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Bible)를 읽어 보면, 한 번도 완독하지 못했지만, 나는 만군의 주 여호와니라 하시면서 하느님은 항상 당당하십니다.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고 빛이 있으라 하시고 만물을 창조하고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실 때까지는 인자(?)하셨는데, 그놈의 죄가 뭔지...
성서 어디에 나오는지 모르지만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며 하느님이 사람에게 물으시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러나 모세는 하느님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라고 여쭈었지요? 하느님이 얼마나 당황하셨겠어요. 또 얼마나 난처해 하셨는지 그 부분을 처음 읽을 때는 몰랐는데 세월이 흐르고 나니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네요.
하느님이 모세의 질문에 말씀하십니다.(대답했다고 적어야 할까요?)
I am that I am.
모세가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으나 그걸로는 부족하다며 모세는 하느님을 더욱 심문(?)합니다. 똑바로 말 못해? 이러면서... ㅡ,.ㅡ 참으로 난감하셨겠지요? 그러나,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에굽(이집트, 이하 이집트)에서 이끌어내기 위해 야훼라 하라고 마지못해 모세에게 일러주십니다. 하느님이 모세의 심문을 받고 치를 떨었다거나 하는 내용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느님이 모세에게 난처함을 자처하신 까닭은 무엇일까요?
아시다시피 모세는 이집트의 왕자로 성장했습니다. 이집트는 다신교 국가였습니다. 그리스, 로마 만큼이나 신이 많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신들이 많았습니다. 그들 각각의 신들은 또 신들마다 이름도 다 달랐습니다. 모세가 이집트의 왕자로 자랐다면, 또 이집트의 교육을 확실히 받았다면 이집트의 신들에 대해서도 매우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름 뿐만아니라 각종 제사의식에도 참가했을 것이고 이집트 각 신들에 대한 예식이나 절차 등에 대해서도 실수 없이 행하는 인물이었을 겁니다. 왕자로 자랐으니까.
조선시대에 왕족으로 사는 것과 왕자로 사는 것은 달랐다고 합니다. 조선의 왕족 중에서는 자기 이름도 쓸 수 없는 사람이 많았지만 왕자는 엄격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압니다. 특히, 다음 대의 왕이 세자는 5살 무렵부터 매일 수 십명의 학자들에게 가름침을 받은 것으로 압니다.
모세 역시 이집트의 왕자로 자랐고 당시 이집트에서는 최고의 교육과정을 거쳤다고 봐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후손으로 태어났으나 이집트인보다 더 이집트인다운 모습으로 성장했을 겁니다. 그런 모세에게 하느님이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이끌고 나오라 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집트의 왕 파라오와 회담을 하여 담판을 지어야 합니다. 하느님이 스스로 난처함을 무릅쓴 그 까닭이 연상되십니까?
이집트 모든 신들은 이름이 있는데, 하느님은 I am that I am. 이라 하셨으니, 이는 모세가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이집트에 소개(?)하면서 I am that I am. 이라고 하면 모세가 하느님이라는 말인지 하느님이 모세라는 말인지 소통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 스스로 하느님은 이름 지어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I am that I am. 이라는 말씀으로 하신 것인데, 이집트의 여러 신들을 상대하자니 졸지에 이름이 필요해진 것이지요.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홍수로 인류를 쓸어버리시기도 하셨고, 숱한 전쟁을 여호수아의 손에 붙이고 다윗의 손에 붙이는 등의 모습으로 어떤 분은 하느님을 사막의 깡패새끼 라고 하기도 합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거든 젖먹이 어린아이까지 다 죽이라 하시지요? 항상 사막의 깡패새끼처럼 무소불위의 위용을 보이시는 것 같지만 한 순간 하느님도 약한 모습을 보이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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