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박기봉 역 삼국연의(12권 세트)를 구입했습니다. 통상 "삼국지"라고 하지요. 제가 구입한 삼국연의는 비봉출판사에서 나온 박기봉 역 삼국연의인데, 책을 구입하려고 목록을 보니 이문열 삼국지도 개정판이 나와 있고 황석영 삼국지도 나와 있고 그러네요. 해서 삼국지 번역본이 몇 가지나 있나 싶어 검색을 해 봤더니 생각 이상으로 아주 많네요.
고우영 삼국지 (만화 : 오래 전에 봤는데 재밌습니다^^ 추천.)
김구용 삼국지 (어떤 분인지 모릅니다)
김길형 삼국지 10권 (어떤 분인지 모릅니다)
김동리 삼국지 세트 (김동리도 삼국지 번역을 했나? 싶은 번역본입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검색이 되지만 제가 성장하던 시기에는 인터넷이 없었던지라 김동리가 삼국지를 번역했는지 자체를 몰랐습니다)
김홍신 삼국지 (서점에서 본 적은 있지만 읽어 보지는 못했습니다)
박종화(월탄) 삼국지 10권( 제가 읽은 것은 6권짜리입니다. 고(故) 김종필 의원이 추천사를 썼습니다)
이희재 삼국지 10권(이희재라는 분이 누군지 모릅니다?)
장정일 삼국지 (장정일님도 삼국지를 번역했는지는 몰랐습니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길안. 이 포스트를 쓰면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어쩌면 장정일 작가님은 삼국지를 번역하면서 길안에 들었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
태사룡의 꺼꾸로 보는 삼국지 10권(태사룡이라는 분 누군지 모릅니다)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요시카와 에이지는 박기봉 역 삼국연의에도 인용되는 이름입니다. 박기봉님이 서문에 어렸을 때, 요시카와 에지이 삼국지를 봤다. 이러쿵 저러쿵... 왁자지껄.... 요시카와 에이지의 번역이 올바른 것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뭐 그런 말씀을 하신 듯한데, 정작 저는 박기봉님의 번역하신 어떤 일부... "남의 신하 남의 자식" 이라는 박기봉님 번역을 보고 요시카와 에이지의 번역에서 아직까지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요시카와 에이지 번역본 삼국연의를 읽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 해방 후 50년 이상이 흘렀음에도 - 사서오경 번역에서 人之子를 "남의 자식"이라고 번역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령, 모 출판사, 예기를 읽어 보게답시고 책을 펴고 옥편과 자전을 뒤적였는데, 인지자를 남의 자식된 도리?................ 흐흠?.............이게?.......... 응?........... 대학에서 주자는 가(家)를 제일 중시했고 조선의 유자들은 왜 가(家)이냐?가 의문이었는데, 정작 人之子를 번역하는 부분에서는 "남의 자식된 도리"를 말하니...누가 요즘 예기를 읽겠습니까. ㅡㅡ 저 역시도 예기 다 못봤어요. 왕제편까지 읽었나... 제가 생각해 봐도 미쳤지 전공도 아니고... 무슨 지랄병한다고...
어쨌거나 삼국지 또는 삼국연의는 위 번역본들 외에도 더 있습니다. 만화로 된 것도 있고 삼국지를 통해 영어나 일본어를 배울 수 있는 대역본도 있고 워낙 종류가 많아서 다 적을 수도 없네요.
삼국연의 번역본이 저렇게 많으리라고 생각도 못했지만, 삼국연의를 새로 구입한 것은 한문 원문이 포함되어 있어서였습니다. 한문 원문을 웹상에서 검색하면 구할 수 있기는 하지만 혼자서 옥편이나 자전 뒤져가며 보려고 한다면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겁니다. 정확하게 읽고 있는 지도 알 수 없고요.
살다보니 저도 삼국지를 대여섯번은 읽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입에 침 튀겨가며 삼국지를 읽어야 한다고 추천한 적은 없습니다. 삼국지를 읽긴 읽되 책 속에 있는 글자만 읽었지 그 숨은 뜻은 읽지 못한 것이나 진배없다는 말이 될 겁니다. 이번에 박기봉 역 삼국지를 새로 구입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도 뭔가 보이기를 바라면서.... ㅡㅡ;
한문을 껄끄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저 역시 한문을 잘 알아서 박기봉 삼국연의를 구입한 것은 아닙니다. 한문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구입의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책 한 질이면 한문 공부와 함께 적어도 3년은 놀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나마 몸이 나아서 일을 다시 다니기 시작하면 읽는데 5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어쨌건 원문이 있는 번역본이라면 원문을 읽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중국에 4대기서 또는 6대기서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중에 원문이 포함되어서 출간된 것은 박기봉 역 삼국연의 뿐입니다. 나머지 5대기서들도 모두 원문과 함께 번역 출간되면 좋겠습니다. 특혀 금병매는 꼭 원문과 함께 완역 출간되길 바랍니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사마천 사기의 새 번역본이 출간된다고 합니다. 사기에 대해서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된 것인데 서러워서 눈물이 흐르려고 하더군요. 반만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대한민국에 대대로 전하는 전적이... 그만 쓰겠습니다.
삼국연의 원문을 구입한 까닭이 사실은 삼국연의로 한문공부를 하고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역사서적을 한 문장만이라도 원문으로 읽어보려는 마음 때문입니다. 헌데, 최근 삼국사기 원문 볼 수 있는 곳을 검색했더니 도무지 안나오네요. 예전에 소개해 놓은 블로그 등의 링크를 따라가면 Error 404... 같은 화면만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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