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록

임나일본부와 임진왜란

참그놈 2021. 9. 13. 07:34

우리나라나 일본 등에는 임나일본부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임나일본부설이란 AD. 4세기 무렵 일본이 한반도 남부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여 한강 이남을 장악하였다는 주장입니다. 일본은 1950년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는데 그들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임나일본부설이 세계로 뻗어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대한민국 역사학계에서도 임나일본부를 긍정하는 학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가야특별전을 개최하면서 일본서기에만 나오는 지명으로 전시회를 개최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의 근거가 되는 일본서기가 국제적으로는 신빙성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 대부분의 대한민국 역사학자들이 임나일본부를 긍정하는 학설을 제출하는데 반해 고(故) 최재석 교수라는 분은 임나일본부가 허구임을 밝히는데 평생의 노력을 기울이셨다고도 합니다. 북한에서도 가야사연구임나일본부 해부 라는 책을 출판하여 임나일본부설이 허구임을 증명하였다고도 합니다. 북한에서 출판된 책이지만 현재 대한민국 시중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평소 역사서를 꾸준히 읽어온 것도 아니면서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이라는 것이 1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것임을 임진왜란에서의 일본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은 1592년에 정명가도(명을 정벌하러 갈테니 조선이 길을 빌려달라)라는 명분으로 조선을 공격해 왔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임진왜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7년간 야마토 왜라거나 임나일본부설 같은 것은 입도 뻥긋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려가 원나라와 연합하여 일본을 공격하려 하였지만 태풍 등의 기상조건 때문에 일본정벌이 실패한 사실이 있는데, 임진년(1592)에 일본이 조선을 공격하면서 내건 명분은 오히려 정명가도라는 명분과 함께 려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에 대한 보복이었다는 것입니다. 려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이 시도된 것은 임진왜란으로부터 400년쯤 전의 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이 부산포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파죽지세로 수도 한양을 향해 달려가다시피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시 조선은 너무나 무력하게 일본의 침략에 무너졌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이순신 장군께서 남해안을 장악하여 일본의 보급로를 끊은 덕에, 또 전국 각지에서 봉기한 의병, 승병 등의 활약으로 일본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은 물리칠 수 있었다고 합니니다. 임진왜란이 1592년부터 1598년까지 햇수로만 7년을 치른 전쟁인데, 7년을 한결같이 총을 쏘고 화살을 날리면서 싸우기만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장수들끼리 회담도 했을 것이고 서신교환도 했을 것이고 협상이나 항복을 종용하기도 하면서 외교적 소통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야마토 왜라거나 임나일본부 같은 주장이 있었다는 말은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지는 임진왜란과 관련된 컨텐츠 중에는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이순신 장군의 활약으로 해상보급로가 끊기기 전이지만 한 달도 되지 않은 기간에 조선의 수도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왜(일본)가 야마토 왜나 임나일본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우연일까요? 야마토왜가 전혀 알려지지 않었거나 그 만한 위용을 보일만큼 성장한 사실이 없거나 그도 아니면 자신들의 고대 역사에 관심이 없었거나 기록을 중시하는 문화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임나일본부설이 제국주의 팽창의 시대와 1950년 625를 발판으로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위용을 과거로 소급하기 위한 억지로 쓰이는 듯 한데, 나라마다 역사서를 편찬하며 해당 역사서에서는 주변국과의 외교관계 역시 기술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가고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는데, 일본이 4C무렵부터 그렇게 강성하고 활발한 활동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그리하여 주변국들에게 그 위용이 알려져 있었다면 중국이나 고려, 조선, 동남아 여러 나라에 고대로부터 이어지는 일본에 관한 서술이 충분히 있어야 납득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일본은 섬나라이므로 주변국들에게 위용이 알려질 정도라면 그만한 조선술이나 항해술을 근간으로 해상활동이 활발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런 일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일본은 그냥 오랑캐로 기술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조선에서조차 일본을 강국으로 인정하는 기록을 찾아보기 힘드는 것으로 아는데 아닌 밤 중에 홍두깨처럼 경술국치 이후 임나일본부설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멜표류기 라는 기록을 압니다. 네덜란드 선원들이 항해 중 표류하여 조선에 한 동안 살다가 자국으로 탈출하는데 일본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가서 남긴 이야기입니다. 16세기부터 일본은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등 서구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배로 유럽을 드나들었을까요? 판옥선과의 충돌에서도 깨지는 배를 가지고? 충격전은 이순신 장군께서 도입한 전술이라고 하시더군요. 세계 해전사에서 최초로 도입된 전술이라고 합니다. 배가 튼튼하게 만들어지지 못하면 도입할 수 있는 전술이 아니지 않습니까. 게다가 일본 배는 판옥선과 부딪히기만 해도 부서진다는 것을 이순신 장군께서 알고 계셨다는 말이 됩니다. 게다가 나무로 만들고 바닥이 둥근 허약한 일본 배가 일본과 유럽을 왕복할 수 있었을까요? 요즘처럼 위성 정보를 바탕으로 운항하는 대형 철제선박들도 풍랑을 피해서 운항하는 것으로 아는데, 가까운 바다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가볍고 빠른 배만 만들 수 있었던 일본이 장거리 항해를 견딜만큼 튼튼한 배를 만들 수도 없었고, 임진왜란 당시 묘사되는 일본 배를 보면 그 만한 해외교역을 감당할 조선술이나 항해술이 있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16세기 당시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 등 해외로부터 화물을 실어오고 또 일본에서 교역품을 실어나간 서구의 배가 그 역할을 했겠지요.

