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역사에는 묘청의 서경천도 운동이 있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묘청의 서경천도 운동을
조선사 1천 년래의 제 1대 사건
이라고 하셨지요. 서경(西京)을 현재의 북한 평양이라고 하는데, 생각을 해 보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일단, 평양은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에서 서쪽이 아니라 북쪽입니다. 서경(西京)이 현재의 북한 평양이라고 할 때, 평양으로 도읍을 옮긴다고 해서 개경과의 거리도 얼마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고려시대에는 짧은 거리가 아니었겠지만요. 그렇다고 그렇게 멀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만주를 생각하면 백두산 뿐만 아니라 압록강으로 차단되어 있기도 하고요.
수도를 옮긴다는 것이 간단한 일이겠습니까? 수 많은 관리들이 집을 옮겨야 하고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일이고, 새로 도읍이 되는 기존 거주자들에게는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 일입니다. 당연히 권력구도라거나 기타 경제적 이해관계 역시 크게 변하게 되는 거대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서경천도를 주장하면서 36개국의 조공을 받게 될 것이다 라고 했다는데, 백두산, 압록강으로 막혀 있어서 만주로의 진출이 쉽지 않은 곳에서? 고려 인종 당시에 36국은 또 어디에 있었겠습니까? 거란의 3차에 걸친 침입과 강감찬 장군의 활약을 배우기는 하지만, 36국이 있었다는 그런 주변 관계는 학창시절에는 도무지 들어본 기억이 없네요.
고려의 강역과 조선의 강역을 원래보다 작게 표시해서 국사교과서에 그려넣었다는 비판이 있는데, 하긴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인터넷이고 뭐고 없었으니 그런 말 조차도 들어본 적이 없기는 하지만, 어찌 된 것이 의문만 자꾸 쌓여가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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