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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군대는 막장인가? (신인균의 국방TV를 보고)

참그놈 2020. 9. 9. 20:36

유튜브 채널 중에 신인균의 국방TV 가 있습니다. 예전에 윤의철 제 7군단장의 보임 해제 청원이 제기된 적이 있지요? 그 사건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군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8월 방송이네요.

 

www.youtube.com/watch?v=k1l3aPM3nR0

방송을 보시면 한국군의 현재 상태(2019년 8월)가 막장 당나라 군대 상태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군의 상태가 막장 당나라 군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신인균 국방TV의 주장처럼 윤의철 제 7군단장이 매우 훌륭한 지휘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사단장 시절 솔선수범하여 알통구보와 완전군장 구보, 방독면 착용 구보 등등도 직접 하셨다고 하니 그런 지휘관을 보임해직 해야 한다는 청원이 있었다는 것이 의외입니다. 예하 지휘관이나 병사들에게 훈련을 시키기만 하고 윤의철 사단장 자신은 훈련에서 빠지는 것과는 천양지차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쌍팔년도(88)식 훈련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윤의철 제 7군단장의 문제라기 보다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휘관은 훌륭한데 그 예하 간부들과 장병들이 막장일 수는 없으니까요.

 

현재 대한민국의 주적을 북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북한은 군사력 측면에서 열등합니다.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무기가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단기간에 북한에 화력을 집중한다고 해서 북한을 완전 무장해제 시킬 수 있을까요? 만약이지만 전쟁이 발발하여 전쟁 초기에 대규모 화력으로 북한군 상당수를 저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남한 사회에 진입하는 북한군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요? 또, 북한에 집중되는 화력은 그 목적이 북한군의 무장해제를 위한 것인가요? 아니면 북한 군인 및 주민들까지 살상하는 것인가요?

 

남한에서 북한군이 어떤 훈련을 받고 있는지 간부들이나 장병들이 잘 알고 있나요? 저는 군인이 아니므로 알지 못합니다. 북한에도 장성들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북한은 전군의 간부화 정책으로 지휘관이 사망하는 경우 부대 구성원 중 누구나가 새로운 지휘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북한에서 촬영한 영상을 우리나라 방송에서 본 적이 있는데 어린 아이들이 "... 중대장 형님들..." 이러면서 중대장들을 찬양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군편성 기준을 모르지만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하면 중대는 규모가 200명 정도의 병력인 부대입니다. 그런 규모의 부대를 통솔하는 중대장들을 찬양하는 것을 보면 북한 군은 누구나 지휘관이 될 수 있는 게릴라전 또는 유격전에 특화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남한으로 침투한 북한 군인들이 남한의 요인을 인질로 잡거나 특정 마을이나 가족을 인질로 잡는다면 남한의 대단한 화력을 북한군이 인질을 잡은 집이나 마을에 집중시킬 수 있나요? 결국 개별 전투력으로 제압해야 합니다. 오래 전에 남한에 귀순해 온 북한 군인이 방송에서 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북한 특공대 다섯명이면 남한의 사단 하나는 아작을 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20여년은 지난 것같지만, 전쟁은 반드시 대규모 병력이나 화력만으로 수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일 겁니다.

 

게릴라전이나 유격전에 특화된 북한 군인들이 남한 곳곳에 침투한다면, 열사람이 도둑 하나를 잡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도둑도 아니고 군사훈련을 받아 사람을 살상하도록 훈련받은 군인입니다. 북한 사회는 발전하지 못해 상당히 폭력적입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싸움도 폭력도 일상인 이들이 더 잘 행사하지 않겠습니까? 남한의 장병들이 훈련되지 않았다면 무슨 수로 그들을 잡을 수 있을까요? 북한군은 먹지 못해 기운이 없어! 라고 하시겠습니까? 남한에 일단 북한군이 침투했다면 식량 부분에서는 무한 보급창고나 다름없습니다. 더욱 튼튼하고 날랜 북한 군인이 되는 것이지요. ㅡㅡ

 

도둑 하나를 열 사람이 잡지 못하듯이 훈련된, 게다가 먹고도 남는 보급창고까지 보유한 북한 군인들은 누가 잡죠? 특급 장병들이면 무조건 다 잡을 수 있나요? 이런 제 생각이 또 잘못 전해져서 전군을 특급 장병화 해야 된다는 식으로 주장했다고 몰릴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윤의철 제 7군단장이 잘못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궁지에 몰려 있는 위험한 시기이니까요.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이전에도 아바, 스페샬 포스, 서든 어택 등등 수 많은 군사 게임이 있습니다. 게임 중에 총을 맞아 죽으면 금방 Respawn됩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되살아나는 겁니다. 자신이 전장(戰場)에서 죽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겁니다. 온라인 게임이 아닌 슈팅게임이라면 게임을 재시작하거나 컴퓨터를 Reset하면 됩니다. 하루에도 열 두 번도 넘게 게임을 재시작하고 컴퓨터를 Reset하면서도 자신이 죽었다는 것은 전혀 실감하지 못합니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나요?