 

4C에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장악할 만큼 강대한 위용을 자랑했다면 임진왜란을 일으킬 무렵인 1592년까지는 왜 대외적인 위상이 드러나지 않았을까요? 차라리 오호십육국 중 중국 남부에 있던 나라가 당시의 일본열도를 쳐들어가 일본인 대부분을 학살했다거나 당나라가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린 여력으로 일본열도를 쳐들어가 당시를 살던 지식인 기술자 등을 몰살하여 국세가 국세라고 하지 못할만큼 파괴가 되었다거나 뭐 그런 이야기라도 일본서기에 기록이 되어 있다면 임나일본부 라는 억지 주장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고려를 해 보겠지만, 625의 폐허를 딛고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처럼 왕창 깨져서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아 옛날의 위용은 고사하고 먹고 사는 기반을 마련하는데만 적지 않은 세월이 걸렸다. 뭐 그런 것을 말합니다. 그와 반대로 일본서기에는 승승장구 한 이야기만 가득 실어놓은 것으로 아는데, 임나일본부를 세웠다는 시기로부터 1천여년이나 세월이 지나,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조선에서조차 오랑캐로 취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으니 도무지 그런 강력한 모습은 1000년이 넘도록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요.

 

조선의 수도 한양까지 이르는데 제가 알기로 한 달은 고사하고 그 절반인 보름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그렇다면 조선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000년도 더 전인 서기 369년부터 왜의 지배를 받던 허접한 나라였다는 주장을 하기 딱 좋을텐데, 임진왜란 관련된 책이나 영화 등에는 삼가 적을 무찌른 일로 아뢰나이다나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뭐 그런 이야기만 가득한 것으로 압니다. 그런 사실이 조선이 왜를 물리친 것에 대한 국뽕(?)인지 모르겠지만,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50년을 넘게 살면서, 야마토 왜나 임나일본부 라는 말을 임진왜란 관련 컨텐츠에서는 단 한마디도 보고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임나일본부라는 것이 후대의 날조이며 조작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하게 하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역사에 문외한이면서 나고 자라고 살고 있는 나라의 역사를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왜곡 날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접하고서 근거없는 짱구를 굴려보았습니다. 제가 굴린 짱구라 그런지 근거는 없지만 터무니없는 억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임나일본부설보다야 제가 그린 뇌피셜이 보다 월등한 내용으로 생각되네요. (자뻑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