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 第一
一書曰。天地初判。一物在於虛中。狀貌難言。其中自有化生之神。號國常立尊。亦曰國底立尊。次國狹槌尊。亦曰國狹立尊。次豐國主尊。亦曰豐組野尊。亦曰豐香節野尊。亦曰浮經野豐買尊。亦曰豐國野尊。亦曰豐囓野尊。亦曰葉木國野尊。亦曰見野尊。』 葉木國。此云播擧矩爾。
천지가 처음 갈라질때 그 중간에 일물(하나의 물건)이 있었다. 모양은 말하기 어려웠다. 그 일물의 중간에서 스스로 신이 생겨났다. 국상립존이라 한다. 또는 말하기를 국저입존이라고도 한다. 다음에 나온 것이 국협추존이다. 또는 말하기를 국협립존이라고도 한다. 다음에 나온 것이 풍국주존이다 또는 말하기를 풍조야존이라고도 하고 풍향절야존이라고도 하며 부경야풍매존, 풍국야존, 풍설야존, 엽목국야존, 견야존이라고도 한다. 목야국은 播擧矩爾를 이른다.
書 第二
一書曰。古國稚地稚之時。譬猶浮膏而漂蕩。于時國中生物。狀如葦牙之抽出也。因此有化生之神。號可美葦牙彦舅尊。次國常立尊。次國狹槌尊。』 可美。此云于麻時。彦舅。此云比古尼。
옛날 나라가 막 생기고 땅이 막 생겼을 때, 비유하자면 물에 뜬 기름 같아서 떠돌아 다녔다. 그리하여 어느 때에 나라 가운데서 물건이 생겨났다. 형상이 갈대싹이 나는 것 같았다. 이로 인하여 신이 생겨났다. 가미휘아언구존 이라 한다. 다음에 국상립존, 그 다음에 국협추존이 생겨났다. 가미는 우마시를 이른다. 언구는 비고니를 이른다.
書第三
一書曰。天地混成之時。始有神人焉。號可美葦牙彦舅尊。次國底立尊。
천지가 마구 뒤섞여 이루어져 있을 때, 신인이 있기 시작하였다. 가미휘아언구존이라고 이른다. 다음에 생겨난 신이 국저립존이다.
書第四
一書曰。天地初判。始有俱生之神。號國常立尊。次國狹槌尊。又曰。高天原所生神名。曰天御中主尊。次高皇産靈尊。次神皇産靈尊。』皇産靈。此云美武須毘。
천지가 처음 갈라질 때, 모든 신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국상립존이라 한다. 다음에 생긴 신이 국협추존이다. 또 말하기를 고천원에서 생긴 신의 이름이 천어중주존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나온 신이 고화산령존이다. 다음에 나온 신이 신황산령존이다. 황산령은 미무수비를 이른다.
書第五
一書曰。天地未生之時。譬猶海上浮雪無所根係。其中生一物。如葦牙之初生泥中也。便化爲人。號國常立尊。
천지가 아직 생겨나지 않았을 때, 비유하자면 뿌리없는 뜬구름같았다. 그 중에 일물이 생겨났다. 갈대 싹이 진흙 중에 생긴 것 같았다. 곧 변하여 사람이 되었다. 국상립존이라 한다.
書第六
一書曰。天地初判。有物若葦牙。生於空中。因此化神號天常立尊。次可美葦牙彦舅尊。又有物若浮膏 生於空中。因此化神號國常立尊。
천지가 처음 갈라질 때, 갈대 싹 같은 것이 있었다. 공중에서 생겨났다. 그로 인하여 신이 되어 국상립존이라 한다. 다음에 가미후아언구존이 생겨났다. 또 뜬 기름 같은 것이 있었다. 공중에서 생겨났다. 그로 인하여 신이 되어 국상립존이라 한다.
일본서기 초반부에는 일서왈(一書曰) 이라고 해서 일종의 참고문헌들이 나열되는 것 같습니다. 왜 구체적인 서적명을 기록하지 않은 것일까요? 또, 왜 신들의 이름이 여럿으로 나타나고 있을까요?
일단 신들의 이름이 여럿으로 나타나는 것은 역시 김석형 박사의 삼한삼국 일본열도 분국설에 근거할 경우 백제 멸망 후 중앙집권적 국가로 진입하는 통합과정이 있었을 것이므로 통합을 이루었다고 해도 계파라는 것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각 계파의 의견이나 주장을 무시할 수 없으니 국상립존이나 국협추존 외에 풍국주존, 풍조야존, 풍향절야존, 부경야풍매존, 풍국야존, 풍설야존, 엽목국야존, 견야존 과 같은 여러 이름들이 기록된 것으로 추측합니다.
삼한삼국 일본열도 분국설 이라는 논문을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삼한삼국 일본열도 분국설에 근거하여 지어진 가야사 연구 라는 책을 읽어봤는데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이 오래전부터 일본열도에 진출해 소규모 분국들을 세워서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서기가 기원전 667년부터 기록되고 있다고 하니 그 보다 이전에 일본열도로 진출했을 수도 있습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건국연대와는 일치하지 않지만 그 이전 주민들이 이주해 갔을 경우도 생각을 해 봐야지요.
