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관련 서적을 읽으려다 보면 지명이나 위치가 헷갈려서 골치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요동도 정해진 위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 평양도 한 두 군데가 아니라고 하지, 압록강도 동압록 서압록이 있다고 하지. 그래서 그런지 어지럽기 그지없는데 고구려 평양성을 찾았다는 책을 구입했습니다. 제목에 쓴 고구려 평양성에서 바라보는 초주와 해주라는 책입니다. 초주와 해주라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어쨌거나 고구려 평양성을 찾았다고 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책표지는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생각해 보니 해주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라도 있네요. 현재 북한 평양 남쪽에 있는...
어쨌거나 책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삼국사기를 원문으로 본기나마 읽어본 것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원문 파일을 열어놓고 비교를 해 봤는데 아래 책 28~29쪽에 나오는 내용은 이해가 조금 힘드네요. 가령, 28쪽에 안승과 연무가 가각 1만명을 이끌고 라는 기사는 삼국사기 원문에 없습니다. 각주에 인용한 부분에도 안승은 나오지 않습니다. 사찬 설오유와 연무가 각각 1만명을 이끌었다고 나오지요.
표2에 나오는 상황들을 오른쪽 그림에 약도로 표시했는데, 압록강과 서해 사야도에서 고연무와 모잠의 연결고리가 애매합니다. 또 모잠이 사야도에서 안승을 만났다고 나옵니다. 또 모잠이 궁모성에서 패강 남쪽에 이르렀다고 했는데, 궁모성이 패강 북쪽이라는 근거는 또 무엇입니까? 패강남쪽 보다 더 남쪽에서 북진하여 패강 남쪽에 이르렀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고구려가 패망하고 고구려 부흥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 있다는 것은 드라마를 통해서나마 봤습니다. 대표적으로 대진고려(발해)를 건국한 대조영, 또, 고연무, 검모잠이라고 드라마에 나오던데, 또 안승을 모잠이 만났다고 했으니 안승 역시 고구려 부흥 운동에 가담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 기록만으로는 안승이 고연무와 함께 행동했는지는 알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고구려 부흥 운동 당시 모두가 유기적으로 조직화 되어 있었는지 아니면 개별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삼국사기 열전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아직 구체적인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제가 이해안된다며 생떼를 부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삼국사기를 원문으로 보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문은 고사하고 번역본으로도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을 읽어보는 이는 드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좀 더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다른 사료에 안승이 고연무와 함께 고구려 부흥운동을 했다는 기록이 있던지, 또 궁모성이 패강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거나 하는 내용 등을 말합니다. 그런 내용을 함께 기술해야 책을 읽어나가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위에 쓴 것은 제가 이해를 못해서 쓴 것이지만, 아래 사진을 보시면 (전)한서지리지 등을 요약하고 기타 여러 지역을 지도에서 먼저 찾기보다 상대적인 위치를 가늠할 수 있도록 왼쪽의 그림처럼 그려보는 것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한서 지리지에 따르면 고구려 땅에 현도군 요동군이 있었다고 되어 있는데 현재 대한민국 국사교과서도 그렇게 표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중국 측 지명에서는 유주(幽州)에 속한다고 되어 있지요? 중국 유주(幽州)가 중국 동북부와 만주 그리고 한반도 북부를 아우를만큼 컸나요? 누구든 중국 유주(幽州)는 하북성이나 북경 인근을 연상하지 않습니까. 현재 중국의 영토가 한반도 넓이의 45배 정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 티벳 등은 1950년 이후로 합병되었지요? 그런 것을 감안하면 만주와 한반도를 하나의 고대 한민족(韓民族) 영토라고 한다면, 한사군을 한반도에 표시하는 것은 1개 행정구역에 불과한 유주를 너무 크게 책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상식 같지도 않은 사실을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뭔가 좀 속시원하게 알려주는 것이 없나 싶어 책을 보던 인터넷 블로그나 까페 글 등을 보면 한자가 많기도 하고 지명도 유동적이라고 하고 너무 헷갈렸는데, 위치가 변하지 않은 확고한 기준점이 되는 지명을 제시한 것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장안과 낙양, 요양이 표시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보시면 현대 지도 외에 대청광여도 등을 이용하여 후한서 군국지, 신, 구당서 동이전 지리지 등에 나오는 지명과 거리를 비교해 가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시면 당나라 역사서에 표시된 지명의 위치는 거짓말이라고 하네요. 책을 아직 다 읽어 본 것이 아니라 신당서 구당서 모두 그런 것인지... 당장 책을 펴 뒤져보면 알 수는 있겠지만 어쨌거나 거짓말로 써놨답니다. 그게 중요하지요?
