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天地未剖。陰陽不分。渾沌如鷄子。溟涬而含牙。及其淸陽者薄靡而爲天。重濁者淹滯而爲地。精妙之合搏易。重濁之凝場難。故天先成而地後定。然後神聖生其中焉。故曰。開闢之初。洲壞浮漂。譬猶游魚之浮水上也。于時天地之中生一物。狀如葦牙。便化爲神。號國常立尊。〈至貴曰尊。自餘曰命。並訓美擧等也。下皆效(倣)此。〉次國狹槌尊。次豐斟渟尊。凡三神矣。乾道獨化。所以成此純男。
아주 오랜 옛날, 음양이 나뉘기 전에 이 세상은 혼돈이었고 그 모양은 꼭 계란 같았다. 그런 혼돈 속에서도 생명의 싹은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나 드디어 맑고 가벼운 것은 떠올라 하늘이 되었고, 무겁고 탁한 것은 땅이 되었다. 정묘한 것은 뜨기 쉽고 무겁고 탁한 것이 엉기는 것은 어렵다. 그러므로 하늘이 먼저 이루고 땅은 나중에 정해졌다. 그리고 나서 천지간에 신성한 것이 생겨났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개벽의 초기에 땅은 떠서 움직였는데, 비유를 하자면 물고기가 물에서 노는 것 같았다. 그 때에 천지간에 일물(一物)이 있었다. 모습이 갈대 싹 같았다. 곧 변하여 신이 되었다. 국상입존이라 한다. (지극히 귀(貴)한 것을 존(尊)이라 하고 그 나머지를 명(命)이라 한다. 美擧等이라고도 한다. 이하로는 이에 따르라) 다음에 생긴 신이 국협추존, 그 다음에 풍짐정존이며 모두 삼신(三神)이다. 건도가 스스로 이루어졌는데, 즉, 이들 순수한 사내들이 생긴 것이다.
삼국사기를 원문으로 읽어보려 하고 있는데 뭐 짬짬이 일본서기도 한 번 보려고요. 지속적으로 일본서기 원문을 올리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심심풀이... 게다가 전문적인 지식은 없습니다. 그저 일개 서민의 관점입니다.
성서(Bible) 창세기에는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룬 후에 인간이 제일 마지막에 창조되는데, 일본서기에는 사람이 제일 먼저 태어나네요. 게다가 처음 생겨난 것이 순수한 사내들이라고 합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박혁거세와 알영 두 분을 이성(二聖)이라 일컬은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일본서기를 읽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일본서기가 일본에서는 가장 중요한 역사서적이고 보면 일본사회가 여전히 남성 중심으로 움직이는 근거를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1960년대에 북한에서 김석형이라는 분이 삼한삼국 일본열도 분국설을 주장했습니다. 일본서기에 나오는 삼신(三神)은 혹시 각각 고구려 백제 신라계의 수장들은 아니었을까요? 아시다시피 일본서기는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한 이후에 지어진 역사서입니다. 일본서기가 지어지기 전에 일본열도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계들이 지배하던 분국이나 속국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구려 백제가 망하자 분국이고 속국이었던 일본이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자 자주국을 천명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수 있는데, 고대에 일본열도로 이주해 간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이주인들을 신으로 추앙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가야는 562년 망하기 전까지 중앙집권적인 국가 형태로 진화하지 못하고 연맹체를 유지하다 신라에 병합되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일본에 진출한 가야계 분국들은 가야의 전통에 따라 중앙집권화를 추구한 것이 아니어서 일본열도에서도 여러 분국들로 나뉘어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백제는 초기부터 영토확장을 추구하는 모습을 삼국사기에서 볼 수 있고 신라도 영토확장을 해 나갑니다. 즉, 중앙집권적인 국가로 통합해 가는 과정에서 백제나 신라계가 더욱 유리하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일본서기를 잘 모르지만, 신들의 세계가 이어지고 처음 등장하는 일본 왕이 신무천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원전 667년부터 년대기가 시작됩니다. 시호에 신무(神武)라고 썼다면 무력을 앞세워 일본 열도를 통합했다는 말인데, 역사에 문외한이지만 이는 백제 멸망 후 백제계가 일본열도에 진출한 이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시간적으로 1000년을 앞당겨 표시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기존에 일본열도에 진출해 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백제계 분국과 일본열도로 이주한 백제계 유민들이 합세하여 신라계에 대한 원한도 있고 뭐 그래가지고 일본열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통합해가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일본에도 고대에 야마토 왜라는 일본 고대국가가 규수 지역에 있었느냐 나라 지역에 있었느냐 하는 것이 일본사에서는 매우 중대한 쟁점이라고 하는데, 백제 멸망후 벡제에서 대규모 이주민이 발생하기 이전에도 일본 내부에서 뭔가 통합의 움직임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백제 멸망 후 백제계 유민이 대거 일본 열도로 옮겨간 이후의 통합 전쟁이 보다 활발했으리라 추측합니다.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망했잖아요. 그러니 얼마나 절치부심했겠습니까.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다 화풀이 한다고 한반도에서 나당연합군에게 패하고 일본 열도로 이주해 가서 일본열도의 백제계 토착세력과 연합하여 일본열도에 진출해 있던 신라계와 가야계 소국들 한데 화풀이를 한 것이지요. 그러나 본국은 이미 망했고 아무리 일본열도에 있던 분국이라고 해도 이미 망했는데 거기 가서 왕노릇 할 수는 또 없기도 했을 것이고...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일본열도에 진출한 분국들이 각각 자신들의 본국의 관습대로 확장이나 팽창을 해 나갔다고 할 때, 가야는 본국의 관습대로 작은 규모의 나라들이 늘어갔을 것이고 백제나 신라는 중앙집권화를 추구했다고 해야 할까? 뭐 그런 양상이 삼국사기에 보입니다. 즉, 일본열도에서 백제나 신라계 소국들이 본국을 본받아서 여러 소국들을 통합하는 과정이 백제 멸망 후 대규모 이주민이 생기기 전에 일본에도 있었다고 봐야 하겠지요.
어쨌거나 아직은 신(神)이 등장하는 부분이므로... 그냥 대충... 역사에 대해 아무런 전문지식 없이 그냥 주워들은 것으로 짜집기한 내용들입니다. 그냥 재미삼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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