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록

담배값(담뱃값?), 통일 한국 사회통합의 바로미터?

참그놈 2021. 1. 29. 04:50

누군가 담뱃값을 언급했나 봅니다. 미국에서 한 갑에 7$ 정도 한다고 우리나라도 8000원 수준으로 인상을 하느니 마느니 했다는군요. 누군가는 이 시국에 담뱃값, 술값을 올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하기도 하고 또 정부 관계자 누군가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했다고도 합니다.

 

담배값이 싼가요? 미국에서 담배가 한 갑에 7$인 것은 미국에서는 담배가 일반 공산품이고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 내놓는 이익을 위한 상품이잖아요. 제가 생각할 때 우리나라 담배값 절대로 싸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담배는 공사(한국 담배인삼공사)에서 제조 유통 판매하고 있고, 담뱃값 상당 부분이 세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에 판매하는 담배가 한 갑에 7$이라는 미국의 담뱃값을 고려하면, 또, 미국의 시급이 우리보다 높고 각종 광고 유통비용 등도 한국보다 더 든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담뱃값은 오히려 비싸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우리나라 담뱃값은 올리기보다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담뱃값을 인하하면 흡연자가 급증할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금연구역이 늘어가고 있으니까요. 또, 금연구역을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을 어쩌다 서울에 갈 일이 있으면 보게 됩니다. 모두들 흡역 가능 구역으로 이동해 담배를 피우더군요. 또, 금연구역이 자꾸 늘어나서 차라리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담배를 끊었다는 사람들도 여럿 보았습니다. 결국, 국민건강을 위한답시고 담뱃값을 인상한 것이 금연자를 늘린 것이 아니라 금연구역을 확대한 것이 담배를 끊게 하는데 훨씬 더 큰 효과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저조차도 서울에 몇 달만 살면 그냥 담배도 끊겠는데! 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담뱃값은 내리고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것이 금연에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동시간 조정,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이 시행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공약대로 실현되지는 않았지요.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매일 8시간만 일하고 주 5일제가 잘 지켜지나요? 어떤 외국인이 대한민국 사람들은 노동자건 사업자건 모두 일을 열심히 하고 많이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유튜브에서 보았습니다. 노동법에 따르면 주당 하루 8시간 주 5일제 주당 40시간이 기본이라고 적혀 있는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안 그렇지요? 1주일(7일)이 168시간이라면 먹는 시간 자는 시간 씻는 시간 등을 제외하면 100시간 정도 될까요? 그 100시간 중에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얼마나 될 것 같나요? 문재인 정부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말했지만 꿈나라 이야기지요? 제 1야당이 집권하면 안드로메다 이야기 되고. 하루의 대부분을 노동현장에 구속되어 있는 상황으로 생각되는데 담배값을 두고 또 들썩거리는 것이 마뜩찮게 생각됩니다. 노동자가 노동현장에서 담배나 한 대 피우지 뭘 하겠어요?

 

담뱃값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그건 통일입니다. 사실 통일이 될지 말지 잘 모르겠습니다. 북한이 하는 것을 보면, 또 남한에서도 이미 통일을 반대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고, 국제적으로도 남북이 통일을 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세력도 있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통일이 아니더라도 최소 종전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담배값을 유지하던가 지금보다는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관련 뉴스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항상 담배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탈북민 - 새터민이라고 할까요? - 여러분들이 북한 남성들이 담배를 얼마나 피우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영상을 유튜브 등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무진장 피운대요. 혹시라도 뜻하지 않게 통일이 된다면, 북한의 주민들과 남한의 주민들간의 생활격차나 의식격차는 몹시 크지만, 공통으로 소비되는 것 중에 하나가 담배인 것을 감안하면 통일 한국사회에서 비싼 담뱃값은 초기에 자칫 거대한 사회문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소수의 북한 지도부를 제외하면 북한 주민 대부분이 세계와 단절된 채 폐쇄된 환경에서 살아왔고 또 살고 있으니까요. 그런 까닭으로 세계 시민이라는 관점에서의 보편적 인식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담배에 대한 유해성 역시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져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이지만 남북이 통일이 되는 상황이 온다면 담뱃값은 남북의 사회통합을 가름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야 담배는 백해무익하고 폐가 썩어들어가고 혓바닥에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거나 하면서 각종 영상, 그림 등등으로 수 십년 전부터 홍보를 하기도 했고, 실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끊어야지!""끊어야지!"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정부나 건강관련 기관 또는 단체가 나서지 않아도 개개인이 담배에 대한 유해성을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도 그럴까요? 또, 통일이 덜컥 된다고 했을 때, 남북한간의 임금 수준이 순식간에 같아질까요? 북한 주민에게는 한 갑에 1000원씩에 팔고 남한 사람들에게는 한 갑에 8000원씩 받고 파는 차별적인 정책을 생각하고들 있으실까요?

 

뜻하지 않게 통일이 된다고 했을 때, 남북한 주민 쌍방이 상황을 예의주시 할테고, 그리하여 긴장상태가 최소 몇 년간은 갈테고, 남북한 간의 격차가 해소되고 통합되는 기간을 그 이상으로 잡는다면, 통일 후 최소 10여년 간은 담배 소비가 늘 수 밖에 없어보이는데, 고작 담뱃값 때문에 사회 통합에 지장을 초래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긴, 제가 하는 말도 사실은 꿈같은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 남성 대부분이 할 줄 아는 것이 담배 피우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은 고려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담뱃값을 절반으로 내립시다. 금연구역은 확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