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에는 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에 몸 신(身)이나 몸 체(體)라는 글자는 대충 이해가 되던데, 몸 기(己)자는 어떤 뜻인지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사서 중 대학(大學)이라는 책을 읽다보니 "爲己之學"이라는 말이 나오던데, 흔히 볼 수 있는 말에 수신(修身)한다는 말이 있는데, 왜 위신지학이라고는 쓰지 않을까? 하는 그런 의문이었습니다. 어째 살다가 얼마 전에 대충 뜻이 이해가 되는 상황이 왔다고 할까요? 그래서 몇자 끄적이는 것인데, 정확한 뜻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옥편이나 자전을 찾아보면 己 자를 자기 또는 몸 등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己자는 대학에서 말하는 하늘이 사람을 낼 때 이미 인의예지의 성을 주었고, 그 인의예지의 성을 뭉뜽그려 明德이라고 하는 것 같았스니다. 대학 전(傳)을 읽어 보면 명명(明命)이라는 말과 명덕(明德)이라는 말이 함께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명명은 하늘에서 본 입장에서 사람에게 준 것이고 명덕은 사람의 입장에서 받은 것이라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즉, 己자는 "명덕(明德)을 지닌 몸"이라는 뜻이 아닌가? 하고 추측해 봅니다.
己자는 "명덕(明德)을 지닌 몸"
주변에 한학을 하는 분들이 계시거나 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한문 고전을 읽어보겠답시고 끙끙거리기는 하는데, 사실은 옥편이나 자전을 읽어봐도 설명이 부실하거나 그 뉘앙스를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몸 기(己)자가 "명덕을 지닌 몸"이라는 저 자신의 추측은 몸을 뜻하는 여러 한자들의 차이를 궁금해 한지 10년 이상이 걸려서 사서 중 대학이라는 책을 읽다가 "아! 그런가?" 하면서 잠깐 놀란, 순전히 무지한 놈의 추측이므로 제가 설명하는 몸 己자의 설명이 반드시 옳다는 뜻은 아니지만 제법 그럴듯하다고 생각하시면 참고나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몸 己자를 "자기"라는 뜻으로 풀었을 때, 소위 위기지학(爲己之學)은 "이기적으로 살라는 뜻인가?" 뭐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대학을 해설하는 내용에 성군들이나 현자들이 이기적으로 살았다는 내용은 없지 않습니까. 그런 정황을 보면 분명히 이기적인 삶을 뜻하는 구절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면 己자는 어떤 뜻인가? 하고 꽤 오랫동안 궁금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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