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하면 자연히 입에서 나오는 이름, 박문수. 그와 함께 마패를 떠올립니다. 아래 그림에서 쇠로 된(?) 마패는 공무용이고 중간에 전서로 쓰인 나무 마패는 왕실 등에서 썼다고 하는 것 같네요.
어릴 때 마패는 암행어사만 가지고 다니는 줄 알았습니다. 마패는 말이 1마리부터 10마리까지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 그 차이가 뭔지 궁금했었습니다.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어도 물어볼 곳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어지간한 것은 알 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으니까요. 어쨌거나 말이 7마리 그려진 것은 영의정이 쓰던 마패이고, 10마리 그려진 마패는 임금이 쓰는 마패라네요. 보통의 암행어사는 2마리 마패를 가지고 다녔다고 합니다.
한편, 암행어사 하면 마패인데, 암행어사는 마패 외에 유척(鍮尺)이라는 자(Ruler)를 가지고 다녔다고 합니다. 유척에 대해서 검색을 하니까 아래 설명처럼 나오는데 암행어사 이야기는 전혀 없네요. 마패가 암행어사의 신분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유척은 암행어사가 수행하는 임무를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마패만 알려지고 유척은 알려지지 않은 것은 어떤 사물의 속성을 한 쪽만 부각시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유척보다는 마패가 더 흥미있고 재미있고 뭐 그렇기는 하지요. 특히, 춘향이 애먹을 때 어사출도 장면은...
100.daum.net/encyclopedia/view/183XYM00019601WV
유척은 그냥 자(Ruler)입니다. 그런데, 암행어사가 왜 자(尺 : Ruler)를 가지고 다녔을까요?
요즘은 g(그램), kg(킬로그램), 톤(ton) 등의 단위를 사용하지만 옛날에는 홉, 되, 말 등의 단위를 썼습니다. 그에 따른 그릇의 크기가 정해져 있었지요. 예를 들어, 한 홉은 홉을 담는 사각형 그릇 안쪽의 규격이 가로X세로X높이가 모두 10cm여야 한다고 정해져 있었다면, 그 규격을 1cm씩만 줄여도 거의 27% 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실제 홉의 규격은 알지 못합니다. 그냥 예를 든 것이에요)
암행어사가 가지고 다녔던 유척(鍮尺)은 그런 용기 등의 규격을 재어서 속임수가 있나 없나 등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용기 뿐만 아니라 베나 종이 등의 계측에도 썼는지 자세하게는 알지 못합니다. 요즘은 종이가 흔하지만 옛날에는 종이도 귀한 물건이었거든요. 그리고 한지 역시 종이가 질이 좋기도 하지만 한 번 쓴 종이를 물에 씻어서 다시 쓸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종이를 물에 씻어서 쓰다니... 신기하지요?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그래서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나 서양의 유명 박물관에서 한지의 품질을 알고 놀라자빠지고 그러기도 했다고 합니다. 문화재 복원에 탁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만큼 요즘의 종이와 예전의 종이는 달랐다는 말이고 수 백년 또는 1000년 이상을 전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종이의 폭이나 길이를 재는 도구로도 쓰였을 것으로 믿습니다. 기타 각종 도량형이 정확하게 쓰이고 있는지 검사하고 확인하기 위해서 암행어사는 유척(鍮尺)이라는 자(Ruler)를 들고 다닌 것으로 압니다.
한편, Ruler 라는 단어에는 자(측정용구) 라는 뜻 외에 지배자, 통치자라는 뜻도 있습니다. 지배자나 통치자가 항상 관리해야 하는 것은 도량형이었습니다. 앞에서 측정용구의 길이를 조금만 바꾸어도 차이가 많이 난다는 언급을 했지요? 그러니 마패와 유척은 임금님의 권위와 공정함을 위한 법을 상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매일 최소 1개는 역사관련 컨텐츠를 보고 있고 또 그러려고 합니다. 오늘 하필 암행어사에 관한 영상이 보이길래 클릭했는데, 유척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길래, 몇 자 끄적였습니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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