온라인 대형서점에 역사 관련 서적 목록이 많아진 것으로 보아 역사 연구가 활발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조선총독부가 지어놓은 역사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왜곡된 역사를 현재 가르치고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역사를 찾고자 하는 노력과 현재의 연구결과가 국사교과서의 집필 방향이 명실이 상부하지 않으므로 어떤 면에서는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도 역사왜곡, 중국도 역사왜곡을 하고 있고 일본과 중국은 대한민국보다 경제나 인구 면에서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국가들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한문이라는 관점에서는 더욱 취약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간체자를 쓴다고 해도 중국 전역에 한문에 능숙한 사람이 최소 1억명은 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또, 실효지배라는 것도 있습니다. 일본이 독도 망언을 하지만 독도를 실효지배 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이지요? 위에서 소개한 고구려 평양성에서 바라보는 초주와 해주 라는 책이 제시하는 고구려 평양성은 현재의 산동성 덕주시 동북쪽이라고 합니다. 현재 해당 지역을 실효지배 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지요.
뭐 그렇다고 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들이 중단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역사는 정확하게 기술해야지요. 그러나 역사가 땅따먹기는 아니라는 것을 인지는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더구나, 2세대 60여년간 일본이 왜곡해 놓은 찌그러진 역사를 배웠기 때문에 왜곡된 우리 역사가 정확하게 밝혀지면 허파 뒤집혀서 흥분할 사람들도 많을 수 있습니다. 진정하고 또 진정했야 되는 상황이기도 하지요.
요즘 일본 경제가 안좋다고 하지요? 일본은 망합니다. 언제가 되었던 일본은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까닭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역사왜곡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곡된 역사와 치부, 자신들의 만행을 눈가림 하려고 자국 서민들의 삶을 팽개치고 그걸 가리는 데 돈을 쓰고 있는 나라입니다. 자신들이 왜곡한 역사가 사실이라며 서민들 생활이나 인프라에 써야 할 돈까지 몽땅 끌어다 로비질에 쓰고 있으니 안 망하고 못베깁니다. 다만, 일본이 2세대 60여년 이상을 쌓아온 국제적인 신뢰와 찍어놓은 화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일본이 망하면 세계 경제에 패닉이 올 수도 있지요. 문제는 그게 엔화가 국제적인 안전자산이라는 것이지요? 일본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엔화에 투자했던 나라들 역시 함께 망할 수도 있습니다. 완전 물귀신이랍니다. 앞으로도 일본은 돈을 계속 찍을 겁니다. 엔화는 일본이 못망하게 하는 무기가 되고 있으니까.
중국 역시 일본과 같은 길을 걷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동북공정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홍수가 나고 지진이 나고 한파가 몰아쳐도 일단 각종 역사왜곡에 돈을 쓸 수 밖에 없지요. 다만 요즘은 WEB 세상이라 일본보다는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기도 합니다. 일본이 역사왜곡을 하고 전세계에 전파하던 무렵에는 비행기 타고 가야 하고 직접 만나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잖아요. 또, 아시아의 역사가 대부분 한문으로 되어 있고 중국인들은 영어도 잘 하니까요. "실시간으로 번역, 통역해 줄께!" 라고 하는데 당할 자가 있겠습니까. 곧, 아시아사는 중국사이다. 고사기 일본서기도 한문으로 지었을걸요. 중국 경제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중국 경제 역시 망하면 세계 경제는 패닉이 올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은 일본처럼 전략적인 물귀신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워낙 많은 인구로 불과 20여년 만에 G2로 성장했으므로 중국은 원치 않아도 물귀신이 될 수 밖에 없는... 뭐 사실은 회색코뿔소지요.
미국이 테이퍼링을 하고 금리를 올리고 하는 것은 경제위기 축에 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과 일본의 경제적 위상과 영향력이 강력하지요. 세계 경제가 망하느냐 마느냐, 1929년 같은 대공황이 오느냐 마느냐와 같이 중국과 일본의 강력한 경제적 영향력을 국제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동북아 역사재단이고 한국 역사학계입니다. 허파에 바람 좀 넣는 차원을 넘어 가득 채우라고 대한민국 역사학계와 동북아 역사재단에서 친절하게...
한사군은 북한 평양에 있었다. 제대로 된 학자들은 다 안다.
만리장성은 황해도까지 이어져 있었다.
임나일본부 (가야 특별전 전시회 일본서기에만 나오는 지명으로 설명)
발해(대진고려)는 중국의 지방정권 (교과서 지도에 발해를 당나라와 같은 색으로 표시)
그 외에도 더 있지만 생략...
