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균쇠 4장(Chapter 4)의 번역판 제목은 식량 생산의 기원입니다. 반면, 총균쇠의 영문판 Chapter 4의 제목은 Farmer Power입니다. 내용을 읽어 보면 번역을 잘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듭니다. 그러나, 식량 생산의 기원이라는 제목을 영문법식으로 해석하면 식량 생산의 기원(紀元)과 식량생산을 기원(祈願 or 基源)한다 라는 중의적인 번역으로 이해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포스트 쓴다고 영어판도 함께 읽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진짜로 영어 못하고 그냥 제목이나마 비교해 보고 그러는 수준이니까요. 하필 책장에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폼 날 것 같다는 생각만 안했어도 안 샀을 것인데... ㅡ,.ㅡ
영문법을 배우다 보면 영어 소유격의 의미를 배웁니다. 영어 소유격은
주격
소유격
목적격
세 가지 의미를 가지므로 문맥에 따라 그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고 배웁니다. 게다가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경우 기원 이라는 단어에 매칭시킬 수 있는 한자 단어도 여럿 있기도 합니다. 紀元으로 파악할 수도 있고 基源이나 祈願으로 파악할 수도 있고 그 외에도 기원 이라고 타이핑하고 한자 단어 변환 버튼을 누르면 더 많은 한자 단어들이 표시가 된답니다. 여러분들이 원하는 단어로 치환해서 생각해 보셔도 되고요.
식량 생산의 기원 이라는 장(章)의 내용을 보시면 잉여 농산물이 있어서 왕이나 귀족 외에 필경사들도 먹여 살릴 수 있었다는 내용이 나오고 그로 인해 정복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Farmer Power 라는 제목과 그 내용을 보면 식량 생산의 기원(紀元)과 식량생산을 기원(祈願 or 基源)하는 것을 동시에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주격으로 해석하여 농업 단위 면적을 늘리고 동물을 가축화하여 잉여농산물을 얻을 수 있게 된 기원(紀元)과 목적격으로 해석하여 더 많은 식량 확보를 기원(祈願 or 基源)하고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정복활동을 이어왔다는... 총균쇠를 앞세워...
그 외 영문판에는 목차 부분에 소제목으로
The roots of guns, germs, and steel
이라고 적혀 있기도 한데, 혹시 족보나 파일시스템의 계층을 아십니까? 족보에는 항상 시조(始祖)가 있고 파일시스템에는 반드시 Root가 있답니다. 해당 제목에서 Root가 단수가 아닌 복수(Roots)로 쓰인 것으로 봐서 앞선 문명이 뒤쳐진 문명을 정복하는 동력이 되었다고 총균쇠에서는 쓰고 있지만, 그들 양 문명이 마주하기 전에는 각각 어떤 집단을 이루는 과정에는 총균쇠 라는 앞선 기술과 문명이 각각 있었다고 한다면 문명의 충돌과 같은 모습을 연상하라는 뜻인지... 그도 아니면 Gun, Germs, Steel 각각이 바로 하나의 Root였다는 것인지, 그리하여 세 가지 뿌리(Roots)라는 것인지... 제목 만으로는 다른 관점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물론, 책의 내용을 보면 총균쇠가 각각 하나씩의 루트(Root)였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하겠지만, 역사에는 피사로가 중남미를 정복한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최근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미중갈등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물론 미국이 중국을 100여년 전처럼 전함을 몰고가서 군사적으로 위협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본격적인 경제성장을 하기 전에 중국의 경제 상황은 몹시 낙후되어 있었답니다. 대한민국 모 정치인이 중국을 11억 거지떼라고 했을 정도지요. 총균쇠 라는 책 속에 포함된 사진들을 보시면 이해가 좀 더 쉬우시려나... 그런데 영문판에 포함된 사진들과 한글판에 포함된 사진이 종류가 다르답니다. 이건 생략.
옛날에는 정복활동을 총균쇠를 앞세워 추진했다면 요즘은 군사력은 뒤에 감춰둔 채 금융을 바탕으로 하는 다국적 기업의 모습으로 진출을 합니다. 그런 모습은 총균쇠를 앞세워 정복활동을 하던 시기보다 화폐 경제가 더욱 발달하여 그 모습이 바뀌기는 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할 때, 중국 내부도 5천년 역사에서 통합과 분열을 반복했는데 그 때마다 총균쇠라는 세 가지 근원(Roots)이 있었을 것 아닌가요. 그리하여 현재 미중갈등은 총균쇠 VS 총균쇠 간의 갈등이며, 문명의 충돌이기도 하고 화폐전쟁이나 환율전쟁이기도 하고 뭐 그런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글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총균쇠, 노트 5 : Why is World History like an Onion? 해석 (수정) (0) | 2022.05.02 |
---|---|
동이(東夷)에서 동(東)자는 동쪽이라는 뜻일까? (0) | 2022.05.01 |
총균쇠, 노트 3 : 문자의 영향? (0) | 2022.04.30 |
총균쇠, 노트 2 : 주어 선택에 따른 관점의 차이? (0) | 2022.04.29 |
신세계는 조폭 액션영화였을까? (0) | 2022.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