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 천자문 열여섯번째 구입니다. 소 발굽을 불에 지져서 난 흔적으로 길흉을 점쳤다네요.
牛蹄燒痕 吉凶兆卜
사실은 고대 우리 민족의 점복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갑골이라고 해서 중국에서는 거북 껍질과 소의 어깨뼈 등에 역시 불을 질러서 갈라졌는지 아닌지 등으로 길흉을 점쳤다고 합니다. 극히 소량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갑골과 글자도 있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어쨌거나 갑골로 점을 치다가 주역이 보편화 되었는지 갈대로 점을 치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갑골문 덕분에 전설로 여기던 은나라 역사가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답니다.
미국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자 곳곳에서 걱정하는 내용들이 경제나 투자관련 영상에서 나왔었습니다. 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올랐다 떨어졌다 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트렌드를 형성하지 않겠습니까. 가령,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전에는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며 전세값이며 마구 오르더니 미국이 기준금리를 4.75%까지 올리자 요즘은 집값 오른다는 말은 잘 안들리기도 하고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점을 치거나 신탁을 하거나 했나 본데, 어쩌다 주역 계사전 1장은 읽어 봤거든요. 거기에 길흉(吉凶)에 대해서 나오던데, 흉(凶)이라는 것이 "시절 변하는 것을 모른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즉, "트렌드를 모른다"고 해야 될까? 동물이나 식물은 계절이 변할 때마다 희안하게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맻고 낙엽이 지거나 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어기는 법이 없습니다. 동물 역시 그렇지요. 털갈이 하는 놈들은 털갈이 하고 겨울잠 자는 동물은 겨울잠 잘 준비를 하면서 살이 통통하게 찌기도 하고요. 다만, 사람은 그런 변화를 잘 모르게 되었다고 할까요? 물론 전혀 모른다는 그런 뜻은 아닙니다. 사람들도 농부나 어부 등 계절의 변화에 따라 여러 준비를 하기도 하고 뭐 그럴테니까요. 그러나, 시절이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과학이나 기술도 많이 발달해서 전문화 되는 바람에 계절의 변화 등에 주의를 기울이기 보다는 금리나 환율, 전세값, 가스값 등등에 더욱 주의를 많이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절 모르게 되는 경우가 예전보다 잦을 수도 있을까요?
어쩌면 요즘 사람들에게 거북껍질이나 소의 어깨뼈, 발굽 등은 금리나 환율 등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미국 FOMC 회의 기간이나 우리나라 한국은행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날을 전후로 연준이나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인지 내릴 것인지 점을 치는 그런 내용이 많이 보도되고 그러지 않습니까. 점을 잘 친 전문가(?)들은 역시나 내 점(占)이 맞았다면서 어깨 한 번 으쓱하고, 그렇지 못한 전문가는 "이번에는 내 점이 맞지 않았지만, 아마 이러저러해서 그럴 것"이라며 천기(天機)를 헤아리기도 하지요. ㅋ
미중갈등이 50년을 갈 수도 있다고 말씀하는 전문가가 있었습니다. 미중갈등 50년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을 이해해보려니 저처럼 무지하고 무식한 인간은 자세하게는 모르겠고, 그 전문가 말씀처럼 진짜로 미중갈등이 50년을 가게 된다면 살기가 지금보다 더 팍팍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점들 쳐 보세요. 용한 무당 찾지 마시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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