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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군(漢四郡)은 어디에 있었을까?

참그놈 2020. 12. 16. 21:22

학교 다닐 때는 한사군(漢四郡)과 그 위치를 멋모르고 외웠지만,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사군의 위치가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세월이 흐른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몇 권 책을 읽었더니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한사군은 현재의 북경 근처에 있었다는 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설을 주장하는 제가 읽었던 책들의 내용이 제게는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정설(定說) 또는 통설(通說)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 싶어서 "한사군"으로 검색을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검색되는 거의 대부분의 글이 한사군의 위치를 현재의 북경 근처로 표시하고 있네요. 증산도 계열의 글들도 많았지만 증산도와 무관하게 한사군 위치를 북경 근처로 표시하는 글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검색한 페이지에서는,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고 설명하는 글이 딱 하나 보였습니다. 오래 검색하지 않았습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비율대로라면 한사군이 한반도 북부에 있었다는 설은 찾기가 어렵다는 말일테니까요. 또 한 곳은 현재의 여러 설 중에서 이러이러한 설이 강세다 하는 식이므로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글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현재의 통설이나 정설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도 상에는 한사군의 위치가 한반도로 표시되어 있기는 했습니다.

 

블로그 링크를 표시했다가 지웠습니다. 해당 내용으로 그 블로그를 공격하거나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에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현재의 북경 근처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어떤 책을 읽었는데, 해당 책에는 식민사학 이라는 비판의 글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통상 "역사학계"라는 말에 불신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공사장 일용 노동자 주제에 저 따위가 불신을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만, 어쨌거나 이 나라에 태어나서 태어나 자라고 살고 있는 나라의 역사를 대강이라도 알고 싶었을 뿐인데 진창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느낌입니다.

 

어쨌거나,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블로그의 내용을 대충 읽어 봤더니 친절하게 대부분 한글로만 작성이 되어 있어서 읽기는 편했지만, 한사군의 위치를 북경 근처로 비정하는 글들과는 차이가 많네요. 가령, 한사군이 현재의 북경 근처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글들은 한사군의 위치와 관련된 중국 문헌 사료의 원문을 인용하거나 해석을 덧붙여 설명을 하는 글도 여럿 있는데,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블로그에서는 한사군의 위치와 관련된 원문은 단 한 문장도 인용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후한서 지리지?를 읽어 보면 나온다는 내용만 있습니다. 그리고는 유사역사학?을 비판하네요.

 

한사군이 한반도 북부에 있었다는 설은 일본의 학자들이 아니라 정약용이나 기타 조선 시대 학자들이 이미 주장하고 있었다고 부연하고 있습니다. 대조되네요. 한사군이 북경 근처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글들은 중국 사료 원문 뿐만 아니라 조선 선비들의 글도 인용하는데, 반면 한사군이 한반도 북부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글은 몇 백년 전에 중국 사서를 읽은 당시 조선 선비들의 설등 중 일부만을 절대시 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