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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기 읽는 법 1 : 일본서기와 고사기 비교, 이덕일 박사

참그놈 2021. 9. 1. 23:37

나라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역사서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중국에는 사마천의 사기, 일본에는 일본서기와 고사기 등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본을 대표하는 일본서기라는 역사책은 다른 나라 역사서와 연대가 맞지 않는 독특한 역사서라고 합니다. 주변국 역사서와의 연대 비교는 교차검증이라는 차원에서 몹시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서기는 중국이나 한국의 역사서와 연대가 일치하지 않는 항목이 많은데, 유독 한국과 일본에서는 일본서기를 더욱 정확한 역사서라고 인정하는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사마천은 개소리를 한 것이고 김부식은 망발을 했다는 말이지요.

 

아래 영상은 일본서기 읽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이덕일 한가람 역사문화 연구소장이 업로드 한 것인데, 일본서기와 고사기를 비교하면서 연대를 보여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자기 나라에서 저술한 역사서에서조차 연대가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단군의 수명이나 역년에 대해서 1048년이라거나, 2096년 이라거나 하면서 연대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전래의 많은 역사서를 전하지 못했던 처참한 시기가 있었고 각 년대를 제시하는 저술들의 발행년도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반면,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와 고사기는 발행시기가 비슷합니다. 둘 다 서기 700년대 초기에 저술된 것인데, 비슷한 시기, 즉 동시대에 발행한 두 권의 역사책이 연대차이가 확연하게 난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둘 다 조작이던지 어느 하나는 조작이라는 말은 아닐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6hdZxP0BghU 

 

가야사 연구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도 구입은 했는데 몸이 아픈 까닭으로 구입만 해 놓고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당 서적 외에 임나일본부 해부 라는 책도 있습니다. 두 권의 책은 모두 북한학자 조희승 이라는 분이 수 십년 전에 가야에 대한 연구한 결과들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 외에 1962년에 북한의 리지린 박사가 고조선 연구를 저술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 유학가서 발표한 고조선 연구 관련 논문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조선 연구나 가야사 연구 등을 소개하는 까닭은 어째 살다보니 대한민국 역사학계를 지탱하고 있는 두 개의 큰 기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각각

 

한사군은 평양에 있었다. (한사군 재한반도설)

한강 이남에는 임나일본부가 있었다. (임나일본부설)

 

이라고 합니다. 고대로부터 한반도의 남북이 분할통치되고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저는 역사를 잘 모르는 무지렁이게 불과합니다. 동네 막노동꾼에 불과하며 비루하고 천박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감히 위와 같은 저서들을 소개하거나 추천할 수 있는 처지는 못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비루하고 천박하게 살아왔다지만 이 나라에서 태어나 빌어먹었던 말았던 지금껏 얻어먹고 살고 있는데, 태어나고 자란 나라의 역사를 누군가 나쁜 의도로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었다는 주장이나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화가 났습니다. 무려 100년을 넘게 그런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나 비판을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지만 적어도 리지린 박사의 고조선 연구나 조희승님의 가야사 연구 두 권은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지린 박사의 고조선 연구는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 사서와 각종 문헌을 인용하며 입증한 것이고 가야사 연구는 임나일본부설이 조작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책이라고 합니다. 두 책이 모두 1960년대 초반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2021년인 지금까지도 한사군 재한반도설은 정설이고 임나일본부설이 대가리를 은근슬쩍 쳐들려고 한다는데 북한에서는 두 학설이 이미 폐기된 학설이라는 것입니다. 남북한의 역사학계가 너무 대조적이지 않나요?

 

가야사 연구나 임나일본부 해부는 김석형이라는 북한 학자가 삼한삼국의 일본열도 분국을 주장했는데, 일본이 한반도 남쪽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한반도 남부를 오랫동안 장악했다는 임나일본부설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입니다. 오히려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분국들을 세우고 운영했다는 주장이니까요. 왕인 박사가 천자문과 논어를 전했다는 시기가 4세기 초반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나일본부를 설치했다는 시기와 비슷하지요? 하지만, 천자문을 전한 것이 4세기 초반이라니 어쩌면 4세기 초반까지 일본에는 한자를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천자문은 대표적인 한자 한문 초학서였으니까요.

 

백제가 660년에 망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백제의 유민들과 가야의 유민 - 가야는 562년엔가 신라에 병합된 것으로 압니다 - 들이 일본 열도로 이주하여 세력을 확대하기도 하고 대우를 받기는 하였으나 이미 본토를 장악하고 있던 왜인들의 세력 역시 어느 정도로 성장하였으므로 한반도에서 고구려와 백제가 망하자 그런 조작을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보기도 합니다.

 

즉, 가야가 먼저 신라에 병합되어 멸망하면서 서기 562년 이후로 가야의 유민들이 일본 열도로 이주 - 물론 그 이전에도 가야와 일본 열도간의 교류는 있었을 것입니다. 또 일본 열도에 거주하던 가야인들도 있었을 가능성도 있겠지요 - 하여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는데, 그 후로 100여년이 더 지난 후에 백제마저 망하여 그 유민들 역시 일본 열도로 이주한 것입니다. 가야는 중앙집권적인 통치체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일본 열도로 진출한 가야 유민들도 중앙집권적인 세력을 형성한 것이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소국 형태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내에서는 가야보다 백제 세력이 더욱 우월하였고, 백제는 신라와도 그닥 사이가 좋지 않았으므로 백제가 망하기 이전에 이미 일본으로 건너가 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일본의 토착 백제세력과 한반도에 있던 백제가 멸망하여 이주하게 된 백제 유민들이 연합하여 이미 일본에 진출해 있던 가야 세력을 깨뜨리고 - 가야 7국 - 그리하여 가야 세력이 백제 세력에 최종적으로는 흡수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위 영상에도 나옵니다. 신라를 공격했는데 가야가 멸망했다고. 이는 일본을 장악하고 성장한 백제계 토착세력과 백제 멸망 후 이주한 백제계 유민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가야사 연구나 임나일본부 해부 라는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유튜브에 업로드 되는 임나일본부 관련 영상들은 몇 개 본 것이 있습니다. 임나일본부라는 것이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일본 열도 내의 삼한삼국 분국들간에 일어난 일이라면 말이 될 수도 있다는 이덕일 소장의 설명을 영상을 통해 본 적이 있습니다. 역사에 무지하여 제가 굴린 짱구가 올바른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야사 연구는 저 자신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고조선 연구나 가야사 연구 두 권은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아니 한국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들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