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書紀 卷一 第四段 一書
第一 一書曰.
天神謂伊弉諾尊. 伊弉冊尊曰. 有豐葦原千五百秋瑞穗之地. 宜汝往脩之. 迺賜天瓊戈. 於是二神立於天上浮橋投戈求地. 因畫滄海而引擧之. 卽戈鋒垂落之潮結而爲嶋. 名曰磤馭慮嶋. 二神降居彼嶋. 化作八尋之殿. 又化竪天柱.
일서에 말하기를 (이하 생략) 천신이 이장야존과 이장책존에게 이르기를 풍위원 천오백추(秋)에 상서로운 땅이 있다. 마땅히 네가 가서 그 곳을 거두어 다스려라(脩)라고 하고는 천경과를 하사하였다. 그리하여 두 신이 하늘의 부교에 서서 창을 던져 땅을 얻었다. 푸른 바다에 그림 그리듯 휘저어 땅을 들어 올린 것이다. 즉, 창날 끝에서 바닷물이 떨어져 엉기면서 섬이 된 것이다. 은노려도라고 이름하였다. 두 신이 그 섬에 내려가서 살면서 팔심지전을 지었다. 또 천주를 만들었다.
陽神問陰神曰. 汝身有何成耶. 對曰. 吾身具成而、有稱陰元者一處. 陽神曰. 吾身亦具成而、有稱陽元者一處. 思欲以吾身陽元、合汝身之陰元. 云爾. 卽將巡天柱. 約束曰. 妹自左巡. 吾當右巡. 旣而分巡相遇. 陰神乃先唱曰. 姸哉. 可愛少男歟. 陽神後和之曰. 姸哉. 可愛少女歟. 道爲夫婦先生蛭兒. 便載葦船而流之. 次生淡洲. 此亦不以充兒數. 故還復上詣於天. 具奏其狀. 時
양신이 음신에게 묻기를 너의 몸은 어떻게 이루어졌느냐 하니 음신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나의 몸은 모두 이루어졌으나 음의 원(元)이라 할 수 있는 곳이 하나 있습니다. 양신이 말하기를 나의 몸 또한 모두 이루어졌으나 양의 원(元)이라 할 것이 한 군데 있습니다. 내 몸의 양원(陽元)을 음신인 그대 몸의 음원과 합쳐보려 합니다. 그리하여 곧 천주를 돌기로 하며 약속하기를 음신은 왼쪽으로 돌고 나는 당연히 오른쪽으로 돌기로 약속하여 돌다가 서로 만났다. 음신이 먼저 말하기를 "예쁘다 아름다운 소년이여" 그 말에 화답하여 양신이 "예쁘구나 아름다운 소녀여"라고 말하였다. 부부가 되어 먼저 나은 아이가 거머리 아이(장애아?)였다. 갈대배에 실어 흘려 보냈다. 다음에 태어난 것이 담주였다. 이 역시 이장야존 이장책존 두 신이 낳은 아이로 치지 않았다. 하늘로 다시 돌아가 거머리 아이가 태어나고 담주가 태어나는 상황을 모두 천신에게 고하였다.
天神以太占而卜合之. 乃敎曰. 婦人之辭其已先揚乎. 宜更還去. 乃卜定時日而降之. 故二神改復巡柱. 陽神自左. 陰神自右. 旣遇之時. 陽神先唱曰. 姸哉. 可愛少女歟. 陰神後和之曰. 姸哉. 可愛少男歟. 然後同宮共住而生兒. 號大日本豐秋津洲. 次淡路洲. 次伊豫二名洲. 次筑紫洲. 次億岐三子洲. 次佐度洲. 次越洲. 次吉備子洲. 由此謂之大八洲國矣. 』瑞. 此云 彌圖. 姸哉. 此云阿那而惠夜. 可愛. 此云哀. 太占. 此云布刀磨爾.
천신이 점을 쳐서 가르쳐 말하기를 부인이 먼저 말하였기 때문에 거머리 아이가 태어나고 담주가 태어난 것이다 라고 하면서 돌아가라 하였다. 그리고는 또 점을 쳐서 길일을 택해 내려보내 주었다. 그리하여 두 신이 다시 기둥을 돌았다. 양신은 오른쪽으로 돌아 다시 만나서 먼저 말하기를 "예쁘구나! 사랑스러운 여자가 아닌가!" 라고 하였다. 양신의 그 말에 음신이 화답하여 "예쁘구나, 사랑스러운 젊은이여"라고 말하였다. 이후 같이 살면서 아이를 낳았다. 이름하여 대일본풍추진주를 낳고 다음으로 담로주를 낳았다. 다음으로 이예이명주, 다음으로 축자주, 다음으로 억기삼자주, 다음에 좌도주, 다음에 월주, 다음에 길비자주를 낳았다. 이로부터 대팔주국이 있게 되었다. 瑞는 彌圖라고도 한다. 姸哉는 阿那而惠夜라고도 한다. 可愛는 哀라고고 한다. 太占은 布刀磨爾라고고 한다. .
