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포르노(야동)대한 단상" 이라고 적어야 할지 또는 "야동(포르노)에 대한 단상"이라고 해야 할지 잠깐 고민하다 제목처럼 썼습니다. Porno라는 말의 어원도 뜻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야동이라는 말은 우리식 정서에 따라 붙여진 별칭이므로 포르노 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15살에 처음으로 포르노 영상을 봤습니다.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가네요. 충격이라기보다는 신기(?)했습니다. 학교에 서양 도색잡지의 일부를 가져오는 친구들(?)이 종종 있기는 했지만,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게되는 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플레이보이나 펜트하우스도 귀하던 시절입니다. 학교에 가져온 모종의 서구 도색잡지들이 플레이보이나 펜트하우스 같은 나름 Quality(퀄리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쌩 거시기였지요. 그런 정지 화면을 찍은 것만 보다가 움직이는 어떤 것을 보았을 때...
종이로 보던 도색잡지 속의 내용과 영상으로 보이는 것의 차이는 너무나 확연히 달랐는데, 그 영상 속에서 남녀 주인공(?)들이 행위한다는 것 때문인지, 15살 어린 나이에 저 선진국 나라 사람들이 왜 저런 영상을 찍었는가? 가 제겐 의문이었고 그 의문은 10년이 지나서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본 영상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영어로 말하는 사람들이었으므로 저는 어린 마음에 미국에서는 모두가 다 저렇게 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성에 대해서 모를 때이므로 한편 뭔가가 쏠리기도 했지만, 또 한편 왜? 저 선진국 나라에서, 저 선진국 나라 사람들이 왜 저런 영상을 만드는가? 하고 괴이하게 생각을 했었지요.
일일이 제목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살아오면서 저는 꽤 많은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 까닭인지 개봉관에 영화를 보러 가서도 영화 중간에 대강의 스토리가 파악이 되어서 이러이러하게 진행이 될 것이다 라고 짐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제 예상은 비교적 들어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적인 영화지식은 없지만 그럼에도 영화라는 어떤 형식에 나름 익숙한 면이 제게는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15살 제가 처음 포르노 영상을 본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는 갖가지 영상들이 파급(?)이 되어 가고 있었는데, 단지 정치화상을 찍은 도색잡지만을 보았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일 - 왜 저런 영상이 만들어지나 같은 - 을 영상의 형태로 보았다는 것 때문인지, 철없는 아이에게 덜컥 뭔가가 씌어진 - 왜 저런 걸 만드나, 왜? 왜에에~ - 것처럼 된 것이지요. 스토리나 주제가 있는 주말의 명화나 명화극장 또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보는 보편적인 영화와는 달랐으니까요.
10여년이 흘러 20대 중반(후반?)이 되었습니다. 애나벨 청 스토리라는 영상을 보게 됩니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 본 것인데, 충격이었습니다. 여자 한 명이 250명의 남자와 Fuck하는 과정을 찍은 영상이고, 주인공 에나벨 청과의 인터뷰 장면 역시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한 남자와 10시간 동안 하는 것과 250명과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뭐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하는 것 같았는데, 제가 더욱 충격을 받은 것은 애나벨 청이라는 여성이 250명과 성행위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영국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한 재원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옥스포드 대학, 이름만으로도 세계의 명문인 대학인데, 영상을 보면서도 황당했고, 왜? 라는 물음표를 저 자신에게 숱하게 던졌습니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허무를 본 것인가? 아니면 한 없는 공허함에 빠진 것인가? 뭐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허무나 공허함을 알 때냐면... 글쎄 그게... 조금 우스웠던 것은, 에나벨 청이 250명과 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어떤 미국 여성 성인영화 배우가 자기는 300명과도 할 수 있다며 나섰다는 것입니다. ㅡ,.ㅡ 그 여성의 후면으로 접근하는 남자에게 Stupid! 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나네요.
