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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한국사 : 일본서기가 대한민국 국사 교과서란 말인가?

참그놈 2020. 12. 23. 17:50

제목에는 "동이 한국사 : 일본서기가 대한민국 국사 교과서란 말인가?" 라고 적었지만, 사실은 저는 삼국사기도 일본서기도 읽어보지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위 제목은 적절치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어 보면 후반부 삼국시대를 다루면서 신라와 백제 부분을 보면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장악했다는 내용입니다. 한반도 남부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백제와 신라를 모두 장악한 강대한 세력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일본서기도 삼국사기도 전혀 읽어 본 적이 없지만, 책을 읽다가 이 책 동이 한국사가 한국 고대사를 설명하기 위한 책인지 일본 고대사를 설명하기 위한 책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책의 앞부분에 중국 대륙에 있던 상나와 하나라 즉, 동이족과 화하족이 경쟁하여 동이족이 밀려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나라는 동이족으로 중국의 동부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화하족이 주나라를 건국하고 진시황, 한무제 등등의 시기를 거치면서 점점 요서, 요동, 한반도 북부, 한반도 남부, 일본 열도로 동이족이 이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이 한국사 책 내의 소제목 중에 "고조선, 동이 문명의 충격에 빠지다" 라는 제목이 있는데, 이는 고대 중국 내에서 동이족과 화하족이 서로 경쟁하고 있었는데, 결국은 화하족의 문명이 동이족의 문명보다 우위를 점하게 되었고, 화하족과의 경쟁에서 밀려 쫒겨나면서 고조선 지역으로 진출했는데, 고조선은 당시에 상나라로부터 이주해 온 동이족의 문명에 충격을 받았을 정도로 낙후되어 있었다는 말로 이해하기 좋아 보입니다.

 

그러나, 고조선 지역에서 발굴되는 청동검이나 청동거울 등은 합금기술에서 현재의 중국지역보다 기술적으로 확실히 앞서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동과 아연을 합금했기 때문입니다. 구리와 아연은 녹는점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합금이 어렵다고 합니다. 현대의 과학자들도 놀랄만큼 대단한 기술이라고 합니다. 구리는 1000도 정도에서 녹고 아연은 450도 정도면 증발을 한다고 하는군요. 고조선이 동이 문명의 충격에 빠졌다는 설명은 좀 납득이 힘드네요. 오히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총명하던 동이족들이 중원 땅에 살면서 고조선에서는 장인이라면 만들지 않을 것들이나 만드는 멍청이가 되었다가 고조선의 뛰어난 기술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당시 고조선 지역에 살면서 중국 상나라 지역에 살던 유민들을 받아들였는데 고조선 지역에서는 장인이라면 만들지 않을 것들만 만드는 모습에 고조선 토착민들이 그런 동포 유민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왜(일본), 역시 동이족의 한 갈래로서 한반도 남부 - 호남, 충청, 경상도 등지 - 를 장악하고 있다가 중국 지역에서 발생하는 변란에 따라 추가적으로 민족이 이동하는 사건들이 발생하여 결국 왜가 한반도에 머물지 못하고 바다 건너 일본으로 이주할 수 밖에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바다 건너로 이주할 수 밖에 없었지만 백제와 신라를 아우르는 강력한 세력이었다. 뭐 그렇게 설명하고 있는 겁니다. 일본(왜)가 백제 땅을 근초고왕에게 하사하였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반면, 그렇게 강대하였는데 왜 쫒겨갔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은 고사하고 일절 언급이 없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저 저기가 옛날에 짱먹던 곳이었는데 라는 추억만이...

 

동이한국사 서문에 북경대 원강 이라는 교수의 말을 인용하여, "현대 언어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중략) 고구려는 삼한의 백제, 신라, 임나(가야), 그리고 말갈과 함께... (후략)" 라고 하여 임나가 곧 가야라고 언급하면서 시작합니다. 서문을 볼 때까지만 해도 이 책이 임나일본부를 긍정하는 책인 줄 생각지 못했습니다.

 

백제의 왕인 박사가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한 것이 4세기 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까지 일본에는 문자도 없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4세기에 신라와 백제를 아우를만큼 강대한 세력을 형성하였다면 그와 관련한 문서 역시 상당량이 있었을 것인데, 일본이 고사기, 일본서기 등 고대를 기록한 역사서가 몇 권 없는 것으로 압니다. 생각들 해 보세요. 면사무소에 문서가 많을까요? 아니면 동사무소에 문서가 많을까요? 행정단위마다 시기별로 상급기관으로 보고 올리지 않나요? 상식적으로만 생각을 해도 허위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을 우기는 것이 우습네요.

 

광개토태왕의 비문도 일본이 주장하는 대로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신묘년에 왜가 운운 하면서...   저자는 저자 나름으로 한국의 역사를 새롭게 볼 수 있게 되었다거나 하는 말을 자신의 저작 속에 기술하고 있지만, 중국이 동북공정 내용이나 일본의 역사 왜곡과 일치한다고 할만한 부분이 이렇게나 많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뜬금없이 히로히토 일본 왕의 기념비가 있다면 한 번 읽어 보고 싶네요. 어떻게 기술했는지. 일본에서는 최장기로 재위하지 않았나요? 게다가 2차 대전에서 패배하여 항복문서에 조인도 했고. 자기 나라 왕이 죽었는데 그 기념비에, 2차 대전에서 왕창 깨졌다거나, 맥아더에게 가서 기쁜 마음으로(?) 항복문서를 썼다거나 하는 식으로 기록을 했는지. 광개토태왕 비문과 관련해서 "신묘년에 왜가 바다를 건너 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식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역사적 지식은 고사하고 상식조차 없다는 말과 하등 다르지 않아 보이네요.

 

"동이 한국사 : 중국 동북공정의 모든 비밀" 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트를 하나 작성했습니다. 아래 포스트 하나만 작성하려고 했지만, 임나일본부는 한일 역사 학자들간에 공식적으로는 폐기된 학설이라고 하면서도 일본 학생들에게는 임나일본부를 사실인 것마냥 아직까지 일본 교과서에 기술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일본 학자들도 임나일본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인정을 했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임나일본부는 허위라고 인정한 일본의 학자들이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한 것은 아니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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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한국사 : 중국 동북공정의 모든 비밀

동이 한국사 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이기훈 이라는 분인데 저는 저자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제목에서 중국 동북공정의 모든 비밀이라고 썼지만 실제 해당 책의 표지에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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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도 일본서기도 읽어 보지 못하였으므로 저의 독후감이 책의 내용을 왜곡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읽어 본 대로라면, 이 책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한국 고대사의 모든 비밀이라는 것이 고대부터 한반도 남부를 장악하고 발전시킨 것이 왜(일본)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일본서기를 국사교과서로 가르쳐야 하고 배워야 한다는 말과 뭐가 다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