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라는 책은 한가람 역사문화 연구소 소장 이덕일 님이 펴낸 책입니다. 해당 책은 고조선이 한반도는 물론 만주 북경 근처까지가 그 영역이었다는 것을 문헌과 그 동안의 고고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하여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문 원문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글로만 설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할 때, 사기 조선열전을 해설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사기 조선열전을 한문 원문으로 읽어 보려는 분에게 함께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한사군(漢四郡)은 한반도에 있었을까?
사기 조선열전에 한 무제가 고조선과 싸워서 이기고 한(漢)나라가 네 개의 군(郡)을 설치했다고 적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군(四郡)의 위치는 전혀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한무제가 남월 흉노 등을 다 평정하고 마지막으로 고조선(朝鮮)과 전쟁을 했다면 한무제 업적의 완성이라고 해야할까? 뭐 그럴만한 업적인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군현을 설치했는지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은 겁니다.
사마천이 죽고 후대의 중국 역사가들이 한무제가 설치했다는 군(郡)을 사기의 주석으로 추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4군이 아니라 2군이었다가 3군이었다가 또 4군이었다가 들쭉날쭉 하다네요. 왜 사마천은 한사군의 이름과 위치를 적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주석으로 추가된 군(郡)들은 왜 그 갯수가 일정하지 않을까요?
반면, 고조선은 군사적으로 패배하여 망한 것이 아니라 내부의 분열로 인해 한무제에게 졌고, 한무제에게 항복한 몇 명(니계상 참, 노인, 왕겹 등등)은 한무제에게 제후로 임명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봉지로 받은 지역이 대체로 산동반도 지역이라고 합니다. 항복한 장수에게는 원래 항복한 지역의 땅을 봉지로 주는 것이 상식이라네요. 뭐 이건 역사에 관심이 없어도 역사를 다룬 영화나 소설,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는 장면들이지요? 그런데 고조선 지역에 임명된 제후는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산동반도 지역 역시 당시 고조선의 영토였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또 상식적으로 말이 되기는 할 듯합니다.
또, 그렇게 한무제에게 항복하여 제후가 된 사람들이 모두 몇 년 안에 다 죽었답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그리고 죽은 고조선 출신 제후 중 한 사람은 고조선의 왕자였다고 합니다. 고조선 회복 운동이 발생한 것은 아니었나? 라며 저자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고조선과의 전쟁에서 한나라는 군사적으로는 고조선을 이긴 것이 아니라 고조선의 영토 역시 전혀 획득하지 못하였다 라고 결론 짓습니다.
사기 조선열전을 읽어 보시면 고조선과의 전쟁에 관여했던 중국의 장수들은 죄다 죽습니다. 한무제가 죽여버리지요. 양복은 빼고. 양복은 속죄금 50만을 내고 서민이 됩니다. 독자인 제가 생각해 봐도 조한 전쟁(고조선 VS한)은 한나라가 이긴 전쟁이라고 볼 수 없어 보입니다.
다뉴세문경, 비파형 동검
다뉴세문경은 청동으로 만든 거울인데, 그 거울에 새겨진 문양은 현대(AD. 2020년) 기술로도 복원이 힘들만큼 고도의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청동기 시대를 기원전 15세기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3500년 전에 만든 것인데도 컴퓨터나 각종 정밀기계가 이렇게나 발달한 지금도 다시 구현하기가 어렵다니 도대체 얼마나 높은 수준에 이르러 있었던 것일까요? 독일에서 머리카락 한 가닥을 세로로 잘라서 100가닥으로 만들면 스위스에서는 그 100가닥으로 나누어진 머리카락에다 가로로 구멍을 뚫는다는 말을 들은지 40여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윤내현 교수의 고조선 연구를 읽어 보면 현재 만주나 한반도 등지에서 발굴되는 청동기들의 연대를 탄소 동위원소 측정 등의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을 하면 기원전 2500년 이전의 것도 발굴된다고 합니다. 윤내현 교수의 고조선 연구가 1995년에 나온 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25년은 되었지요? 뭐 원래 학술적 연구 성과가 여러 학자들이 두루 확인을 하는 과정 등이 있어서 일반화 된다거나 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지만, 윤내현 교수의 고조선 연구라는 책이 출간된 지 25년이 지났는데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는 아직까지 청동기 시대가 기원전 15세기정도에 시작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발굴이나 학술 연구의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 번개불에 콩구워먹듯 후다닥후다닥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지만, 기원전 3000여년 전에 만들어진 청동기가 이미 발굴이 되어 있고, 책이 출간된 것이 25년 전이면 유물발굴은 그 보다 더 이전이라는 말이지요? 해당 책 고조선 연구에는 과학적 측정 방법으로 도출된 결과보다 눈(육안)으로 년대를 판단하는 신기하고 절묘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곰이 웅녀가 되었다는 신화보다 더욱 신비한 일인 것은 아닐까요?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 측정 방법 그것 자체가 원래 신빙성이 전혀 없는 것인가요? 아니면 발굴성과나 연구 성과가 반영되는 기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 일인가요?
