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삼신오제본기를 읽어 보시면 하백(河伯)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사해(四海)의 장(長)이 되라는 그런 내용도 나오는데, 통상 우리는 해(海)자를 어느 때부터 바다(The Sea)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문헌에서 해(海)는 현재 통용되는 바다(The Sea)라는 뜻으로 쓰이지 않는 많은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가령, 중국 청해서 - 황하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 - 부근에 해(海)자를 담고 있는 지명이 많이 산재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과 관련해서 사해동포(四海同胞)라고 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아시다시피 중국의 북쪽이나 서쪽에는 바다(海)가 없습니다. 곤륜산맥, 천사산맥, 타클라마칸 사막, 고비 사막 등으로 되어 있지요.
물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인류의 4대 문명이라는 것이 모두 강가에서 발원했지요. 황하, 나일,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갠지즈 인더스 등등... 생존과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물이 풍부하게 흐르는 곳에는 사람이든 가축이든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즉, 고문헌에 나타나는 해(海)는 현재의 바다(The Sea)라는 뜻이 아니라, 물가,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여살던 지역이라는 그런 뜻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당장 우리나라 고대 역사만 봐도 강(江)이라는 글자가 잘 안쓰입니다. 강(江)이라는 글자가 옛날에는 양자강만을 뜻하는 글자였거든요. 그냥 수(水)라고 했습니다. 살수, 패수, 마자수, 압록수, 아리수 등등... 그러다, 문명이나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구도 늘고 뭐 그러면서 사물을 일반화하고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강(江)을 양자강만 뜻하는 글자가 아니라 모든 강(River)을 통칭하는 글자로 쓰게 되었겠지요. 해(海) 역시 고대에는 물이 있어서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뜻하는 글자로 쓰이다가 마찬가지 이유로 바다(The Sea)를 뜻하는 글자로 근현대에 정착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강(江)이 고대에 양자강을 뜻하는 단독 글자였듯이 하(河)는 황하를 뜻하는 글이기도 했습니다. 공무도하가 라는 고대시가가 있는데, 거기 나오는 하(河)가 그냥 물일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한문으로 된 고전을 읽어보려 애쓰신 분들은 물마다 각각 이름이 있는 것을 아실 겁니다. 사수, 위수, 제수, 한수 등등... 거기서 수(水)라는 빼버리면 사, 위, 제, 한 등등이 되지요. 고대에는 어떤 사물이나 지형을 그때가지는 일반화하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할 것입니다.
가령, 학용품 이라는 말에는 문방사우라고 해서 붓 벼루 종이 먹 등이 포함되겠지만, 붓도 일반적인 말일 때는 여우털 붓, 족제비 털 붓, 닭꽁지 붓 등등 구체적인 사물들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종이나 먹, 벼루 등도 마찬가지잖겠습니까. 한지, 화지, 이종이 저종이 두꺼운 종이 얇은 종이 색종이 흰종이 등등...
어느 때부터 강(江)이라는 글자가 이 세상의 모든 강(River)를 총칭하는 글자로 쓰였는지 그런 것은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요즘은 어떤 강의 구체적인 이름을 모를때, 우리는 그냥 강(江)이라고 하면 그냥 A River라고 알아 듣습니다. 그러나, 고대에는 강(江)이라고 하면 오직 양자강만을 뜻했다는 것... 해(海)는 그런 관점에서 어떤 지역을 가리키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해(海)라는 글자가 고대에 The Sea만을 뜻한 것이 아니라는 이해는 되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광개토호태왕비문의 신묘년 기사도 대한해협이 아닐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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