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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체적으로 CPU를 만들었다네요.

참그놈 2020. 12. 28. 03:03

유튜브에 2020년 12월 25일자로 올라온 영상입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CPU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놀랍네요. 그러나 중국 CPU를 소개하는 유튜버는 인텔이나 AMD보다는 성능이 떨어져서 그런지 영상 내내 웃는 모습을 보입니다. 전혀 웃을일이 아닌 것 같은데... ㅡ,.ㅡ 여러 가지 게임을 구동하면서 게임 성능이 인텔이나 AMD에 비해서 성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CPU(프로세서)는 원래 게임하는 데 쓰려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게임 영역으로까지 확장이 된 것이지요.

 

알게 모르게 다양한 CPU들이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용도에 맞게 사용됩니다.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에 최신 인텔 CPU i9-10000번대 CPU가 들어갈까요? 아니면 최신형 AMD 라이젠(Ryzen) CPU가 들어갈까요? 제가 알기로는 50년 전에 만든 8bit CPU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16bit CPU던지. 우주비행선인데도. 왜 최신 CPU 안쓰고 50년 전 CPU 쓸까요? 은행에 가면 은행마다 ATM 기계가 있습니다. 그 안에도 CPU가 하나씩 들어갑니다. 인텔 9900k 뭐 그런 거 들어갈까요? 아니면 최신 라이젠은 아니라도 2700X 정도....? 간단한 화면 표시하는데 그런 고성능 CPU 필요 없습니다. 윈도우던 리눅스던 임베디드로 운영체제 코드 대폭 축소하면 지금은 길바닥에 버려진 CPU로도 구동이 가능한 것이 ATM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ATM 기기 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성능을 요구하는 CPU가 필요없다는 뜻입니다. 짜장라면 끓여먹으려고 LG DIOS 인덕션 구입하지는 않잖아요! 기타 알게 모르게 CPU는 성능에 따라서 다양하게 쓰이지요. 인텔이나 AMD가 다나와(DANAWA)에 표시된 제품만 팔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곤란합니다. 산업용, 항공 우주용 시장에서는 50년 전에 만든 CPU도 생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구글의 기반이 된 투알라틴(Tualatin) CPU 1만개를 개당 1불에 구입했다고 하더군요. 초기 펜티엄4보다 성능이 좋았다는 펜티엄3의 전설적인 CPU인데, 일반 소비자에게는 잊혀진 CPU가 구글의 기반이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고시장에서도 거의 사라진 제품을 구글의 창업자는 사업 기반으로 삼은 것입니다.

 

CPU 작동방식에는 RISC 방식과 CISC 방식 두 종류가 있는데, 중국이 두 종류 모두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링크에 연결되는 동영상은 CISC 방식 CPU - 윈도우가 작동하는 CPU - 를 소개하고 있는데, 중국은 그 자체만으로 거대 시장이므로 그 잠재력을 생각하면, 그리고 현재 중국에서 개발한 정도의 CPU를 개발했다면 하위 용도로 사용가능한 CPU 역시 설계나 제작이 가능하다는 말이 될 겁니다. 즉, 중국에서 이번에 개발했다는 CPU는 인텔이나 AMD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어쨌거나 짜장라면을 끓이기 위한 인덕션 정도는 된다로 생각됩니다.

 

www.youtube.com/watch?v=kQUhmLV4-rs

해당 영상에 "왜 중국 CPU를 소개하냐" "백도어 있을 것 같다" "성능이 낮다" 같은 댓글도 있었지만, 아래와 같은 댓글들도 있었습니다. 블로그 주인은 댓글들 보기 전에 "무섭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소원이있어요 2일 전
중국이 진짜 무섭긴 무섭네요.. 세계적인 기업들로부터 기술 빼오는걸 빼더라도.. 
독재 정권, 막대한 인구라는 두 자원을 이용해서 강제로 소비층을 만들어 계속해서 투자할 수 있다는게... 

 

sm h 2일 전
중국이 꾸역꾸역 기술축적을 하며 따라오는게 참 무섭다 

CY C 1일 전
짭이라고 비웃기에는 섬뜩합니다

귀요미쌈닭 1일 전
와 놀라운데요... 언젠가 따라갈거같긴한데 ㄷㄷ

lim Harry 2일 전(수정됨)
와 돈 바르면 안되는게 없구나;; 격차가 나긴 한다지만 여기까지 따라왔다는거 자체가.. 

 

 

벌써 30여년 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삼성(Samsung)이 CPU를 합작해서 출시한 적이 있습니다. Alpha CPU 1Ghz 제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삼성이 만든 CPU는 RISC 방식 CPU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세계 CPU 시장은 RISC 방식과 CISC 방식의 CPU 두 종류가 경쟁을 하던 때였고, 설계방식이나 뭐 그런 면에서는 RISC 방식 CPU가 보다 차원이 좀 더 높다고 해야 하나? 뭐 그렇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Sun Micro systems 사장이 당시 인텔이나 AMD CPU를 보고서는 저 따위 것들을 CPU랍시고... 하면서 무시했다고도 하더군요. 당시까지만 해도 RISC CPU는 서버나 슈퍼컴퓨터 같은 중대형 컴퓨터에서 쓰였고 인텔이나 AMD 등의 CPU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주로 쓰였거든요. 그러니 우스웠겠지요. 요즘은 개인용 컴퓨터를 구입해서도 서버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30여년 전에는 개인용 컴퓨터와 서버용 컴퓨터는 별도의 분야였습니다. 즉, 당시에는 개인용 컴퓨터는 서버로 쓰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던 것으로 압니다. 개인용 컴퓨터가 어린아이들 타고 노는 장난감 차였다면 서버용 컴퓨터는 진짜 자동차 같은 존재였지요. 뭐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인텔, AMD가 계속 성장했고,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넘어 서버 시장까지 잠식하게 됩니다. 결국 RISC 계열의 CPU를 만들던 회사들이 차례로 망한 것으로 압니다. 알파CPU, 스팍CPU 같은 회사들이 차례로 망했지요. 뭐 결국 삼성도 CPU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RISC 방식 CPU는 값도 고가여서 일반인들은 한 번 보기도 힘든 것들이었지요. - RISC 계열 동네에서는 CPU라고 하지 않고 프로세서(Processor)라고 합니다. 병렬 연산을 위해 설계된 CPU라는데 상세한 것을 것은 모르겠네요.

 

중국이 CISC 방식 CPU와 RISC 방식 CPU를 모두 만들었는데 회사는 VIA라는 회사와 합작한 국영회사랍니다. VIA는 90년대? 2000년대에는 꽤 지명도 있는 회사였고 X86-64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칩셋을 주로 만들던 회사였는데, 사이릭스(Cyrix)라는 CPU도 개발을 했는지 인수를 했는지 판매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텔과 AMD의 공격에 망했다고 해야 할까요? 게임 또는 엔터테인먼트를 위주로 하는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는 인텔이나 AMD의 상대가 안되겠지만 중국 자체가 거대한 시장이어서 산업용 등의 다양한 분야를 고려하면, 게다가 일대일로를 포기할 것 같지 않으니까 시장 확대의 가능성을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위 영상의 댓글 중에서도 있습니다. 중국 내의 관공서에 들어가는 물량만 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에서조차 일본 동사무소나 시청 등의 관공서에서 인텔 I9-10000번대 CPU 쓰지는 않을 것입니다. 보급용 CPU 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