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인생에서 꼭 한 번은 삼국지(삼국연의)를 읽어봐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도무지 삼국지(삼국연의) 속에 무엇이 있길래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한다고 할까요? 뭣도 모르지만 저도 삼국연의를 대여섯 번은 읽어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인생에서 꼭 한 번은 삼국지(삼국연의)를 읽어야 한다면서 추천한 적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큼 감동이 있었다거나 하지 않았거든요. 너무 장편이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기도 합니다. 또 제 주변에는 삼국연의에 대해서 심도있는 내용을 이야기 해 주는 사람이 없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모든 삼국연의는 제목에 삼국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최근에 구입한 박기봉 역 삼국연의를 제외하면요. 그 외 삼국지연의 라고 제목을 붙여서 책을 출판하고 판매한 곳도 있기는 있더군요.
1. 삼국지 VS 삼국연의
소위 우리가 삼국지라고 부르는 책은 삼국연의로 소설입니다. 실제 역사를 기록한 것은 삼국지이고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중국의 나관중이나 모종강 등이 소설로 만든 것이 삼국연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번역가나 출판사들이 삼국연의라고 제목을 붙이지 않고 삼국지라고 제목을 붙여서 팝니다. 소설이 역사라면서 팔고 있는 셈입니다. 이 차이를 아세요?
역사 문헌을 읽고 해석하려면 창의적의 생각도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소설을 역사라고 이름붙여서 파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나이 50이 넘어서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소위 삼국지라고 불리는 삼국연의에는 허구헌날 치고박고 싸우다 죽는 이야기가 태반이잖아요. 창으로 베어서 죽이고 칼로 찔러서 죽이고 모략으로 죽이고 패싸움 해서 죽이고 등등 사람을 죽이는 다양한 방법을 적고 있는 책이 삼국지(삼국연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625가 있었고 휴전을 이어오면서 평화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은 권장할 일이겠지만 치고 박고 싸우다 죽는 이야기로 가득한 역사는 남북이 아직 휴전 상태임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 역시 그닥 추천할 만한 내용은 아닌 듯합니다. 더구나 삼국사기에는 일본(왜)가 적지 않게 왜구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삼국연의에 흥미를 느끼는 만큼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을 우리의 역사를 잊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2. 중국의 인구 85% 이상이 죽었다.
황건적의 난으로부터 시작하여 중국의 위촉오 삼국시대가 끝나고 사마염의 진(晉)나라가 들어섰을 무렵 중국 인구가 얼마나 되어느냐면 700만명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한나라 때 인구조사 했을 때 6000만명 정도이던 인구가 삼국시대가 끝나고 나서는 700만명만 남아 인구의 거의 85%가 죽었지요. 속고 속이고 죽이고 또 죽이면서... (나관중도 몰랐던 삼국지 이야기 참고)
삼국지(삼국연의)에서는 제갈공명을 위대한 전략가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뛰어난 전략가가 위촉오 삼국 중 가장 약체인 촉나라에 속해 있어서인지 삼국을 통일한 것이 아니라 당시 중국의 삼국의 영웅들을 싸그리 걷어다가 백성들과 함께 죽이지요. 공명이 육출기산만 했으니 그만큼만 죽었지 한 두 번만 더 기산으로 나갔으면 아예 중국 인구가 몰살했을지도 모르긴 합니다. ㅡ,.ㅡ 제갈공명이 너무나 탁월한 전략가였기에 그 만큼 죽였는지도 모르긴 합니다. 문제는 실제 역사에 삼국시대 이후 남은 인구가 700만명인데 삼국연의의 지도는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700만명으로 그 넓은 영토를 관리할 수 있었을까요? 또 인구의 85%가 사라졌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천안함 사건이 있었고 연평도 포격도 있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김신조로는 특공대가 청와대를 습격하려 했던 사건도 있었고 도끼만행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전면전이 아니라 도발이나 기습에 불과합니다. 전쟁은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부모나 형제 이웃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장수의 용맹이나 지략가가 펼치는 전술도 본받을 것은 본받아야 하지만, 또 흥미로울 수 있지만 그 결과는 85%의 인구가 사라지는 처참하고 황량한 것이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삼국지(삼국연의)를 읽는 동안 중국의 삼국시대가 진행되는 동안의 인구 통계 변화는 전혀 언급이 없기도 합니다. 삼국지(삼국연의)를 읽으면서 꼭 함께 읽어야 할 책이 김훈 님의 칼의 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625에 관한 책도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와 우리의 현실을 감안해 가며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3. 일본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기를 오메불망 바라고 있다.
