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당 정인보 선생의 조선사 연구를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3장 고조선의 큰 줄기에서 관경(管境)이라는 말의 의미를 설명하고 계십니다. 읽어 보고 놀랐습니다. 여기다 옮깁니다. 조선사 연구 상권 P. 157~158에 걸쳐 기술되어 있습니다.
'조선' 이라는 이름만 해도 특정한 지역이나 나라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 강역(管境)" 이라는 말에 그 어원을 두고 대대로 해당 지역세 세워진 나라들을 포괄적으로 부르던 이름으로, 부락이나 소국의 차원을 뛰어넘는 대일통(大一統)의 기상이 그 이름에서부터 확연하게 표현되고 있다.
중국으로 치면 '천하(天下)'니 '우내(宇內)'니 하다가도 그 얼개를 부를 때는 '당(唐)', '우(虞)', '하(夏)' 식으로 구별하여 부르는 이름들이 따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 이라는 이름은 '속하는 땅' 정도로 그치는 말일 뿐 딱히 구별을 염두에 둔 이름이 아니다. 중국 쪽은 이 밖에도 우리 쪽은 하나의 나라 하나의 조상(一體同祖)이어서 이 세상에서 우리 말고는 없이 동서남북이 한 식구처럼 지냈던 시절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어서 조선 두 글자만으로도 고조선을 표현하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관경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늘 그냥 경계선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단락의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책을 구입하기 전에 책이 너무 두껍고, 비싸기도 하고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뭐 그랬는데, 그런 건 생각도 안나고 잠깐이나마 눈이 번쩍 뜨이네요.
포스트 작성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혹시나 위 두 번째 단락에 대한 부연설명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자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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