얼른 타자로 쳐서 글자를 지워야 하는 게임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글자들이 물에 떨어져 산성도가 올라가서 결국 게임은 끝나게 됩니다. 글자는 많은 것을 전할 수 있습니다. 안부 인사, 명언, 격언, 기술, 시, 소설 등등. 글자로 전할 수 없는 것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산성비라는 게임에서는 글자가 곧 산성비인 것입니다.
산성비가 되어 내리고 있는 글자들
왜 글자가 산성비가 되었을까요?
산성비가 내리게 된 것은 과학 기술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안 보입니다. 전 세계의 공장에서 뿜어내는 연기, 자동차 배기가스 등등이 모두 산성비를 내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과학 기술이 이만큼 발전하지 않았다면 비가 산성으로 바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술이나 과학을 발전시킨 매개가 곧 글자입니다. 글자가 없었다면 현재의 과학기술은 그저 꿈일 뿐이다. 당장 인터넷에만 하더라도 각종 기술 정보에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기술 책들도 전부 글자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모든 글자를 다 없애버린다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시간이 지날수록 산성비는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몇 년 전 신문인가 방송에서 "인문학에 위기가 닥쳤다" 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인문학이 뭔지 잘 모릅니다. 과학이나 기술이 인류에게 편리함을 준 것은 맞지만 환경의 오염이라는 악재를 가져왔습니다. 더 나아가 지구적인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아마도 이 게임은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만들어 낸 문명의 이기라는 컴퓨터를 - 컴퓨터는 거의 만능이다 - 보면서 또 쓰면서, 한편 인문학이라는 영역을 한 번쯤 바라보라는 바램을 아주 간접적으로 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뿔,,, 근데 난 인문학이 뭔지 잘 모른다... ㅡㅡ
역사, 문학, 뭐 이런 걸 인문학이라고 하나 ? 인문학이 뭔지 아는 사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걸로 봐서 인문학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나보네요. 그렇다면 거창하게 인문학끼지나 이야기 하지는 마십니다. 그럼 인문학을 바라보라는 바램이 아니라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폐해도 커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보라는 뜻일까요?
타자 게임 고수가 아니라 끝까지 가 본 적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떨어지는 산성비 글자에 컴퓨터, 엠피쓰리, 자동차, 엔진, 레이져 같은 과학 기술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저 산성화 된 글자비들이 곧 우리의 감성일까요?
한 잔 먹새 근여.
또 한 잔 먹새 근여.
어욱새 속새 덥가나모
백양 속에 가기곳 가거든...
정철의 장진주사 일부입니다. 갑자기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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