일본에서 구석기 유물을 조작하다가 세계적인 망신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후지무라 신이치라는 아마추어 고고학자가 구석기 유물을 미리 묻어놓고 나중에 발굴하는 형식으로 조작을 했다고 하던데, 후지무라 신이치라는 사람이 유물 조작을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 말에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됩니다. 일본에서는 교과서에도 적용하여 일본 학생들에게는 가르쳤다고 하더군요. 가짜긴 하지만, 교과서에 적용되는 기간이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은 겁니다. IT 환경이 우리보다 훨씬 뒤떨어졌다면서 언급하는 유튜브 채널들이 있습니다. IT 환경은 우리보다 훨씬 뒤떨어졌는데 교과서 적용은 우리보다 두 배 이상 빠른 겁니다. 역사전쟁(심용환)을 읽어 봐더니 교과서에 문장 하나 추가하고 삭제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운 일이며 교과서가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교과서에 실어서 일본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것은 일본 학계는 대한민국 학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한다는 말 아닐까요? 연구의 최종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 곧 초중고 교과서이니까요.
한편, 만주나 한반도에서 발굴되는 고조선의 청동기는 구리와 아연을 합금했다고 합니다. 칼이냐 거울이냐 또는 다른 기구냐에 따라 아연의 합금 비율이 다르다고 합니다. 용도별로 합금 비율을 달리해서 제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 중국에서 발견되는 청동기에도 미량의 아연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합금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합니다. 가령, 한국에서 만든 청동기는 잘 비벼놓은 비빔밥처럼 구리와 아연이 용도에 따라 합금이 되었는데, 중국에서 발견되는 청동기는 젓가락으로 김치 집다가 김치국믈 한 방울 흘린 것처럼 섞여 있다고 합니다. 도무지 합금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구리와 아연을 합금한 것은 현대의 과학자들조차도 놀라는 어마어마한 기술이라고 합니다. 구리와 아연은 녹는점이 달라서 구리는 1000도 정도에서 녹는 반면 아연은 450도가 넘어가면 증발해 버린다고 하네요. 또 구리는 일정한 온도로 올라가면 기포가 생긴답니다. 요즘에도 동관(銅管: 보일러, 에어컨 등의 구리 파이프)이 비싼 이유가 기포가 없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천년 전에 제작된 청동검 등의 발굴유물에도 기포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미 수 천년 전에 상당한 금속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말이겠지요.
철기에 대해서도 설명이 있었지만, 해당 부분은 궁금한 분들은 직접 읽어 보세요.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라는 책을 구입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도서관 등에서 빌려 보면 되지요? 선철인가? 철의 제련 방법에 따라 연철, 선철, 강철로 나뉘지요? 유럽은 14세기인가에 만들 수 있었다는데...
제대로 된 학자는 누구인가?
한사군(漢四郡)에 대한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정설? 또는 통설?은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것이며 제대로 된 학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고 절대 불변이라고 합니다. 도무지 제대로 된 학자는 어떤 분들을 말하는 것일까요? 역사학계에는 무서운 아이들도 있다고 하는데, 무서운 아이들이라는 말 자체가 원래 작가를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제대로 된 학자는 작가를 뜻하는 말인가요?
단재 신채호 기념 사업회에서 출간한 조선상고사를 읽어 보면 숙명여대 이만열 교수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를 주석하면서 "단재 신채호 선생의 학문 수준이 너무 높아서..." 라고 말씀하시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재 신채호 선생은 제대로 된 학자도 인정하는 학자 중의 학자라는 뜻이 될 겁니다. 이만열 교수를 유사역사학자라고 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단재 신채호 선생이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고 주장했느냐? 아닙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를 읽어 보면 한사군은 한무제의 망상이었고 희망사항이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만열 교수가 인정한 학자 중의 학자라고 할만한 단재 신채호 선생도 한사군이 한반도에 었었던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도무지 제대로 된 학자라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그럼 이만열 교수가 제대로 된 학자가 아닌 것인지...? 참 헷갈리네요.