살색 가능한 영상을 보게 되면 머릿 속에서 성행위와 상관없는 다른 생각을 하더라도 몸 한쪽은 쏠리는 것이 보통인데, 에나벨 청 스토리를 볼 때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보다는 저게 어떤 상황이냐? 옥스포드를 나와서 왜 갑자기? 할머니와 함께 산다고 했나? 그런데 정작 할머니는 손녀가 성인 영화 업계에서 종사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미 20여년이 지났고 비디오 대여점도 이제는 없으므로 요즘에도 해당 영상이 대여나 판매가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애나벨 청 스토리에는 주인공 에나벨 청 외에 남자 하나가 또 나오는데(20년도 넘은 것이라 기억이 온전치 못합니다...) 미국에서 매춘을 하면 불법이지만 포르노를 찍는 것은 합법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라는 발언을 합니다. "표현의 자유?" 15살 어린 나이에 포르노 영상을 보고 "저 사람들이 왜 저렇게 살고 왜 저런 영상을 찍느냐?"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지만, 10년 세월이 흘러 그것이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보장을 받는 일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던 때입니다. 15살 처음 포르노 영상을 보고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가 10여년이 지나서 보게 된 "에나벨 청 스토리"이지만 "살색만 가득한 영상이 무엇인가를 표현한 것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로 여겨졌습니다. 그 영상을 보고 사실은 포르노 영상을 한 10000편쯤 보면 이해할 수 있게 될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
실은 에나벨 청 스토리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말을 보게 된 이후, 어쩌다 보게 되는 포르노 영상이 있으면, 저건 뭘 표현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우습지요? ㅋ 정작 더 웃기는 것은, 아으 저재녀러신고요. 같은 고문도 웬만한 것은 해설이 있어서 이해가 되는데, 살색 가득한 영상들은 도무지 해설이 없어서 뭘 표현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ㅋㅋㅋㅋ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야동에는 그냥 성행위 자체를 다루지만, 19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사이에 떠돌던 야동에는 그래도 스토리가 있는 것이 제법 있었습니다. 첩보물도 있었고, 신과 함께 처럼 저승을 배경으로 하는 것도 있었고 - 이승에서 몸을 함부로 굴린 여자가 저승에 가서 심판을 받는데, 이승에서 함부로 몸을 굴린 벌로 지옥에서 종신토록 여러 명의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것이 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성불능에 빠져 절망하고 있는 사람에게 성인용품 방물장수인 여성이 자신이 판매하던 각종 기구로 그 남자의 성불능을 치료하고 용기와 희망을 준다는 그런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 외 여러 가지 스토리들이 있었지요. 요즘처럼 성행위 자체를 퍼포먼스로 여기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편, 저는 살다보니 일본에서 건너온 포르노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아오이 소라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 같은데, 아오이 소라조차 저는 "뷰티 인사이드(Beauty Inside)"라는 영화에서 그 이름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 일본 AV배우들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아 시미켄? 도 있긴 하네요. 시미켄은 우리나라 네이버인가? 어느 포탈에 광고 막대를 보고 알았습니다.
제가 일본 포르노를 보지 않게 된 것은 80년대는 우리나라에 포르노 영상들이 막 번지기 시작하던 때였는데, 80년대에는 사실 포르노 영상을 보는 것이 쉽지 않았던 때입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CDrom이 보급이 되면서 그나마 좀 더 대중화(?) 되었다고 해야할까요? 그러나 당시 일본에서 제작된 영상들은 영상 속 여배우가 제작진들로부터 어떤 강요나 협박을 받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본 영상은 아예 안보게 되었지요. 몰입감은 고사하고 왠지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지금도 혹시 포르노 영상을 많이 보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ㅡ,.ㅡ
"이번에는 기필고 보고야 말리라" 하는 심정으로 포르노 영상을 찾아다니거나 하지는 않는데, 웹(Web)이라는 것이 묘해서 영문법(English Grammar)이나 한문 고전 원문을 검색하다가도 클릭을 하면 성인 사이트에 연결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경우 과감하게 탭(tab)을 닫지요. 제가 쓰는 컴퓨터를 저 스스로 부품 사다가 조립한지라 악성코드 걸려들면 다 날려야 돼요. 그렇게 컴퓨터 날아가면 복구하던지 재설치 하는데 몇날 몇일을... ㅜㅜ 그래서 솔깃하지만 그냥 끈답니다. 그렇게 산지 10년은 되는 것 같네요. ^^;;
모 PC게임 까페에 가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하는 게임은 주로 FPS게임이었는데, 제가 가입한 까페에서는 "미연시"가 화제가 되더군요. 미연시라는 말조차 모르던 놈이 까페 글을 읽다읽다 도무지 미연시가 뭐야? 이러면서 어떤 미연시 게임을 하나 해 보게 됩니다. 그러나 도무지 이게 무슨 게임이냐? 라는 생각과 함께, 결국에는 해당 일본 게임을 한 번 해 보게 되는데, 한글 입력 시스템은 사라지고 일본어 입력 시스템만 툭 튀어나오길래 그 이후로는 아예 일본 게임은 설치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원래부터 일본 게임은 거의 하지 않기도 하고 모르기도 했지만, 그때 제 컴퓨터에 그런 오류가 생기지 않았다면, 어쩌면 저도 일본 게임과 좀 더 친숙해졌을 지도 모르긴 합니다. 제겐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제 컴퓨터가 꼬이는 것이 극도로 싫은 쪽이므로, 얄랑궂은 일본 미소녀 게임(?) 하나 해 보고는 C8C8 하면서 갖은 욕을 다 하기도 했지요. ^^;; 게임 이름은 기억 나지 않지만 제가 엔딩을 본 유일한 일본 게임이기는 합니다. 게임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어떤 남자가 어떤 여자를 들키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면 관계를 하게 된다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걸 게임이라고 한다는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제가 어린 것인지, 총이라도 쏘고 뭐 그래야 게임인지 아는...
포르노라고 해야 할지 야동이라고 해야 할지... 뭐 야동 보게 해 달라면서 청원하는 사태도 있었다고 하던데... 제가 그 나이때 우리나라에서 그런 청원을 받아주는 청원게시판도 없기도 했지만, 그런 소리를 했으면... 에궁 비오는 날 먼지나도록 맞고 한 대 더 맞을 일을... 요즘은 떳떳한(?) 국민의 권리(?)... 에공 뭐라고 해야 .....
어린 시절 포르노 영상을 보게 되어 그런 영상을 볼 때마다 몸 한쪽이 쏠렸던 것은 맞지만, 제 의식 한 구석에는 왜? 라는 의문 역시 항상 병존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끝내 모르겠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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