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중 대학 중에 주석을 모두 포함하여 출판된 책이 있습니다. 몇 종이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저도 한 권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어 번 읽어봤습니다. 천자문 한문주해 포스트를 쓰고 나서 뭘 볼까? 하다가 - 저 자신이 요즘 많이 산만합니다 - 대학을 폈는데, 주석 다 있는 대학, 저는 눈이 나빠 온라인에서 구한 원문 파일을 모니터 상에서 글자를 크게 해서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대학 책에서 누락시킨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누락분 없이 적힌 것입니다.
사람들은 주자의 대학장구서문이 명문이라면서 대학장구서문을 외우기까지 했다더니 저는 오히려 독대학법(讀大學法)이는 글이 더 좋은 글로 생각되네요. 어쨌거나 제가 가진 책에 누락된 부분은 알파벳 대문자 A를 붙여서 구분을 해 두었습니다. 제목에 "해석에 대한 이의?" 라고 적혀 있지요? 그건 독대학법이라는 글의 후반부 내용과 관련이 있으니 아래에 적겠습니다. 그리고 아래 원문대로 해석해 놓은 웹페이지도 알게 되어서 함께 링크하겠습니다.
http://dh.aks.ac.kr/Edu/wiki/index.php/%EB%8C%80%ED%95%99
讀大學法
朱子曰, 語·孟隨事問答, 難見要領. 惟大學是曾子述, 孔子說, 古人爲學之大方, 而門人又傳, 述以明其旨, 前後相因, 體統都具. 玩味此書, 知得古人爲學所向, 却讀語·孟便易【去聲】入, 後面工夫, 雖多而大體已立矣.
○看這一書, 又自與看語·孟不同. 語·孟中只一項事, 是一箇道理, 如孟子說仁義處, 只就仁義上, 說道理. 孔子答顔淵, 以克巳復禮. 只就克巳復禮上, 說道理. 若大學却只統說論, 其功用之極, 至於平天下. 然天下所以平, 却先須治國, 國之所以治, 却先須齊家, 家之所以齊, 却先須修身, 身之所以修, 却先須正心, 心之所以正, 却先須誠意, 意之所以誠, 却先須致知, 知之所以至, 却先須格物.
○大學是爲學綱目. 先讀大學, 立定綱領, 他書皆雜說在裏許. 通得大學了, 去看他經, 方見得此是, 格物致知事. 此是誠意正心事. 此是修身事. 此是齊家治國平天下事.
○今且熟讀大學, 作間架, 却以他書, 塡補去.
○大學是通言, 學之初終. 中庸是指, 本原極致處.
○問, 欲專看一書以何爲先. 曰, 先讀大學, 可見古人爲學. 首末次第, 不比他書. 他書非一時所言, 非一人所記.
又曰, 看大學, 固是著逐句看去也. 須先統讀傳文, 敎熟方好從頭仔細看. 若全不識, 傳文大意, 便看前頭亦難.
又曰, 嘗欲作一說敎人, 只將大學, 一日去讀一遍, 看他如何是大人之學. 如何是小學, 如何是明明德, 如何是新民, 如何是止於至善. 日日如是讀, 月來日去, 自見所謂, 溫故而知新. 須是知新, 日日看得新. 方得, 却不是道理解新, 但自家這箇意思長長地新.
○讀大學初間, 也只如此讀, 後來, 也只如此讀, 只是初間讀得, 似不與自家相關, 後來看熟見許多說話, 須著如此做, 不如此做, 自不得.
○讀書不可貪多. 當且以大學爲先, 逐段熟讀精思. 須令了了分明, 方可改讀後段. 看第二段, 却思量前段, 令文意連屬,【音燭】却不妨.
○問, 大學稍通, 方要讀論語. 曰, 且未可. 大學稍通, 正好著【陟略反, 下同】心精讀. 前日讀時, 見得前, 未見得後面, 見得後, 未見得前面. 今識得大綱體統, 正好熟看讀此書. 功深則用博. 昔尹和靖見伊川半年, 方得大學·西銘看. 今人半年, 要讀多少書. 某且要人讀此, 是如何. 緣此書却不多, 而規模周備. 凡讀書, 初一項, 須著十分工夫了, 第二項, 只費得八九分工夫, 第三項, 便只費得六七分工夫, 少間讀漸多, 自通貫. 他書, 自著不得多工夫.
○看大學, 俟見大指, 乃及他書. 但看時, 須是更將大段, 分作小段, 字字句句, 不可容易放過. 常時暗誦, 默思反覆硏究. 未上口時, 須敎上口, 未通透時, 須敎通透, 巳通透後, 便要純熟, 直待不思索時, 此意常在心胸之間. 驅遣不去, 方是此一段了. 又換一段看, 令如此. 數段之後, 心安理熟, 覺工夫省力時, 便漸得力也.
又曰, 大學是一箇腔子, 而今却要塡敎【平聲】他實. 如他說格物, 自家須是去格物後, 塡敎他實, 著誠意亦然. 若只讀得空殼子, 亦無益也.
