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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보 조선사 연구 서론 "얼 사상"... 문고판으로 나오면 좋겠다.

참그놈 2021. 1. 27. 00:51

위당 정인보 선생의 조선사 연구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서론을 읽었습니다. 서론은 별도의 제목없이 그저 서론이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읽어 보면 "얼"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내용 중간중간에 했던 이야기를 또 한다면서 정인보 선생 스스로도 언급을 하고 계십니다. 했던 이야기를 다시 듣거나 읽게 되면 누구나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읽으면서 지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서론을 다 읽었을 때는 지루하다고 생각한 것은 잘못(?)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서 이 책 조선사 연구의 서문이 혹시 문고판으로라도 발행된 적이 있는가 검색을 해 봤습니다. 없더군요.

 

단재 신채호 선생이 쓰신 조선혁명선언이 문고판으로 출간되어 있습니다. 첫 페이지 첫 단락에서 "강도 일본이..."라면서 시작됩니다. 대일항쟁기가 지나고 625를 거쳤치만 세대가 2번이나 바뀔만큼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시를 사셨던 연세 많으신 분들은 첫문장을 보고서도 공감을 하실 겁니다. 그러나 지금 20대나 30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실감하기 어려운 말일 수도 있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생존해 계시던 시절을 이해하지 못하고 현재의 시공을 사는 이들이라면 거부감마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혁명선언을, 그 시절을 책을 통해서 알게 되던지 또는 영화 등을 통해서 알게 되면, 조선혁명선언을 쓰셨을 그 무렵 선생의 심정을 만분의 1일나마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될 것입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뭐 이런 살벌한 말을 하고 그래! 꼰대도 아니고... 라면서 오히려 단재 신채호 선생을 꺼리게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을 꺼리는 것에서 나아가 그 시절을 자칫 외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만큼 표현이 강력합니다. 뭐 일본의 강도질이 성공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치다 싶을 만큼 강경하게 느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반면, 조선사 연구 서론을 읽으면서 "얼"에 대해서 정인보 선생이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 지루합니다. ㅡ,.ㅡ  앞에서 언급했지만 선생께서도 책 속에 했던말 또 한다고 인정을 하고 계셔요. 그런데, 지루한 와중에도 서론 얼사상에 관해서 끝까지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는 명문(名文)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루하였기 때문에 차라리 명문(名文)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루하지않고 단재 신채호 선생처럼 강경한 어조로 쓰셨다면 명문이라는 생각을 꿈에서라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처럼 무지하고 무식한 인간에게 이런 글이 명문(名文)으로 인식이 되는 까닭을 저 자신도 사실은 모르겠습니다. 얼이라는 것을 저 역시 알게 된 것이 아니지만, 어릿어릿 사는 이에게 어느 날 찾아드는 것이 얼일 수도 있고 눈을 부릅뜨고 빠릿빠릿하게 사는 이들이라도 얼은 외면할 수 있다는 것 정도만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글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의외로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조선사 연구 서론 "얼사상"이 문고판으로 출판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