전 세계에서 삼국지(삼국연의) 컨텐츠가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오는 곳이 일본입니다. 소설 뿐만 아니라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등 할 것 없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있고 현재 우리나라에도 삼국지 게임이 14까지인가 나온 것으로 압니다. 3D로 입체적인 지도까지 제공을 하지요. 유튜브에서 삼국지 14 지도가 3D로 만들어진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삼국지(삼국연의) 게임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30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당시만 해도 286XT나 286AT에 플로피 디스켓 바꿔끼워 가면서 하던 게임이었지요. 여러분은 286이 뭔지 모르시지요. ㅋ 그나마도 286이 나올 때는 컴퓨터가 아주 비싼 물건이어서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전략이나 전술 중요하지요. 또 삼국지(삼국연의) 게임을 한다고 해서 비난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뭔가 상황에 대한 이해는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제갈공명이 너무 뛰어난 전략가라서 중국 인구가 거의 85% 이상 죽었다는 것을 상기하시라는 것이지요. 사실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제갈공명 같은 탁월한 군사전략가도 필요하겠지만 거란이 고려를 침공했을 때 서희가 외교로 소손녕을 돌려보냈듯 그런 탁월한 외교관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북한과 항상 마주보고 있고 중국도 요즘 북한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은 동북공정을 하고 있지요. 다들 아시지요? 동북공정이라는 역사왜곡.
4. 삼국지(삼국연의)에는 동북공정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을 담고있다.
우리는 중국이 동북공정을 한다고 중국을 비판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읽는 삼국지(삼국연의)에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긍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해당 본문을 읽어서는 역사왜곡을 했는지 안했는지 역사 전문가가 아니라면 실감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삼국지(삼국연의)와 관련한 파생 컨텐츠들이 많이 나오는데 삼국지 100년 도감이라는 책을 보면 위촉오 삼국 중 위나라가 현재의 북한 평양까지 장악한 것처럼 지도를 그려서 표시하고 있습니다. 아래 지도 사이트가 삼국지(삼국연의)를 이해하기 위한 지도를 표시한 것인데 금방 확인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는 아래 지도를 만드신 분을 무조건 비난하거나 비판하려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의 역사 연구 성과를 집약하여 만든 지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중일 3국의 연구결과가 집약되어 있다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삼국지(삼국연의) 지도를 만들게 된 근거 이론은 모두 일본이 만들어 낸 이론들입니다. 그런 것은 알고들 계셔야겠지요? 단군은 신화다 라는 이론, 만리장성이 황해도까지 이어졌다는 설, 한사군 중 낙랑군이 북한 평양에 있었다는 한사군한반도설,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믿을 수 없다는 이론 -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이라고 합니다. 등등 모두 100여년 전 일본 학자들이 만든 이론을 기초로 제작된 지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중국이나 대한민국 역사학계나 모두 일본이 일방적으로 만든 그 이론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한(漢) 나라는 AD265년에 망하는데 한사군(漢四郡) 중의 하나인 낙랑군은 고구려 미천왕이 AD313년에 몰아내었다고 하니 당장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인데 술한 박사 전문가들이 그것을 역사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삼국사기를 읽어보시면 신라는 BC57년에 고구려는 BC37년에, 백제는 BC18년에 건국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대륙 삼국설(고구려 백제 신라)을 주장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고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모두 중국 대륙 동편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인데, 중국의 위촉오 삼국시대는 우리나라의 고구려 백제 삼국시대와 겹치는 기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삼국시대가 끝나고 사마염이 진(晉)나라를 건국하고 난 이후 진서라는 역사책을 발간하면서 동이전에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시대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삼한 78개국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고구려 백제 삼국시대를 쏙 빼버린 것이지요. 일본이 단군을 신화로 만들기 위해서 단군이 기록된 역사책 수 십만권을 불태운 것 같이 진(晉) 사마염 역시 비슷한 짓거리를 했다는 말입니다.
작년에 박기봉 역 삼국연의를 구입했습니다. 한문 원문까지 전권을 구입했지요. 제가 삼국연의를 한문본까지 포함해서 구입한 것은 늦게나마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 우리 역사서를 원문으로 보려고 한문학습의 차원에서 구입을 했습니다. 중국의 삼국시대와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와 시기가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윤내현, 이덕일 등 몇 분 학자분들의 책을 읽다가 우리에게 전해지는 역사서가 너무 빈약하다보니 중국의 역사서를 많이 참고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고대 우리의 역사가 한반도 안에서만 이루어진 것도 아니라는 것 역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이는 이미 50이 넘어버렸고 학창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살면서 책을 꾸준히 읽은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제게는 이미 한계가 있는 상황이지요. 그러니, 혹시나 이 포스트를 보는 청소년 또는 대학생이 계시다면, 그리고 삼국지 게임을 평소에 즐겨 하는 분들이라면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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