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 드리지만 저는 주역에 관한 개설서조차 단 한 권도 완독한 적이 없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도올 주역강해 읽기 1에서 밝혔으므로 아래 포스트를 읽어 보시면 되겠습니다.
https://gnomecharm.tistory.com/8390207
도올 주역강해를 보시면 음효(⚋)와 양효(⚊)의 유래에 관한 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와 달의 모습이라거나 도마뱀의 모습이라거나 하는 것인데, 도올 선생이 주장하는 것은 "음효(⚋)와 양효(⚊)는 남녀 성기를 본 딴 것이다" 라는 것입니다. 뭐 그럴 듯하게 느껴집니다. 주역 관련 개설서를 보다가 저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없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도올 선생님처럼 음효과 양효가 남녀 성기의 모양을 본 뜬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게다가, 구스타프 뀌르베의 그림을 말씀하시면서 "여성이 오르가즘에 이르렀을 때의 생명의 역동성"을 말씀하시기도 하는데, 그것도 이해가 좀 어렵기도 하더군요.
아래 그림이 구스타프 뀌르베의 그림 The Origin of world입니다. 젠장... 이런 그림 업로드 했다고 또 청소년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지랄병 하려나... ㅡ,.ㅡ
잠깐이지만 청소년 유해매체 라거나 청소년 보호 운운하는 것에 대해서 언급을 하려 합니다. 뭘 검색하다 보면 심심찮게 검색에서 차단되는 경우를 겪었거든요. 심지어... OOO자지OOO 라고 한문의 음만 입력해서 검색을 했더니 한문 문구 속에 "자지" 라는 음절 두개를 어절로 인식했는지, 청소년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검색이 차단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자로 일일이 바꿔서 그럼 입력해야 되나요? ㅋ 고등학생들이 온라인 도박하는 것은 왜 막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런 건 청소년 권장 항목인 거예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구스타브 뀌르베의 그림 The Origin of World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가이아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우라노스 크로노스 제우스 등등을 아시지요? 가이아 이야기의 핵심은 타이탄 시절이 있은 뒤에 신들의 계보, 즉 족보가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인간에게 족보가 있기 전, 아주 아득한 고대에는 족보고 뭐고 난교의 시대였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머리 50개가 달린 가이아의 아들도 태어났겠지요. 이는 어느덧 인구가 증가하였는데 그 중에서 서로 수장(대가리)를 차지하겠다는 인물이 50명이 나왔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질서가 잡히지 않았던 시대를 상징하는 것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은 서구인들의 사유이고 수사(修辭 : Rethoric)이지 동양의 수사나 상징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학창시절의 은사이신 "보스턴의 성인"도 언급하시던데, 역(易)은 최소 수천 년 동양의 사유체계였고 상징이었지 서구인들의 사유체계가 아닙니다. 그런데 웬 난데없는 보스턴의 성인?
역은 우주다!
라고 설명을 잘 하시고선 보스턴의 성인을 언급하면서 양효와 음효는 남녀 성기를 부호화 한 것이다? 수천 년 동양사회에서도 어떤 설이 정확한 것인지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서구인들이 주역을 알게 된 것이 100년이나 200년은 되었을까 싶은 서양의 학자를 인용하며 남녀 성기의 모양을 부호화 했다는 주장은 참 납득이 어려웠습니다. 물론, 이미 연세가 많고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도 있고 뭐 그래서 의도적으로 그런 말씀을 책에다 기술하신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우리 사회를 위한 내용이라도 그렇다면 역(易)이라는 사유체계를 오해하게 되는 단초가 되는 것은 아니겠습니까?
우리 말에
기가 막힌다
기가 통한다
등의 표현이 있습니다. 요즘도 그런 표현 씁니다. 그 말은 기는 항상 막히지 않고 흐른다는 뜻일 것입니다. 도올 주역강해를 읽어 보시면 기가 닫혔다 열렸다 하는 설명이 있습니다. 기가 기 스스로 닫히고 열리고를 하는가요? 그렇다면 기(氣)라는 것이 막히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가 제 마음대로 닫았다 열었다를 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막히나요?
여성이 오르가즘에 이르렀을 때의 생동감... 그것이 바로 음효다?
발기한 남성의 성기가 양효이고 발기하지 않은 남성의 성기가 음효라고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겠습니까. 남성의 성기가 발기해서 양효가 된 채 그것이 계속되어서 가라앉지 않으면 병원에 가야 되요... 상식이잖아요. 그렇다면 결국 무엇인가를 통해 기가 통하는 것은 양(⚊)이고 기가 통하지 않는 것은 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습니까? 사람의 생명 역시 기가 통하면 살고 기가 끊어지면 죽은 것으로 판단하지 않습니까.
도올 선생님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감이라도 잡힐까? 싶어서 책을 구입했더니 역시 역(易)이라는 것은 몹시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특히 어려운 것은 주자는 단지(Only)점서라고 평가했지만 주역을 몰랐던 인사는 아니다 라는 설명... 그러면서 은나라 때 이미 주역이라는 상징체계로 우주관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시공을 초월하는...
중국이나 조선이나 일식이 나면 왕이나 신하들이 하얀 옷을 입고 하늘에 제사지냈습니다. 황사가 불어도 하늘에 제사지냈지요. 죄를 고하고...
역(易)은 곧 우주다!
라는 설명이 현대 과학의 연구성과를 반영한 것이라면 훌륭한 설명일 수 있는데, 천문학을 모르는 저로서는 그 조차도 이해가 어려운 처지라서 뭐라고 말씀은 못드리겠고... 어쨌거나 "역(易)은 역시 졸라 어려운 것이다" 라는 것만 다시 확인하고 있는 중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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