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산에 다니는데 몇일 전 비가 온다고 해서 서울에 갔었습니다. 누이들도 서울에 살고 동생도 서울에 삽니다. 동생이 서울로 이사한 지 3개월 정도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이사도 도와주지 못하고 집들이도 하지 못했습니다. 비가 온다니 산에는 못 갈 것 같고 동생 이사한 곳을 가보자 해서 서울에 갔었습니다.
제가 시간이 난답시고 무작정 간 것인데, 제 스케쥴과 달리 동생의 일정이 맞아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 남는 시간 들렀던 곳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입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서 걷다가 걷다가 서울로를 가보자 해서 갔었습니다. 서울로는 1970년 8월 15일에 개통했다고 합니다. 사실 서울로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제게는 서울로와 관련한 어릴 적 기억이 하나 있어서 찾아 갔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서울로에서 찍은 서울역 사진입니다. 옛날 역과 요즘 역이 함께 나와 있네요.
제가 다섯살 무렵 서울 만리동에서 살았습니다. 그때 저희 집에 세들어 살고 있던 분들이 이사를 했습니다. 그 집에는 저와 동갑내기인 아이가 있었는데 편의상 친구라고 하겠습니다. 이사를 가고 나서 얼마 후 그 친구의 삼촌이 찾아왔습니다. 친삼촌인지 외삼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처럼 통신이 발달한 시절이 아니므로 한 번 들렀던 기억을 따라 왔겠지요.
하지만 이사를 간 까닭으로 그 친구의 삼촌은 난감해 했지요. 그날은 비가 아주 많이 왔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사 간 그 집에 따라갔다 왔기 때문에 이사간 집의 위치를 알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그 친구의 삼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길안내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2020년)은 그 집이 어디쯤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에는 만리동에서 서울로를 건너가야 그 곳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다섯살 어린 아이에게는 결코 가까운 길이 아니었으므로 길을 가면서도 그 친구의 삼촌은 "이 길이 맞느냐?"며 제게 몇 번 되묻기도 했고 그냥 집으로 가자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섯살짜리에게는 길은 꽤 멀었고 비는 너무 많이 오던 날이었거든요.
어쨌거나 저는 길 안내를 무사히 마칩니다. 그리고 집으로 되돌아 온 것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시 걸어서 왔는지 아니면 차를 타고 왔는지...제가 기억하는 것은 길 안내를 끝내고 그 친구의 부모님이 집에 가지 말고 그냥 같이 살자고 해서 제가 울었던 기억은 납니다. ^^
제가 다섯살 무렵이면 1973년 정도일텐데, 당시 기억으로 비가 많이 와서인지 다니는 차량도 많지 않았습니다. 거의 50년 전에 걸어서 건넜던 다리(서울로)를 다시 걸어보았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만리동 제가 살던 곳까지 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거의 50년 전에 살던 곳인데, 제가 살던 만리동 집은 이제 없지만 터는 아직 남아 있고 새로 집을 지었더군요) 아직까지 그 집이 기억에 남아 있는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 외에 만리동에서의 기억은 몇 가지 더 있기도 합니다.)
다섯살 무렵에 제가 서울로를 걸어 지나갈 때는 비가 많이 왔었는데 50여년 후에는 상당히 화창한 날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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