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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봉 삼국연의 번역 의문?

참그놈 2020. 9. 7. 18:10

박기봉 삼국연의를 읽다 번역이 이상하다?고 느낀 부분을 적습니다. 저는 한문에 대해서는 초보자이며 삼국연의를 다 읽은 것이 아닙니다. 그나마 박기봉님이 번역하신 번역문을 따라 읽는 수준입니다. 그러므로 박기봉 역 삼국연의의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제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웹상의 노트처럼 활용하려는 것이며, 다 읽게 되면 박기봉 님께 문의도 드릴 예정입니다. 적어도 3년 정도는 이어질 포스트라는 뜻이지요.

 

삼국연의 9권 P16.

而宋····隋,梁····周 俱不得與焉耳.

송제양진수량당진한주 등 전후 5대의 여러 나라들은... (번역 1권 P. 46)

 

제가 인터넷에서 구한 원문은 밑줄처럼 구분이 되어 있는데 박기봉역 삼국연의 원문에는 모두 가웃뎃 점이 찍혀 있습니다. 그 중에 梁이 중복됩니다. 번역에 "전후 5대"라고 하였으므로 구분이 되기는 하겠지만 혼란스러울 수 있어 보입니다. 중국 역사를 자세히 알지 못하므로 저 역시 읽다가 이 왜 두 개지?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삼국연의 9권. P17.

仍是為臣為子之用心

이는 남의 신하된 자남의 자식된 자가 지녀야 하는 마음가짐이었다. (번역은 1권 P50)

 

읽다가도 이해할 수 없는 번역으로 생각합니다. 남의 신하...? 남의 자식...?

예전에 예기(禮記)를 읽으려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끝까지 읽지 못했지만, 제가 보던 해설의 곡례나 단궁 편에 "人之子.. " 부분을 제가 보는 책의 곳에서 "남의 자식된 자"라고 번역하고 있었습니다. 읽으면서도 생각이 든 게 예기라는 책을 남의 자식이 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인가? 였습니다. 나중에 다른 해설서를 보니까 "사람의 자식이라면" 이라고 번역을 했더군요. 그 번역을 보고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人은 3인칭으로 남을 뜻하기도 하지만,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번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기봉 역 삼국연의 원문에는 人자가 포함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한문에 익숙치 않고 가르쳐 줄 사람도 주변에 없는지라 저렇게 번역하는 것이 맞는 건가? 하는 아리송함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박기봉역 삼국연의 한문본을 어쩌도 보니 한 번은 읽었습니다. 그 와중에 남의 신하 라는 번역을 몇 번 더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삼국연의를 읽으면서 "남의 신하"라는 3인칭 시점의 번역이 왜 나왔는지 나름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건, 위촉오 삼국이라는 분열 상태를 전제하기 때문이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20년 넘게 가지고 있던 의문 중 하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아무리 분열 상태를 전제한다고 하더라도 人之子를 남의 아들로 번역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세월이 달라지기는 하였지요. 왕조시대에는 모든 것이 왕의 소유였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성장하면서 기업이 국경을 넘어 활동을 합니다. 다국적기업이라고 하지요. 모든 것이 왕의 소유이던 시기를 지나 이젠 기업이 국가 경제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그런 기업을 누구는 XX왕국, 00왕국 이러면서 비유하기도 합니다.

 

뭐 어쨌거나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사서나 오경은 한문 원전을 해석하는 기초가 되는 전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예(禮)가 그런 것으로 압니다. 人之子를 남의 아들 이라고 번역한다면... 글쎄 뭐라고 써야 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