위에 언급한 내용들은 일본과 중국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대한민국 역사학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정확한 우리 역사를 찾기 위한 연구는 계속되어야 하지만 역사 연구는 땅따먹기가 아니다.
옛 한민족(韓民族)의 영토였을지도 모르는 중국 산동성 하북성 등은 중국이 실효지배 하고 있다.
등은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현재 중국이 실효지배 하고 있는 곳은 어쩔 수 없다 치고 고려강역과 조선 강역을 줄여놓은 까닭은 뭔지... ㅋ 철령 문제로 요동정벌 하라 갔다가 위화도 회군을 했다고 가르치면서 철령을 원산 근처로 표시하는 까닭은... ㅋ 배타고 요동 가려고 그렇게 했을까요? 사할린이 요동인가. 그럼?
우리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국사 선생님 밖에 안계셨어요. 과외도 불법이었고. 게다가 우리 때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를 졸업해도 영어 한 마디를 못했는데 요즘 학생들은 학교, 학원, 인터넷 동영상 강의, 유튜브 사설 강의 등등 역사에 대해 듣고 배울 수 있는 소스(Source)가 너무 다양하지요? 게다가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았는데도 영어조차 잘해요. 원어민과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학생들이 하나 둘이 아니더라고요. 일어 잘하는 학생들도 많을 걸요. 우리 때는 선생님 말씀이 전부였지만 다양한 소스가 열려 있는 요즘 학생들은 우리 때와는 다르지요.
벌써 30여년 전이지만 후배 녀석이 삼국연의를 8번이나 읽고 또 읽는다면서 도서관에서 삼국연의를 빌려가더라고요. 중문과 후배였는데, 삼국연의를 왜 그렇게 반복해서 여러 번 읽느냐 했더니 삼국지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요즘처럼 지도가 3D로 표시되는 시대도 아니었고 16bit 286AT로 5.25인치 디스켓 끼워가며 하던 게임인데, 게다가 삼국연의가 보통 10권이잖아요. 그걸 8번이나 읽었다니... 게임하느라 밤새고 삼국연의 읽느라 밤새고 뭐 그랬을거라 추측하는데, 정작 중국 삼국시대가 끝나고 중국에 살아남은 인구가 1000만이 되지 않는다는 역사적 사실이 중국측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넓은 영토와 인구와의 상관관계를 알게 되고는 허탈해 하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현재 고구려 평양성에서 바라보는 초주와 해주를 읽고 있는 중인데, 초반부 안승이나 고연무 등의 이야기에 약간 이해가 힘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역사지리를 이해하는 접근방식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책을 다 읽어보기도 전에 포스트를 씁니다. 목차를 보면 시대별로 유주의 위치와 지명을 추적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전한 때의 유주, 후한 때의 유주, 진(晉)대의 유주 등등... 역사 관련 책이든 인터넷에서 보는 것이든 지리 부분만 나오면 워낙 다양한 설이 난무하는지라 뭐가뭔지 모르겠다가 그나마 뭔가 기준점을 알게 된 듯한 느낌입니다. 혹시 우리 역사를 알아보려다 지리 문제로 헷갈리는 분이 계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현재 집에서 짬짬이 삼국사기를 원문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지리지 부분을 보고 있습니다. 지리지에 등주, 문주 같은 지명이 나오는 것 아세요? 그런데 해당 주들이 또 다른 주에 속해 있다는 것입니다. (원문은 생략합니다) 고대의 행정체계는 주(州) 군(郡) 현(縣) 의 순서였습니다. 하나의 주에 여러 군이 있고, 또 하나의 군에 여러 현이 포함되는 형식이지요. 그런데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주(州) 안에 주(州)가 또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서울특별시 안에 인천시가 있나요? 아니면 경기도 안에 충청도가 있나요? 고대의 주(州)는 우리나라로 치면 도(道)에 해당하고 현대 중국으로 치면 성(省)에 해당하는 행정구역인데...
역사에 문외한이지만, 제가 생각할 때 김부식 당시에는 이미 삼국의 영토가 불분명했거나 아니면 외교적인 문제 등으로 한반도에 위치한 9주 5소경만을 설명하고 나머지 주(州)들은 모르고 별도 분리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다른 주에 포함시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지명이 불분명한 곳이 500군데가 넘는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삼국사기 잡지 부분을 보면 고구려 백제 등의 제사나 의복 생활용품 등에 대한 기록들이 남아 있지 않아서 고증이 불가능하다는 내용도 있고요. 김부식 당시에 이미 확인이 불가능했을 수 있지만 어쨌거나 기록은 해 둔 것입니다.
어쩌다 보니까 포스트가 좀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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