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청이 철거될 무렵 저는 아마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중앙청 철거에 대해서 사실은 잘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연찮게 뭔가 검색을 하다 중앙청이 철거된 과정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국내외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한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중앙청 철거를 반대한 의견도 있었고 찬성한 의견도 있었는데, 중앙청 철거 당시에 제가 어디가 아팠는지 당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 20년도 지나서 - 생각해 보기에는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매우 잘하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의미나 건축사적 가치 등을 말하면서 철거는 불가하다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건축학자들도 많이 반대했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중앙청이 경복궁 안에만 지어지지 않았어도 중앙청 철거를 반대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조선의 궁궐과 중앙청, 두 건물은 두 건물 중 하나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청을 살려서 조선 궁궐의 경관 모두를 해칠 것인가 아니면 세계 건축사적으로 한 획을 그은 건물일망정 주변의 조화와 관련해서 철거하는 것이 더 나으냐라는 관점인 것이죠. 일본이 아예 조선 궁궐을 싸그리 다 뭉개고 조선 궁궐터에 차라리 건물을 더 많이 지었다면, 조선 궁궐과 비교할 필요조차 없었겠지요? 그러나 일본이 건물을 지은 위치나 지은 방식을 생각하여 두 건물, 즉 조선의 궁궐과 중앙청 둘을 놓고 고려한다면 당연히 중앙청이 제거되어야 할 건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황궁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정부에서 좋은 건물 하나 지어주겠다고 하면 일본이 응할까요? 물론 일본 황궁과는 전혀 딴판의 형식으로 짓는 건물을 말합니다. 일본 황궁을 정면에서 떡하니 가리고. 절대 수용하지 않겠지요? 그런데 왜 조선 궁궐 마당에다 눈에 보이는 전경을 다 가리도록 건물을 지었을까요?
중앙청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김영삼 정부가 발표를 하자 일본에서 자국으로 이전해 가겠다고 했다고 하는데, 아마 김영삼 정부가 그때 일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면, 아직까지 중앙청 건물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오래 되어서 설계도가 남아있지 않다는 둥, 건물이 워낙 튼튼하게 잘 지어져서 철거가 쉽지 않다는 둥, 시간이 걸린다는 둥 하면서 미적미적미적미적미적............ 온갖 꼼수를 다 동원했을 것이고 로비도 무진장 했을 것이고... 중앙청 철거는 김영삼 정부의 기억할만한 업적이라고까지 생각이 드네요.
제가 알기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는 개신교 신자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종교적인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 천황은 살아 있는 신으로써 일본 내에서는 모든 신들 중 최고의 신이기 때문입니다. 개신교 신자라면 대통령이던 아니던 하느님의 종을 자처했을 것인데 살아있는 신중의 신을 추종하는 일본 총독부 건물을 참을 수 없지 않았나! 하는 뭐 그런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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