○讀大學, 豈在看他言語. 正欲驗之於心如何. 如好好色, 惡惡臭, 試驗之吾心. 果能好善, 惡惡如此乎. 閒居爲不善, 是果有此乎. 一有不至, 則勇猛奮躍, 不已, 必有長【上聲】進. 今不知如此, 則書自書, 我自我, 何益之有.
A 新安陳氏曰, 凡讀書之法, 皆當如此, 非但大學也.
又曰, 某一生, 只看得這文字, 透見得前賢, 所未到處. 溫公作通鑑, 言平生精力, 盡在此書. 某於大學亦然. 先須通此, 方可讀他書.
又曰, 伊川舊日敎人, 先看大學, 那時, 未解說, 而今有註解, 覺大段分曉了. 只在仔細看.
A 陳氏曰, 大學章句, 巳示學者, 一定之準. 只直按他見成底熟, 就裏面看意思滋味便見得, 無窮義理出焉.
又曰, 看大學, 且逐章理會, 先將本文念得. 次將章句來解本文. 又將或問, 來參章句. 須逐一令【平聲下同】記得, 反覆尋究, 待他浹洽, 旣逐段曉得, 却統看溫尋過.
又曰, 大學一書, 有正經, 有章句, 有或問. 看來看去, 不用或問, 只看章句, 便了, 久之. 又只看正經, 便了, 又久之, 自有一部大學, 在我胸中, 而正經亦不用矣. 然不用某許多工夫, 亦看某底不出, 不用聖賢, 許多工夫, 亦看聖賢底不出.
又曰, 大學解本文未詳者, 於或問中詳之. 且從頭逐句理會, 到不通處, 却看或問, 乃註脚之註脚.
○某解書不合太多, 又先準備學者, 爲【去聲】他設疑說了, 所以致得學者, 看得容易【去聲】了.
○人只說, 某說大學等, 不略說, 使人自致思. 此事大不然. 人之爲學, 只爭箇肯與不肯耳. 他若不肯, 向這裏略, 亦不解致思. 他若肯向此一邊, 自然有味, 愈詳愈有味.
A 陳氏曰, 大學約其旨於章句, 已的確眞切, 而詳其義於或問. 又明實敷暢. 章句中太簡, 而或未喻, 則易枯, 必於或問詳之. 或問中太博, 而或未貫, 則易泛, 必於章句約之.
A ○新安陳氏曰, 右二條之說不同, 而可互相發明.
위에 보시면 빨갛게 표시해 놓은 부분 있습니다. 아래에 그 단락의 일부를 복사해 놨습니다.
然不用某許多工夫, 亦看某底不出, 不用聖賢, 許多工夫, 亦看聖賢底不出.
그러나 나(주자)의 많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내 것을 알 수 없고, 성현의 많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성현의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위 문장에서 某는 주자일까요? 아래에 이어지는 주해 문장에 나오는 某 역시 그것은 주자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인칭대명사를 잘못 해석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그럽니다. 모(某)는 주자도 정자도 안자도 뭔자도 아닌, 말 그대로 대학을 읽고 그 뜻을 알려고 하는 사람 모두를 가리키는 것 아닐까요?
번역이라는 것이 묘하지요. 주변상황이나 이해관계를 같이 언급하면 자칫 번역이 아니라 해설이 되어 버리는... 어느 나라 어휘든 일대일로 대칭되는 것이 없을 때, 해설을 하면 되는데, 해설은 또 번역이 아니니까요.
然不用某許多工夫, 亦看某底不出, 不用聖賢, 許多工夫, 亦看聖賢底不出.
그러나 대학의 본뜻을 알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많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뜻은 그 사람의 안에서 나올 수 없고, 성현의 많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성현의 말씀 또한 대학의 본뜻을 알고 싶어하는 누구가인 그의 흉중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위에 링크한 웹페이지의 번역을 무시하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혼자서 이런저런 책을 보면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가끔 인칭대명사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런 고로 저는 저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성현의 것을 알아서 뭘 해요? 성현이 설을 풀어 노력한 것은 자신을 기억하여 조종으로 삼으라는 뜻이 아니라 실천해서 나는 잊어도 좋으니 삼강오륜이 아무 의심없이 통용되는 세상을 바란 것일텐데...
공자 맹자를 기억하는 것은 공자나 맹자의 가르침이 도통 현실에 구현되지 않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답니다. 그건 서경 요전에 나오는지 모르지만, 요임금이 미행을 나갔다가 농부에게 한 소리 들었지요.
이 나라 임금이 누군지 아쇼?
임금이 어떤 놈이지 내가 알게 뭐야. 내 밭 내가 갈아서 먹고사는데...
'글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대사에 대한 이해 - 김정민 박사 (0) | 2023.03.14 |
---|---|
부도지 강의 영상 (0) | 2023.03.13 |
수나라가 만든 운하가 감숙성에 있다? - 책보고 (0) | 2023.03.10 |
몽구 연소축대, 이해가 어렵네ㅡㅡ? (1) | 2023.03.09 |
해동 천자문 읽어보려다가... 천부경 판본 차이 라고 해야 하나... ㅡㅡ? (0) | 2023.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