第二 一書曰, 伊弉諾尊. 伊弉冊尊二神立于天霧之中曰. 吾欲得國. 乃以天瓊矛、指垂而探之得磤馭慮嶋. 則拔矛而喜之曰. 善乎國之在矣.
이장야존 이장책존 두 신이 하늘의 안개 속에 서서 말하기를 우리는 나라를 얻고자 한다. 그리하여 천경모를 내려 곳곳을 찔러보아 磤馭慮嶋를 얻었다. 즉, 창을 뽑아 기쁘게 말하기를 "좋구나! 나라가 있구나" 하였다.
第三 一書曰, 伊弉諾伊弉冊二神、坐于高天原曰. 當有國耶. 乃以天瓊矛、畫成磤馭慮嶋.
이장야 이장책 두 신이 고천원에 앉아서 말하기를 "마땅히 나라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하며 천경모로 그림을 그리니 은노려도(磤馭慮嶋)가 이루어졌다.
第四 一書曰, 伊弉諾伊弉冊二神相謂曰. 有物若浮膏. 其中蓋有國乎. 乃以天瓊矛探成一嶋. 名曰磤馭慮嶋.
이장야 이장책 두 실이 서로 말하기를 뜬기름 같은 것(물건)이 있는데 그 중에 나라가 있다. 그리하여 천경모로 그 뜬기름 같은 것을 찔러보아 섬 하나를 이루었다. 이름하여 은노려도(磤馭慮嶋)라고 한다.
第五 一書曰, 陰神先唱曰. 美哉. 善少男. 時以陰神先言故爲不祥. 更復改巡. 則陽神先唱曰. 美哉. 善少女. 遂將合交而不知其術. 時有鶺鴒飛來搖其首尾. 二神見而學之. 卽得交道.
음신이 먼저 "아름답구나 착한 청년이여" 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음신이 먼저 말하여 상서롭지 못하였다. 다시 기둥을 돌아 양신이 먼저 "아름답구나 착한 소녀여"라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서로 화합하려 하나 그 방법을 알지 못하였다. 그 때, 할미새가 날아들어 그 꼬리와 머리를 흔드니 두 신이 그 광경을 보고 배워 서로 화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一書第六 一書曰, 二神合爲夫婦. 先以淡路洲. 淡洲爲胞. 生大日本豐秋津洲. 次伊豫洲. 次筑紫洲. 次雙生億岐洲與佐度洲. 次越洲. 次大洲. 次子洲.
두 신이 부부가 되어 먼저 담로주를 낳고 담주를 근간으로 대일본풍추진주를 낳았다. 다음에 이예주, 다음에 축와주, 다음에 쌍생억기주와 좌도주를 낳았다. 다음에 월주, 다음에 대주 다음에 자주를 낳았다.
一書第七 一書曰, 先生淡路洲. 次大日本豐秋津洲. 次伊豫二名洲. 次億岐洲. 次佐度洲. 次筑紫洲. 次壹岐洲 次對馬洲.
먼저 담로주를 낳고 다음에 대일본쌍추진주, 다음에 이예이명주, 다음에 억기주, 다음에 좌도주, 다음에 축와주, 다음에 길기주, 다음에 대마주를 낳았다.
一書第八 一書曰, 以磤馭慮嶋爲胞. 生淡路洲. 次大日本豐秋津洲. 次伊豫二名洲. 次筑紫洲. 次吉備子洲. 次雙生億岐洲與佐度洲. 次越洲.
은노려도위를 근간으로 담로주를 낳고 다음에 대일본풍추진주를 낳았다. 다음에 이예이명주, 다음에 축와주, 다음에 길비자주, 다음에 쌍생억기주와 좌도주, 다음에 월주를 낳았다.
一書第九 一書曰, 以淡路洲爲胞. 生大日本豐秋津洲. 次淡洲. 次伊豫二名洲. 次億岐三子洲. 次佐度洲. 次筑紫洲. 次吉備子洲. 次大洲.