 

온라인 게임이던 오프라인 게임이던 총이나 칼을 휘두르는 게임에는 시체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대체로 피범벅이 된 시제들이지요. 게임 중에 적의 칼을 맞거나 총을 맞아 죽었다면 피범적인 채 널부러져 있는 그 시체들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전혀 실감하지 못합니다.

 

You Died. 라는 말이 영어라서 그런지 "유다희"라는 애칭(?)은 공공연히 퍼져 있습니다. 역시 자신이 죽었다는 것은 전혀 실감하지 못합니다. "유다희"라는 "전사 통보" 뜨는 순간 자신은 죽은 귀신이 되는데, 죽었다는 생각(? - 뒈진 놈이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만)은 못하고 "오! 다희" 이러면서 몇 번이고 몇 십번이고 ㅋㅋ 거리겠지요.

 

배틀 그라운드나 아바 등의 온라인 전투 게임에서 게임 중 10회 정도 사망하면 "메일로 전사자 통보를 보내거나", 게임머니를 일정기간 - 사흘? 너무 긴가? 3시간? -  동결하는 방법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으로 실제 편지지에 보내면 그걸 받고 부모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이니 그건 곤란하고.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쓰는 돈인데, 현실이건 게임이건 죽은 사람에게 돈이 무슨 필요가 있겠어요? 게임회사도 먹고 살아야 하고 게이머들도 게임을 계속 해야 하기도 하니까.

 

훈련은 적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병들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것일 겁니다. 죽지 않아야 가족과 이웃 그리고 국가를 지킬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훈련은 힘들 겁니다. 맨 몸에 한여름 뙤약볕만 받아도 땀이 뻘뻘나고 한겨울에 옷을 몇 겹으로 껴입어도 몸이 오그라드는데, 군장을 지고 걸어야 하고 뛰어야 하니까. 얼마나 숨이 차고 힘들겠습니까. 그러나 죽으면 그런 고통도 느끼지 못합니다. 훈련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그건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뜻입니다.

 

만약이지만 북한과의 전쟁에서 남한이 패하면 북한 군인들이 "마음의 편지"를 쓰라고 할까요? 마편(마음의 편지)은 아편보다 훨씬 더 무섭다고 하더군요. 펜검술을 휘두를 수 있을까요? 드래곤볼을 모을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으로 여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을까요? 게임은?

 

썅간나새끼! 뭐라고 짖나!

 

이러면서 개머리판 날아오지 않을까요?

 

전쟁에서 패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장병들에게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의 장비가 워낙 현대화되어서 새벽별 보며 협동농장에 나가 밤늦도록 삽질을 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에서 승리한(?) 북한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출신성분이 위대한 김일성 주체사상(?)에 대한 반동분자인 부르조아 지주나 자본가의 밑바닥 계급이고 보면 진짜로 개돼지 취급을 받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 때나 두들겨 패도 되고 심심하면 총으로 쏴죽여도 되는...

 

요즘은 개고기를 파는 식당이 많이 줄었지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식당에 가서 개고기를 사 먹는 것이 아니라 동네 남자들 몇 명이 한적한 곳으로 개를 끌고 가서 몽둥이로 죽을 때까지 패대기 친 다음에 불에 굽고 된장을 바르는 그런 광경을 종종 보았습니다. 북한과의 전쟁에서 패하면 남조선 인민들 대부분이 그런 개꼴이 되는 것이지요. - 이런 발언을 한다고 해서 또 현재의 정부를 공격하는 빌미가 되는 것도 전혀 원하지 않습니다. 고(故) 노무현 정부때부터 실질적인 국방력 강화는 민주당 정부에서 이룩한 성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마편(마음의 편지)이나 펜검술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 군이 막장에 도달했다(?)는 비판은 무조건 수용할 수 없습니다. 장병들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이전에 그들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청소년, 즉 아이들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이상을 졸업해야 군대에 가지요? 고등학교 졸업한 후 10년이나 20년쯤 지나서 군대가지 않잖아요.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배웁니다. 어른들이 그렇게 행동하고 있으므로 장병들 역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