제대로 된 학자 라는 말을 하는 사람 자신은 자신을 제대로 된 학자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제대로 된 학자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언인지 정작 제대로 된 학자 자신은 전혀 감을 못잡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는 적어도 역사학이라는 학문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여러 대학들이 제대로 된 학자를 전혀 양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학위를 남발하고 있다는 말과 하등 다르지 않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석사 박사 학위 딸려면 돈 많이 드는 것으로 압니다. ㅡ,.ㅡ 단국대, 숭실대, 순천향대, 고려대 등등. 대학에 역사 관련 학과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대학 설립인가 취소는 아니라도 적어도 해당 대학들의 역사 관련 학과들은 폐쇄해야 된다는 주장으로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아닌가요?
한편, 통칭 대한민국에서 유사역사학자라고 분류되는 분들의 책들을 읽어보면 설득력이 없지 않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역대로 내려오는 모든 역사서에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기록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역사학계에서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통설이나 정설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인데, 제가 중국의 사서를 모두 읽어 본 것도 아니고 읽어 볼 수도 없으므로 진위여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역사학계의 정설은 다산 정약용의 아방강역고 같은 문헌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치했다는 이들(중국인)도 한사군의 위치가 그곳(한반도)가 아니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는데 왜 대한민국에서는 굳이 한반도라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한편, 리지린 고조선 연구 앞부분을 읽어 보면 북한에서도 초기에는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느냐 아니면 만주 지역에 있었느냐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했다고 합니다. 도유호라는 고고학자는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설을 지지했고 리지린 등 문헌 사학자들은 북경 근처에 있었다고 주장했다네요. 두 학설이 치열하게 논쟁을 하다가 결국에는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학설은 폐기되었다고 합니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드라마에서 본 것이지만, 무학대사가 조선의 태조 이성계와 대화 중에 부처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는 말을 합니다. 최근 인터넷 등에서 보이는 대한민국 역사에 관한 여러 논쟁들을 보면 우리나라에는 유사역사학과 식민사학만 있는 것 같기도 한 것입니다.
이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블로그 주인은 그냥 공사장 나가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개 서민입니다. 역사가 무엇이냐? 뭐 그런 거창한 것을 제게 묻는다면 한 마디도 못합니다. 학창시절 공부하라는 부모님 말씀 안듣고 맨날 무협 만화나 보고 야동이나 보고 전자 오락실에서 전자오락이나 하고 뭐 그렇게 비루하게 자랐습니다.
제 삶이 비루하고 천박할망정 이 나라에 태어나서 잘 먹었던 못먹었던 몇 십년을 얻어 먹고 살았는데, 그래도 역사라도 대강 알아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는가! 싶은 기특한(?) 생각을 대추나무에 벼락 떨어질 확률같이 정말 우연찮게 하게 되는 바람에 이이화님의 한국사 이야기 전권을 구입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이화님의 한국사 이야기 1권을 다 읽고 2권을 읽으면서, 24권으로 나온다던 책이 왜 22권으로 나왔나 싶어서, "책을 다 구입하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무슨 변동 사항이 있나?" 싶어서 검색을 하다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빡쳤지요. 역사라는 것이 무엇이다라고 한 마디도 못하지만, 그래도 자기 나라 역사가 죽어야 한다는 제목을 보고서는 그냥 입에서 욕부터 마구 튀어나왔었습니다. 그 이후로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고조선 연구 3종(윤내현, 리지린, 유 엠 부찐), 조선상고사, 조선상고문화사 등등의 책을 읽게 됩니다. 저는 그저 일개 서민이에요. 왜 사회 저 밑바닥에 사는 한낱 일개 무지렁이가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의 대강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 고차원적인 책들을 읽어야 하나요? 또 얼마나 읽어야 하나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놀라는 것 중에 한 가지가 한국인들은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이랍니다. 부자던 가난한 사람이던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한다고 하더군요. 먹고 살기 바쁘다는 말이겠지요? 그런 와중에 짬짬이 축구 중계도 보고 야구 중계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뭐 그렇지 역사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고리타분하게스리... ㅡ,.ㅡ 어디 그것 뿐이게요. 잔치집에도 가야지 상가집에도 가야지 무진장 바빠요. 서민들의 삶 대강이 그러하므로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 되었고 또 앞으로도 영원히 불변의 진리가 될 지 모르긴 합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데, 도무지 무슨 까닭으로 저는 우리나라 역사를 대강이라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긴 합니다. 이이화님의 한국사 이야기 전권을 구입하고 역사 관련 책은 오랫동안 안 사도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찌 된게 위에서 열거한 책들만 읽은것이 아니라 이제는 환단고기까지 다시 구입해서 읽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발간된지 40여년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시끄러운 책이니 환단고기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유사역사학도 없어지고 식민사학도 없어지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래야지 대강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새 책이 나올 거 아니겠어요. 무식한 놈이 차원 높은 책을 읽으려니 머리도 딸리고 책값도 만만찮고... 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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