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원문/일본서기

일본서기를 외우는 사람이 있을까?

참그놈 2023. 3. 27. 16:51

뜬금없이 "일본서기를 외우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덕일 역사TV를 보다 보면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또는 중국의 역사서를 일본서기와 비교하며 설명해주는 것이 몇 개 있습니다. 이덕일 역사TV를 보다가 그런 영상을 만나면 인터넷에서 구한 일본서기 원문 파일을 열어보고 그러는데, 다른 포스트에도 썼지만, 이건 거의 정신병 수준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이는 일본서기라는 책 자체가 인터넷에서 구한 파일처럼 적혀있다고 할 때 그렇습니다. ㅡ,.ㅡ

 

아래 스크린샷 보시면 매 단락마다, 일본서기무슨천황몇년 일본서기무슨천황몇년 일본서기무슨천황몇년 일본서기무슨천황몇년 일본서기무슨천황몇년 일본서기무슨천황몇년 일본서기무슨천황몇년... 이라는 내용이 반복되어 있습니다. 참 환장하겠습니다. 종이에 적힌 일본서기 마저 아래와 같이 적혀있다면 보고 싶다가도 확 찢어버리고 싶어질 듯합니다. 일본서기를 인터넷에 업로든 한 분이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일본서기 입력하다 허파뒤집히지 않았으려나요?

 

 

 

비단 "일본서기 권00 무슨천황"이라는 구 외에도 날짜도 반복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四月丁酉《十七》◆夏四月辛巳朔丁酉.

 

라고 적힌 것에 날짜가 반복 기록되어 있는 것 보이시지요? 매 기사마다 저런 식으로 기록이 되어 있는데, 뭣도 모르는 서민이 봤을 때, 일본서기는 일본 왕들과 날짜에 광적이다 싶을 정도로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만큼 근거가 희박한 사람들이었고 날짜조차 정확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생각되기도 하네요. 원래부터 일본서기라는 책이 위와 같이 적혔는지, 아니면 후대에 누군가 편집을 하면서 그렇게 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작금의 일본 상황은 모르겠지만, 예전 일본에는 그 만큼 문사(文士)의 전통이나 습속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가 힘들었다는 것으로도 이해가 됩니다.

 

영국과 함께 세계에서 사전을 편찬하는 나라입니다. 일본이... 그래서 그런 부분을 부럽다고 해야 할지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는데, 인터넷에서 구한 일본서기 적혀 있는 편집상황을 제정신 가지고는 못쓸 책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동양 사상은 덕이 크면 "내 이름을 외우고 다녀라!"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다 기억합니다. 아닙니까? 삼성이나 현대 또는 기타 창업주들이 내가 나다! 라면서 다닙니까. 그러나 우리는 정주영이나 이병철 회장을 기억합니다. 정주영이나 이병철 회장이 나날이 명함 수억 장을 찍어서 직원들 시켜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했겠습니까? 아니잖아요. 종이에 적힌 일본서기의 편집 형태가 인터넷에 유포된 일본서기와 동일한 형태로 인쇄되어 있다면... 쓰다가도 욕나온다. 젠장... ㅡ,.ㅡ

 

자기 나라 왕들을 개나발이라고 쓰는 역사책이 세상에 어딨나?

개나발개나발개나발....

 

아래는 신라본기 초반부분입니다.

 

時人謂之二聖

 

당시를 살던 사람들이 혁거세와 알영 두 분을 이성(二聖)이라 하였다.

 

덕이 크고 어질고 뭐 그러면 내가 왕이야 내가 왕이야 내가 왕이야 내가 그 왕이야 내가 바로 그 왕이야 내가 바로 그 씨부랑탕 왕이야 라고 안합니다. 사람들이 알지요. 아마 일본서기에는 그런 구절은 없을 것이고만요, 다 안읽어봤지만... 허구헌날 고구려 백제 신라가 조공했다는 그런 이야기만 있다고 하는 것 같던데, 이는 그 만큼 일본이 아시아에서 존재감이 없었다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가령,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이 중국에 조공했다는 기사가 유독 자주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내용들이 원래는 없었는데, 시대가 흐르면서 중국의 사신들이 내왕하는 중에 중국 역사서 가져다 대고는 "중국에 조공했다는 기사 넣어라 "식으로 압력이 있었답니다. 그런 사실을 감안하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아시아와 거의 아무런 교류가 없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지요. 단락마다 천황천황천황...  하긴 항해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이므로 중국 사신들이 일본을 자주 들르거나 하지 않았을 것이기도 하고 그러니 역사서를 위 스크린샷처럼 기록했는지도 모르지요. 중국에서도 임금을 황제(皇帝)라고 하는데, 웬 변두리 듣보잡이 천황(天皇)이라고 단락마다 미친년 오줌누듯 써갈겨 놨으니...  일본서기 원문보다가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 원문 보니까 숨통이 트이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