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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노트 2 : 주어 선택에 따른 관점의 차이?

참그놈 2022. 4. 29. 09:38

총균쇠를 몇 년 전에 살 무렵, 돈을 쬐끔만 더 내면 영어판 원서도 함께 준다는 것에 혹해서 그만 번역판과 영문판 세트를 구입해 버렸습니다. 영어도 못하면서... 그냥 책장에 꽂아두는 것 만으로도 폼도 날 것 같고... ㅋ

 

 

총균쇠 번역판 프롤로그에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품다

 

라는 제목이 영문판에서는

 

Yali's Question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제목을 보고 번역문인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품다라는 프롤로그 제목과 매칭이 되지 않아 Yali가 뭐야?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어지는 첫 단락 첫 문장은 영어와 번역문이 주어가 다릅니다.

 

"왜 우리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지구상의 각 지역마다 역사의 진행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We all know that history has proceeded very differently for peoples from different parts of the glovbe.

 

 

누구나 라는 주어와 We의 차이가 보이십니까?

 

영어 인칭대명사 We는 I 들의 합입니다. We = I+I+I+I+I+I+I+...

영어 We에 해당하는 우리나 + 너(여러분) 입니다. 요즘도 초등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는지 모르겠지만 나, 너, 우리 라고 가르치기도 했고 저는 그렇게 배웠습니다. 또, 원문에서는 We라고 썼지만 번역본에서는 누구나 라는 부정인칭대명사를 썼는데 Anyone의 뜻인지 아니면 Anybody의 뜻인지 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We는 I(나)들의 합이고 우리는 나와 너(여러분)의 합이라는 것이도 차이가 있지만, 영어 원문에서 말하는 We가 앞선 문명을 사는 We인지 아니면, 얄리(Yali) 처럼 낙후된 문명에 사는 We인지 애매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아직까지 아마존이나 동남아 깊은 숲 또는 아프리카에는 문명과 동떨어진 채 살고 있는 소수 부족들이 있다고 합니다. 몇 십년 전이라면 총이랑 불도저 앞세워서 밀고 들어갔을지도 모르지만 요즘은 문화인류학이니 생태학이니 하는 학문이 발달하고 그래서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 인류가 고대에 어떻게 살았을지 추론해 보고 뭐 그러느라 침략을 안하지요? 그러나 문명이 전달된 곳이라면 선진국 후진국 개발도상국 등의 구별과 차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We는 어떤 We를 지칭하는 것일까요? 앞선 문명 아니면 낙후된 문명? 그도 아니면, 오히려 우리말 인칭대명사 누구나의 뜻으로 봐야 할까요?

 

우리 = 나 + 너(여러분)

We = I + I + I + I + I + I + I + ...

 

 

누구나 라는 주어를 보면 한국인들의 어깨가 무거워 질 것이 뻔한데, 대한민국 역사학계에서는 조선총독부가 조작한 역사를 가르치고 있지요? 일본어를 모르지만 일본은 We 밖에 모르는 것 아닌가요? 미국(We)에는 찍소리 못하고 한국에는 짱(We)먹으려 들고... ㅋ

 

조금 더 읽어 보면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언급이 있습니다. 치고 박고 죽도록 싸우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다? 하긴 그 나라 언어에는 너 없는 우리밖에 없으므로...

 

We without you...

 

 

뭣도 모르는 놈이 포스트 하나 쓰려다가 내용이 길어질 것 같으니... 그만 줄일랍니다.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하신 세종대왕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모르겠습니다. 영어학계에서 이제부터는 We를 설명할 때 We = I + You 라고 가르치게 될지...

 

 

혹시나 해서 아래 내용을 추가합니다.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품다

Yali's Question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품은 것이 얄리(Yali)일까요? 불평등 이라는 말이 객관적 또는 3자적 관점에서 할 수 있는 말이고 보면 얄리(Yali)가 품은 의문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세계라는 차원에서 개인의 존재감, 환경, 문자 사용 등등을 고려하면 얄리(Yali)가 과연 학문적 태도로 세계의 불평등을 생각하지는 않았거나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각 장의 장절(章節)들 제목이 모두 번역자의 지식을 기반으로 번역되었으나 총균쇠 라는 책의 영문 장절 제목을 번역본과 대조해 보는 것으로 총균쇠라는 책을 다르게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