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현재의 중국 대륙에 있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역사강역이 한반도나 만주 일대에 그친 것이 아니라 대륙에 결쳐 있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것인지 우리가 공식적으로 배우는 역사 - 대한민국 국사교과서 - 에는 그런 내용이 없을 뿐더러 우리의 역사가 오히려 한반도에서만 이루어진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축소되는 방향으로 기술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만리장성이 황해도까지 이어질 줄 어떻게 알았고 천리장성이 산 위에 있었다며 지도가 그려질 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제가 어릴 적에 봤던 지도에서 천리장성은 철령에서 공험진 방향으로 세워진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천리장성이 어느 산 위에 그려져 있지요. 천리장성이 혹시 배였을까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잖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uhYjmTPgM68
소위 반도사관이라는 것이 있는데 한민족의 역사는 한반도에서만 이루어졌다. 뭐 그런 내용입니다. 그런 반도사관의 시작이 정다산의 아방강역고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그러나, 정다산 선생의 아방강역고는 우리의 역사문헌이 거의 남아 있지 않던 시기에 지어졌고 또 교통이나 통신도 매우 불편하던 시기에 지어진 것이라 그 나름의 한계가 있습니다. 같은 정조 대의 인물이었던 박지원은 그의 저작에서 다른 역사관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을 기준으로 말하면 대륙사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대륙사관을 가지고 있던 분이 박지원 한 분 뿐이었을까요? 어쨌거나 단군을 신화라고 말하면서 우리 역사의 시공간을 모두 계속해서 축소시키는 듯한 행위가 학문이나 학술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 같네요.
한 때나마 국사 과목이 수능에서 배제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매우 뛰어난 정책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와 민간에서 주장하는 역사에 괴리가 너무 큰데, 편의에 따라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를 강단사학이라 하고 민간에서 주장하는 역사를 민족사학이라고 분류한다면, 두 종류의 사학이 괴리가 너무 크고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국사나 역사과목을 수능에서 제외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교과과정에서 국사 과목을 배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국사는 가르쳐야지요.
더 나아가 수능 시험 뿐만 아니라 각종 공무원 시험, 공사 시험 등에서도 국사 과목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 대신 1년에 4번이던 6번이던 12번이던 강단사학계와 민족사학계 양측에서 우리 역사에서 논쟁이 되는 주제에 대해 공개적인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온 국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영상자료 및 문헌자료를 남기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하여 두 사학계의 의견차를 좁힐 수 있도록 하고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는 동시에 학술대회의 결과로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양측이 공통으로 합의하는 부분에 한해서 국사교과서에 기재하고 우리 역사가 견해차이가 극과 극을 치닫지 않는 일관성을 확보한 연후에 국사과목을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에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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