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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삼국연의) 번역이 이렇게나 활발한 까닭이 뭘까?

참그놈 2021. 1. 23. 05:55

삼국지(삼국연의) 번역본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아시지요? 이름난 국내 작가뿐만 아니라 일본 작가 번역본에 영한대역, 일한 대역, 만화, 게임 할 것 없이 진짜 무수한 번역본과 관련 컨텐츠들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번역은 이문열 작가나 월탄 박종화 등이 손에 꼽힐 것입니다. 월탄 박종화는 이미 돌아가신 분이시지만 1960년대부터 삼국연의를 번역하셨던 분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나이가 있는 분들 중에 삼국지(삼국연의) 하면 월탄 박종화를 떠올리는 분도 제법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삼국연의)는 기존의 번역본과 다른 주장을 했고, 논술 시험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부상한 삼국지(삼국연의) 번역본에 속합니다. 보통은 촉한의 유비를 정통으로 삼지만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삼국연의)는 조조를 정통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2000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읽었고 한 질 가지고 있습니다.

 

뭐, 어쨌거나 이 포스트는 어떤 역본이 더 좋으냐? 뭐 그런 걸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왜 유독 삼국연의만이 이렇게나 활발하게 번역되고 있고 각종 컨텐츠가 무성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중국에는 6대 기서라는 책이 있습니다. 삼국연의 외에 수호지, 서유기, 금병매, 홍루몽, 봉신연의 등입니다. 각각의 서적들 역시 번역되어 출판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삼국연의만큼 다채로운 컨텐츠의 형태로 수 십년을 지속적으로 출간되는 것은 없습니다. 삼국연의는 소설 뿐만 아니라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원하는 이는 진수의 삼국지 정사를 읽기도 하지만, 삼국지(삼국연의)를 정사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 즉, 삼국지(삼국연의) 영화, 만화, 게임 등으로 향하는 쪽이 더 많은 것으로 압니다. 역사보다 소설이나 창작쪽으로 이해의 방향을 넓혀가는 것이지요. 

 

금병매는 남녀상열지사라서 혹시 번역이 활발하지 못한 것일까요? 그런데, 그런 작품을 세계의 유명인들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칭찬하는 까닭은 뭘까요? 작품 설명을 들어보면 한문으로 쓰여진 야설이던데. 이는 단순한 야설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야설에 너무 초점을 맞춘 것인지 어쨌거나 번역 작업이 삼국지(삼국연의)에 비하면 거의 새발의 피만큼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서유기는 그래도 소설 외에 영화나 만화 등도 있습니다.

 

중국을 그렇게나 동경했던 나라에서 유독 삼국지(삼국연의)와 서유기(불교문화)만 활발히 유통되고 나머지는 소량(?)의 문자와 영상으로 볼 수 있을 뿐으니까요. 하지만, 불교던, 기독교던, 유교던, 도교던 사람이 짐승과 마찬가지로 번식하기는 똑같은 것일텐데, 신분 계급 체계가 그런 짝짓기에도 불균형을 초래했지요? 주제와 상관이 없는 내용이므로 생략합니다.

 

6대기서라는 명작들이 있음에도 유독 삼국지(삼국연의)만 이렇게나 다양하게 번역되고 또 다채로운 컨텐츠로 넘쳐나는 까닭을 한 번 생각해 보십니다. 일단 아래 지도를 한 번 보세요. 삼국지(삼국연의) 지도 중 중국 동부와 만주 그리고 한반도 부분입니다.  평양 아래까지 중국 삼국시대의 영역으로 표시가 되어 있지요?

 

해당 지도는 삼국지(삼국연의) 지도를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으므로 링크는 생략하겠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삼국지 게임을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삼국지14 게임에 나오는 지도를 유튜브에서 보고 놀랬습니다. 지도가 입체적이었거든요. 30여년 전에 사람들이 하던 삼국지 게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고 아직까지 계속 업데이트 되고 최신 학술 연구 결과를 반영한다면 위와 같은 지도를 반영하게 되어 있습니다.

 

동이 한국사라는 책을 읽어 보면 위 지도에 대한 이해를 보다 자세하게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건 동북공정의 논리가 될 겁니다. 사실 예전에 출판된 삼국지(삼국연의) 지도는 저렇지 않았습니다. 지도상 선양시 왼쪽으로 중국 영토가 표시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결국 평양을 포함하고 평양 아래쪽까지 중국 영토가 확장된 것입니다. 그리고 삼국지(삼국연의) 소설이나 게임 등은 그러한 학술결과를 매우 잘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 일본의 조선총독부라고 합니다. 100여년 전에 조작한 조선의 역사가 지금까지 유효하게 적용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삼국지 게임을 하지 말라는 둥, 삼국연의를 읽지 말라는 둥 하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생활 속에 깊이 파고 든 것을 무슨 수로 되돌리겠습니까. 일본이 조선을 영구히 식민지배 하기 위해서 역사를 조작하고 왜곡했다고 하지만, 뭐 입증하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그 길로 들어선 사람들 중에 제대로 먹고 사는 사람도 뭐 거의 없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100여년이나 지속적으로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 일본도 대단하잖아요. 어차피 줏대없는 나라이고 보면 누가 지배를 하던지 또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다만, 일본의 노력이 창찬할만 하지만 체하지만 않으면 되는데, 문제는 그게 쉽지 않지요? 그러게 뭐 체하지만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