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록

참새, 묻어주다.

참그놈 2020. 5. 23. 22:16

산에 갔다가 집에 왔는데 마당에 참새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크기를 보아서는 새끼 참새였는데 죽었네요.

혹시 어제 본 참새였나? 싶은 생각도 합니다.

 

저희 집은 일반 주택이고 기와집입니다. 아침에는 참새들 소리가 들리고 저녁 이후에는 지붕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간혹 떨어지는 새끼 참새들이 있는데 애완동물을 키워 본 적이 없어서인지 참 난감합니다. 이틀 전에도 마당에 떨어져 있는 참새 새끼를 보았습니다. 부리에 노란 부분이 남아 있었는데 날지는 못해도 날개짓은 하는... 그래서 잡아다가 지붕으로 올려 주려 가급적 높이를 높여서 지붕으로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저희 집 지붕으로 올라가지 않고 옆집으로 날개짓을 하더군요. 그래서 생사는 모르겠습니다. ㅡㅡ

 

어제도 저희 집 담 벼락에 참새 두 마리가 앉았는데, 한 마리는 다 큰 참새였고 다른 한 마리는 체구도 작았지만 입가에 노란 부분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제 막 둥지를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담배를 피우느라 서 있을 때는 다 큰 참새는 그냥 날아갔지만 갓 둥지를 나온 참새는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금방 날개짓을 하더군요. 아무래도 어린 참새여서 그런지 동작은 빨랐지만 위로 나는 것이 아니라 수평으로 날았습니다.

 

마당에 죽어 있는 참새를 보니 어제 저를 보고 도망 간 어린 참새와 체구가 비슷해 보였습니다. ㅡㅡ?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는데 어쩌다 죽었는 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주택이라 마당이 있어서 한쪽에 묻어주었습니다.

 

묻어주려니 손으로 죽은 참새를 집어들어야 했는데, 눈을 뜨고 죽어 있었고 눈이 하얗게 변해 있었습니다. 살아있는 참새들 눈은 까맣거든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