담로주를 근간으로 대일본풍추진주를 낳았다. 다음에 담주, 다음에 이예이명주, 다음에 억기삼자주, 다음에 좌도주, 다음에 축와주, 다음에 길비자주, 다음에 대주를 낳았다.
一書第十 一書曰, 陰神先唱曰. 姸哉. 可愛少男乎. 便握陽神之手遂爲夫婦生淡路洲. 次蛭兒.
음신이 먼저 말하길 이쁘다 사랑스러운 젊은이로구나! 그리하여 양신의 손을 잡고 부부가 되어 담로주를 낳고 다음에 거머리 아이(장애아?)를 낳았다.
일단, 일서 첫부분에 有豐葦原千五百秋瑞穗之地를 풍위원천오백추(秋)에 라고 해석을 했는데, 사실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추(秋)를 검색해 보니까, 마소의 안장끈 이라는 뜻을 볼 수 있는데, 혹시 말과 관련된 거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 그렇게 해석을 했습니다. 고대 일본에 일본 나름의 길이 단위가 있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본서기 본문이라는 것이 일서(一書)들을 합쳐서 요약한 것인지...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어쨌거나 이장야존과 이장책존 외에 천신(天神)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神)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고 보면 신(神)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인도신화 등등 세상 곳곳에 신화가 있습니다. 성서(Bible)에도 신이 있지요. 우리가 신(神)이라고 하면 뭔가 초월적인 존재를 상정합니다. 그러나, 일본서기에 유난히 신들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일본서기에 쓰인 신(神)이라는 것이 요즘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초월적인 존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일본에서는 자신들의 지도자 또는 최고 통치권자를 신(神)이라고 이름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즉, 신(神)이라는 말이 무슨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라 왕(王) 또는 공후백자남(公侯伯子男) 등을 대신하는 지도자의 뜻으로 쓰인 보통명사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신(神)이라는 글자를 옥편에서 찾으면 귀신이라고 뜻을 적어 놓았습니다. 귀신이 눈에 보이나요? 아니지요. 그 외에 옛날 주나라의 시법에도 민무능명왈신(한자 생략) 이라고 해서 제우스나 아폴로 같은 대단한 초월적인 존재를 말한 것이 아니라 공적이 너무 뛰어나서 일일이 그 공을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사람을 뜻하기도 했습니다. 즉, 사람에게 이로운 일을 많이 하지만 자신들의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한편, 有豐葦原千五百秋瑞穗之地. 宜汝往脩之 라고 하여 마땅히 네가 가서 거두어 다스리라(宜汝往脩之) 라고 해석을 했습니다만, 脩는 修와 같은 뜻으로 쓰는 글자로 알고 있습니다. 즉, 수양을 말하는 글자이지요. 해석은 거두어 다스려라 라고 했지만 수양 또는 수련을 시키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선도(仙道)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우리 고대에는 우리 고유의 수련법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조한전쟁에서 패한 이후 수당의 공격을 받았고 그 이후로도 적잖은 외침을 겪고 우리 내부에서도 중국의 습속을 받아들이면서 우리 고유의 사상이나 가르침 - 정신적이건 육체적이건 - 등이 모두 사라지다시피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대를 상정하면 당시 일본열도로 이주해 간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인들은 우리 고유의 수련법을 익힌 사람들은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그들을 신(神)이라고 부른 것은 아니었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일본서기에 나오는 신(神)들이 제우스나 아폴로 같은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앞에서 언급했습니다.
그 외 담로주나 대일본풍추진주 등의 우선순위에 대해서 이러저러 설들이 많았나 봅니다. 하지만, 역시 해당 어휘나 구절들에 대해서는 김석형 박사의 삼한삼국 일본열도 분국설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열도에 진출해 있던 기존의 이주토착세력과 고구려 백제가 멸망하면서 새로 이주해 간 유민들간의 알력 뭐 그런 것으로 이해를 해야지요.
이장야존과 이장책존 중에 저는 어느 쪽이 남신이고 어느 쪽이 여신인지 모르는데, 여신이 먼저 말을 하지 담로가 태어나고 거머리 아들(장애아? 또는 불령선인?)이 태어납니다. 즉, 음신은 고구려 백제가 멸망하기 전에 일본열도를 장악하고 있던 토착세력 중에 본국(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에 우호적인 세력이었고 남신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이 멸망했으므로 왜(일본) 자체의 독자적인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신세력을 대변하는 존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담로주가 태어나고 거머리 아들이 태어났다는 것은 고구려 백제 멸망 후 이주해 간 이주민과 일본열도를 장악했던 토착세력들 간에 알력이 상당했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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