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靈章
聖靈在上, 主宰人三百六十六事, 其綱領, 曰誠, 曰信, 曰愛, 曰濟, 曰禍, 曰福, 曰報, 曰應.
第四事 誠 : 敬神 : 崇德 (一體二用)
崇尊之也, 德天德也. 天德者甘霖於旱土, 陽春於陰谷之類也.
숭존지야, 덕천덕야. 천덕자감림어한토, 양춘어음곡지류야.
造次之間, 苟未有天德, 人而不爲人, 物而不爲物. 是以, 哲人孜孜頌天德.
조차지간, 구미유천덕, 인이불위인, 물이불위물. 시이, 철인자자송천덕.
숭덕(崇德)이란 하늘의 덕을 높이는 것이라고 한문화 출판사 천지인에서는 번역했습니다. 하늘의 덕이란 무엇일까요? 이어지는 구절에 하늘의 덕(天德)이란 가문 땅에 단비가 내리는 것과 같다(天德者甘霖於旱土)고 되어 있습니다. 단비(甘霖:감림)라는 단어를 雨(비 우)가 아니라 霖(장마 림)자를 썼습니다. 단지 메마른 땅의 해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근거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장마를 뜻하는 글자가 霖(장마 림)자 외에도 淋자도 있습니다. 淋자는 글자 구성을 풀이해 보면 숲에 물이 가득찼다는 말인데, 숲에 물이 가득차면 나무들이 죽겠지요?. 반면, 霖(장마 림)자는 숲(林) 위에 비가 오는 형상이므로 부족하지 않게 비가 온다는 말이 됩니다. 성서(Bible)에 자주 나오는 말씀이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라는 것인데, 어쩌면 그런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물이 나고 자라는 과정을 천지간의 조화나 변화로 이해하고 그 조화와 변화를 덕(德)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덕을 높이라는 뜻인 듯합니다. 하느님이 운행하시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한다면, 사서(四書) 중 대학(大學)에서 말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내용이 숭덕(崇德)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대학의 서문 등을 보면, 고대에 예악사어서수(禮樂射御書數) 라고 하여 육예(六藝)를 가르쳤다고 나오는데, 육예(六藝)에 말타기와 활쏘기(射御)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신체단련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리학을 중시하던 조선왕조에서도 선비들 뿐만 아니라 민중들 대다수에게 활쏘기가 생활화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들도 활쏘기를 자주 했다고 유튜브에 업로드 된 영상에서 보았습니다. 말(馬)은 귀했으므로 아무나 탈 수 없었다고 하지만 조선시대 말기에 부녀자들에게까지 활쏘기가 대중적이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조선 시대에 집 안에 갇혀 살다시피 한 여성들은 반가의 여성들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격물치지라는 중국에서 유래한 개념을 설명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의 문적이 거의 전하지 않습니다. 하늘이 만물에 덕을 베풀어 기르고 보살핀다고 하지만 그것을 거두고 관리하고 완성하는 것은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도 옛날에는 그 만한 예절이나 지침이라고 해야 할 그런 것들이 문헌으로 전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령, 중국에서도 소학에 관한 문적이 많이 유실되어 주자가 지은 소학도 송나라 때까지 남아 있던 문적들을 모아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고수전쟁이나 고당전쟁 외에도 역사 속에서 여러 외침 속에 그런 문적들이 사라지거나 훼손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삼국사기를 보시면 고구려 백제 신라가 각각 일식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중국이 중앙집권적인 통치체제를 유지한 채 중국의 황제가 만드는 달력을 중국 전역에서 쓴 것과 달리 우리 역사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각각 천문을 기록할 정도로 기록 문화가 활발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문원문 > 참전계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일신고 번역오류? (0) | 2021.11.14 |
---|---|
참전계경 : 제 3사 : 誠 : 敬神 : 尊奉 (一體一用) (0) | 2021.03.02 |
참전계경 : 제2사(事) 誠 : 敬神 (一體) (0) | 2021.02.20 |
참전계경 : 제 1사(事) : 성(誠) (0) | 2021.02.09 |
참전계경, 의심하지 말고 읽어나 보자. (0) | 2021.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