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금리가 내려가면 일어나는 일"이라는 내용으로 쇼츠 하나가 보여서 봤습니다. 그런데, 어찌 생각하니 거칫말 같기도 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사람들이 대출을 많이 받아서 주택 구입같은 고지출 용도로 쓴다.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들도 대출을 많이 받아 투자를 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저축이 매력이 없으므로 소비를 하거나 투자를 한다.
지나친 소비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수 있다.
등입니다. 사실은 상식적인 말입니다. 틀린 말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2024년인 지금은 약간 거짓말에 가까운 내용일 수 있습니다. 왜? 바젤3 때문입니다. 미중갈등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dfUecEa55wE
제가 쓰는 포스트에는
바젤3에 대해서 검색이라도 해서 공부하시라
는 내용을 몇번 썼었습니다. 바젤3가 뭐냐면 G20 재무장관들이 모여서 정한 국제금융규칙입니다. 바젤3가 말하는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 아무에게나 함부로 빌려주지 말라(말자)!
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배경에 "기르던 개이름을 적어가도 대출해줬다"는 내용이 있는데, 확인 안하고 서류만 보고 대출을 남발하다가 된통 망하고 나서 "정신 바짝 차리자!"라면서 만든 것이 바젤3라는 말입니다. 영화 빅쇼트(BigShort) 등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바젤3 규약을 일반 대출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DSR입니다. 예전에는 담보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LTV를 근거로 대출을 해 주었지만 이제는 LTV보다는 대출을 받는 차주가 상환능력이 있는가를 우선 따져서 대출을 해 주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기준금리가 내려도 개별적인 차주들의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금리를 다르게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즉, 기준금리가 내려도 당신의 대출금리는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준금리가 내려도 당신의 대출금리는 오를 수 있다
담보물의 가치가 아니라 차주의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금리를 다르게 적용한다는 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 역대급인 것 알고 계시지요? 소득수준에 비해 집값이 비싸다는 것도 뉴스를 보셨다면 알고들 계실 겁니다. PIR 지수가 30이었다가 어느 때 26으로 떨어졌다고도 하더만 2024년인 지금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는데, 개개인의 소득수준에 비해 집값이 월등히 비싼 상황에서 바젤3가 더욱 강화된다면요? 사람들이 바젤3는 모르고 DSR 규제만 아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DSR을 폐지하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DSR 폐지하면 바젤3 협약을 무시하겠다는 말이 되는데,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 국가신용등급 떨어집니다. 환율 뛰고 국제금융시장에서 돈 구하기 힘들어지는 등등의 사건 외에도 거지같은 새끼들만 모인 나라 취급받을 수 있습니다.(PIR 지수는 어떤 사람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한 푼도 안쓰고 모아야 하는 기간이고 단위는 년Year입니다)
바젤3를 검색하면 알게 되는 용어들이 있는데, LCR, NFSR, RCB, IFRS9, IFRS10, IFRS17 등등입니다. DSR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DSR은 차주들에게 적용되는 것이지만 앞에 언급한 LCR, NFSR, RCB, IFRS9, IFRS10, IFRS17 등은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지켜야 하는 규약입니다. 거기다 CCyb라고 해서 경기대응 완충자본 같은 것도 있고 어쨌거나 복잡한 내용이기는 한데, 한마디로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등과 같이 금융을 운용하는 회사들은 위험에 대비해서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라는 것이 바로 바젤3입니다. 즉, 스트레스 DSR 2차 규제를 9월에 시행하고 내년인 2025년에 스트레스 DSR 3차 규제 시행하고 그러면 대출 많이 받은 분들이 지불해야 하는 이자액이 증가하게 된다는 겁니다. 은행들이 보유해야 하는 각종 완충자본들을 어디서 충당하겠습니까? 대출받은 사람들에게서 이자 받아 마련합니다. 그런 까닭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대출받은 개개인들의 소득이 안정적이고 확정적이지 않다면 은행이 지켜야 하는 바젤3 규약 때문에 대출금리는 조금씩이라도 더(계속) 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준금리가 내려도 당신의 대출금리는 오를 수 있다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짐작이나 이해가 되시나요?
금리가 내려가면
사람들이 대출을 많이 받아서 주택 구입같은 고지출 용도로 쓴다.
기업들도 대출을 많이 받아 투자를 한다.
저축이 매력이 없으므로 소비를 하거나 투자를 한다.
지나친 소비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수 있다.
등의 내용은 상식적인 내용이고 틀리지 않은 설명이지만, 가계부채 역대급이고 바젤3가 완전히 적용되지 않은 대한민국에는 거의 거짓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내용으로 생각됩니다.
초두에 바젤3 때문에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없는 말이고 미중갈등 때문에도 거짓말일 수 있다고 했는데, 미중갈등이 발발하기 전에 미국이 제로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했고 세계의 기업들이 중국을 공장 삼아, 또 시장(Market) 삼아 앞다투어 중국으로 달려들어갔기 때문에 중국이 G2가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시절, 금리가 내려가면 윗단락에서 언급한 상식적으로 일어나던 일이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폴 볼커 시절 만큼의 고금리까지는 아니라도 제로 금리로 마구 통화를 공급하기는 힘든 시절이 이어진다고 생각해야지요.
지금 대한민국 기준금리 3.50%인데도 높다고 그러지요? 그 만큼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했다는 말입니다. 응답하라 1989인가? 성동일(극중 배역은 모르겠음)이 은행 예금 이자가 15% 밖에 안된다면서 말하는 장면 나옵니다. 예금금리 15% 주는 시절이면 대출금리는 얼마를 받았을까요?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려고 예전저럼 제로금리로 내리지는 못할 것이고 대한민국 화폐인 원화는 국제적으로 미미한 통화라서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상식입니다. 미국이 기준금리 내린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덩달아 기준금리 따라서 내리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대한민국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인 3.50%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우리나라 간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전된 적이 과거에 두 번인가 있었다고 합니다. 즉,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더 낮았던 시기가 있었다는 뜻인데, 그 때는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던 때입니다. 중국경제가 성장하면서 세계경제도 함께 성장했지요. 그런 까닭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상황이 발생했어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미중갈등으로 미국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고 미중갈등 전에는 홍콩 경유분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무역의 1/3을 감당하던 중국과의 교역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거기다 러우 전쟁에 중동전쟁까지 발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에너지와 식량 둘 다 자급 못하는 것 아실 것입니다. 중동 전쟁이 일어나느냐 아니냐에 따라 유가 변동폭이 커져서 지금보다 더 많이 오르면... 물가가 얼마나 오르려나요... ㅡ,.ㅡ
바젤3 아직 다 적용되지 않았다 - 당신의 대출금리는 오를 수 있다
중동전쟁 발발하면 유가 상승으로 물가폭탄 맞을 수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사람들이 대출을 많이 받아서 주택 구입같은 고지출 용도로 쓴다.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들도 대출을 많이 받아 투자를 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저축이 매력이 없으므로 소비를 하거나 투자를 한다.
지나친 소비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수 있다.
라는 말들은 국가들 간의 정치적 또는 군사적 갈등이 없던, 그리고 2008년 같은 금융위기가 없던 시절에 통하던 상식이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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