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좋아져서 성호사설 같은 책도 전문이 공개되고 뭐 그러나 봅니다. 자랄 때는 선생님들 말씀이나 방송에서의 전문가 등을 통해 제목만 듣던 책 아니겠습니까. 아래에 가시면 성호사설을 보실 수 있는데, 첫번째 글이 箕指我東 으로 기자동래설을 말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하남성이나 산동성에서 기자의 묘가 발굴되고 그런다는데 기자가 갔다는 조선은 어디고, 조선이 지역명인지 아니면 방향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방향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뭣도 모르는 서민이지만 기자가 동래했다는 말이 한반도에 왔다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공자가 자신은 주나라의 예를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공자가 살았던 때는 전국시대 초기였지요. 그때까지 은나라의 예가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 보다 100여년 후인 맹자도 맥국과의 조세 비교를 하고 그럽니다. 역시 은나라나 동이족과의 관계가 공자 시기보다는 덜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상당한 교류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춘추좌씨전을 읽어 보면 곳곳에 오랑캐가 있습니다. 온사방에 오랑캐에요. 주나라는 신생국가였지 지금의 중국이나 청나라 또는 명나라 때의 중국을 생각하고 주나라 시대의 중국을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원나라가 중국 역사에요? 몽골 역사지... 송나라는? 맨날 돈벌어다가 요나라 금나라에 세폐바치기 바빴어요. 그러다 망했고... 주나라 시대의 중국은 오호십육국시대 만큼 혼란스럽지 않았겠지만 곳곳에 중국 기준으로 이민족들이 흩어져 살던 지역으로 봐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기자가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해서 산 넘고 물 건너 한반도까지 왔을까요? 태행산맥도 넘고 백두산도 넘고? 백두산의 높이가 지금은 2750여미터지만 940년경 백두산 화산폭발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기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성호사설 첫번째 글이 기자동래설에 관한 내용이라니 의외네요. 주나라가 별자리를 따라 전국을 28방으로 나누었다고 하는데, 그리하여 기나 미가 우리나라 방향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일본도 기나 미 방향이고 칠레 남쪽이나 아르헨티나 남쪽도 기나 미 방향일 수 있지요. 우리나라는 교화를 받았는데 만주나 일본은 교화를 받지 못했다? 뭐 그런 뜻인지...
공자나 맹자에 적힌 기록만 봐도 기원전 400여년까지 당시의 중국 땅에서는 은나라의 영향력이 상당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유학(儒學)의 조종이랄 수 있는 공자가
주나라의 예를 따르겠다
고 했습니다. 주나라가 건국된지 700여년이 지났는데도 은나라의 예가 계속 행해지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망한지 600~ 700여년이 되었는데도 동이족의 나라인 은나라의 예가 계속 행해진 까닭은 뭘까요? 은나라가 망했다고 하지만 유민들은 계속 살았을 것이고 기자가 갔다는 조선도 그럼 대략 감이 잡힐 듯하네요. 기원전 1100년 경에 기자를 조선에 봉했단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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