그리고 물에 떠서 또는 물에 뜬 등의 이야기도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한반도에서 일본열도로 이주해 가려면 배를 타고 가야 하지요? 배는 나무로 만들었고 거대한 바다에 비한다면 갈대싹 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겸재 정선의 금강산 전도를 압니다. 마치 하늘에서 보고 그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지요? 그 때 헬리콥터 같은 것이 있거나 항공촬영을 할 수도 없었을텐데 그런 형식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갈대싹 운운하는 것 역시 갈대와 비숫한 색을 가진 배가 한반도에서 바닷물결을 타고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한반도에 거주하던 우리 선조들의 항해술이 꽤 발달해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사기 조선열전에도 좌장군 순체와 누선장군 양복이 나오면서 수군을 활용하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기원전이지요?
다음, 왜 일서왈(一書曰)이라고 해서 개별적인 서적명을 기록하지 않았는지...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일본이 백제 멸망 후 이주해 간 백제계 유민과 협력하여 일본 열도를 통합하긴 하였으나 원래 출발점이 여러 소국들로 나누어져 있던 것에서 출발한지라 계파간 알력이 심하기도 했고, 당시의 기록문화가 빈약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입장에서 구체적인 서적명을 밝히는 것보다 빨리 책을 만들어서 계파들 수장이라고 해야할까? 그들에게 먼저 보이는 것이 급했다? 뭐 그런 쪽으로 추측이 되네요.
고대 일본의 종교 형태가 어떤지 모르지만 지금도 일본에는 신이 800만이나 된다는데, 일본서기가 씌어질 당시에는 인구가 그 만큼은 되지 않았을 것이기도 하지만 마을마다 신이 있었을 수도 있지 않았겠습니까. 일본서기 라는 역사서가 여러 계파들의 이해충돌이라는 파도 위에 떠 있는 하나의 갈대싹? 같은 것이었을 수 있는 것이지요.
옛날에는 지금보다 생활환경이 척박했다고 해야 할까요? 농기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맹수들도 있었을 것이고 뱀이나 멧돼지 같은 위협적인 동물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즉, 열 쌍의 부부가 이주해 갔다고 해서 열개의 지역으로 갈려 집을 짓고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모여 살았겠지요. 사람이 모여살면 대표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마을이 늘어났을 것이고 그 와중에 한반도와 배를 타고 왕래했다면 추가적인 이주민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일본열도로 이주해 간 그 사람들은 먼저 이주해 정착한 주민들의 안내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됩니다. 대체적으로 선주민의 하부에 귀속된다? 뭐 그렇게 말해야 할까요?
마을 하나에 신이 하나씩 있을 수도 있는 것이 고대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을텐데, 일본열도로 이주해 간 사람들은 서로서로 연고가 있는 사람들인지라 지금처럼 800만이나 될만큼 그렇게 복잡하게 신들이 많아지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야마토왜 라는 보다 중앙집권적인 국가가 일본에 등장한다고 하는 것처럼 일본열도 내부에서도 어떤 통합과정이 생겼겠지요. 하지만, 계파간 알력은 여전히 존재해서 계파들의 신을 모두 나열하지는 못하지만 또 역시 하나의 신으로 통합되지는 못했다고 이해가 되네요. 일본서기 본문에는 삼신(三神)이었다 라고 되어 있는데 삼위일체 사상 같은 것은 일본에서도 당시에 있었나 보지요. 어쨌거나 그럼에도 신들의 이름이 통일되지 못한 형태로 나열되는 것은 일본열도 통합 초기라 온전한 질서체계가 성립된 것은 아닌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한편 두 번째 一書曰에 古國稚地稚之時라고 써서 나라가 먼저 생기고 땅이 먼저 생겼다는 말은 주객이 전도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데, 생각해 보세요. 땅이 먼저 있고 사람이 살면서 나라가 생기지 어디 나라부터 생기고 땅이 생깁니까. 이는 일본열도 사람들이 살기 이전에 이미 어떤 나라에서 이주해 간 사람들이 있었다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 일본열도로 이주해 와서 땅을 경작하거나 했겠지요? 그러므로 이주 초기에는 나라도 어리고(稚) 땅도 어리다(稚)고 말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일서왈(一書曰) 해석에서는 나라가 막 생기고 땅도 막 생겼다고 했지만 그냥 일본서기 자체만 해석해 보면 이제 막 생겼다는 의미일 수 있는 것이고 역사적 연원을 고려하면 한반도 또는 동남아? 아니면 중국? 등지에서 누군가가 일본열도로 이주해 가서 분국형태의 나라를 먼저 만들고 땅을 경작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것입니다.
일본 문화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으므로,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신들에게 계급이 있는 것인지 뭐 그런 것도 모릅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망언을 잘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고 일본왕이 불가촉천민이라는 것 정도만 압니다. 한자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불가촉천민(天民)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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