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원문/천자문

1. 也乎哉焉 者助語謂 125 (이문구 관촌수필 - 천자문 꺼꾸로 외우기)

참그놈 2022. 6. 5. 20:10

아시다시피 천자문의 마지막 구는

위어조자 언재호야 (謂語助者 焉哉乎也)

 

입니다. 이문구님의 관촌수필을 읽어보시면 손자들에게 천자문을 앞에서부터 외우고, 그것을 다 외우고 난 뒤에는 뒤에서부터 외우게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제목처럼

 

야호재언 자조어위(也乎哉焉 者助語謂)

 

라고 외우는 것이지요. 그렇게 외웠을 때 뜻이 통할까요? 관촌수필에서는 왜 손자들에게 천자문을 꺼꾸로 외우라고 하는지 그 까닭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그냥 할아버지가 꺼꾸로 외우라고 해서 꺼꾸로 외우는 착한 손자들이어서 그냥 외운 것 같습니다. (실은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정확하게는 기억이 잘 안 압니다 ㅡㅡ)

 

제가 관촌수필을 읽은 것이 한 30여년 다 되어가지 싶은데,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 가운데,

 

왜 천자문을 역순으로 외우게 시켰을까?

 

하는 강한 의문이 들었던 기억은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손자들 골려먹으려 한 것 같지는 않고, 뭔가 까닭이 있을 것인데, 그 까닭을 알 수 없어서, 도무지 그 까닭은 뭘까? 하는 생각이 제 의식 한 켠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까닭은 모릅니다. 그게 핵심이지요. ㅡ,.ㅡ

 

그러나, 혹시라도 말이 된다면, 가령, 다빈치는 왼손으로 글을 썼다던가? 뭐 희안하게 글을 써서는 알아보기 힘들게 썼다고 하지 않습니까. 어느 나라의 말이든 문자로 표현한 것을 뒤집어서 적는다면 그건 말이 안될 것 아닌가요? 가령,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를

요세하녕안

 

이라고 쓴다면, 한 문장 정도야, 그리고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그렇게 재미삼아 또는 놀이삼아 쓴다고 하더라도 한 단락만 넘어가도 큰 혼란이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이문구님의 관촌수필을 보고 난 이후, 손자들에게 천자문을 꺼꾸로 외우게 한 까닭을 알 수는 없었지만, 혹시 한문이라서 그것이 말이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문을 20년 이상 가지고 있다가... 혼자서는 흠.... 말이 될 수도 있겠는데! 하는 단초를 발견했다고 해야할지... 그런 것은 있는데, 저 자신이 천자문조차 외우지 못하는 상황이라 공개적으로 말은 못하겠고 천자문을 꺼꾸로 외우는 것이 천자문을 배우려는 분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특히 어릴 때 천자문을 천지현황 우주홍황의 순으로 외우고 다시 야호재언 자조어위 순으로 외우는 것이, 단순히 천자문을 순서대로 외우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일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를 간단히 소개를 하겠습니다.

 

야호재언 자조어위(也乎哉焉 者助語謂)

 

요즘은 태어나면 제도화된 사회에서 성장합니다. 맹수도 없고 먹을 것을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되고 그런데, 문자가 없던 이전시기, 그러니까,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부터 문자가 사용되기 시작한 1만여 년 전까지의 399만년을 가정해 보십니다.

 

야(也)자는 천자문 해설서에 여음(女陰)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여성의 성기인지 아니면 여성이 가지는 자궁을 비롯한 여성성과 모성을 모두 포괄하는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인간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납니다. 여성에게서 태어나지요. 바로 거기를 통해서요. 문자도 기술도 의학도 뭣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어찌어찌 하다가 배가 불렀다가 아이가 쑥 태어나는 일이 계속 되었겠지요?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로부터 399만년 까지는 아닐지언정...

 

지금이야 신생아가 태어나면 궁델이를 때려서 아이가 우는지 안우는지 먼저 살펴보고 양수도 닦고 태반도 처리하고 이래저래 수습을 한다지만 100만년 전에 인류가 신생아를 낳았을 때는 그냥 엉(乎)?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기는 했어도 그 체계는 의학적으로는 몰랐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는 지금도 한문에서 의문문을 만드는 어조사로 쓰입니다. 천지(天地)라는 구와는 매우 상반되는 구일 수도 있습니다.

 

也乎 VS 天地 or 天地 VS 也乎

 

天을 임금 천 아버지 천으로 뜻을 설명하지요? 야는 잇기 야 라고 보통 옥편에 나와있는데, 자세하게 설명하는 책에서는 설문해자를 인용하면서 여음(女陰)이라는 설명도 하고 있답니다. 천지현황의 순으로 천자문을 외우면 남성 중심의 가부장 사회를 학습하게 되는데, 야호재언 자조어위 순으로 천자문을 바라보면, 저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한다면, 여성 중심의 사회가 드러나지요.

 

왕이건 사대부가의 양반이건 부인이 산통을 겪으면 곁에서 안절부절 하지요? 요즘도 산부인과에서는 애 아버지 될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면서 담배를 피워대고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한 때는 담배도 마구 피워대고 그랬다고 합니다. 세상의 질서가 남성 중심으로 뭔가 여성이 차별을 받은 것 같지만, 산모가 산통을 겪거나 출산하는 과정에서는 남성들이 모두 종이 되기도 한답니다.

 

야호재언 자조어위(也乎哉焉 者助語謂)

 

가 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이해가 되시나요? ㅡ,.ㅡ

사실 저도 한문 전문가나 뭐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다! 이러면서 근거 제시하고 그런 거는 못합니다. 다만, 인류에게 문자도 기술도 없던 시절을 가정하고 뭐 짱구를 굴려봤더니 천자문을 역순으로 적어놔도 말이 되겠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얼마 되지도 않거든요.

 

문자도 기술도 아무 것도 없을 때 아이가 태어났더라도 나중에 습관화 되고 나면 엄마를 비롯한 주변에서 비로소(哉) 태어났구나! 라고 할 것이고... 갓 태어난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서 젖을 빨고 있겠지만, 아비는 입 하나 늘었으니 어찌할꼬(焉)...그러면서 노심초사하고 고민하기 시작한답니다. 사냥하는 법도 가르쳐야 되고 먹을 수 있는 풀과 먹으면 죽는 풀을 구별하는 법도 가르쳐야 되고... - 역사 이전을 가정했다고 앞에서 설명했지요? - 비가 많이 오면 제 때 높은 곳으로 가야 한다거나, 비가 오지 않아서 가물면 물을 어디서 어떻게 구할지 등등 가르쳐야 할 게 참 많았겠지요? 그렇게 그렇게 천자문을 역순으로 생각해 보면 천자문의 제일 마지막 글자는 天자가 됩니다.

 

천자문에서 天은 아버지 임금 같은 뜻 외에는 미지의 대상이지요? 역사시대건 선사시대건 인류에게 하늘은 여전히 미지의 대상인가 본데, 천자문을 순서대로 외우면 아버지만 있는 것 같은데, 역순으로 읽으면 어미나 엄마가 있는 것 같은...

 

者助語謂

 

도 설명을 할까요? 하지만 제가 하는 설명은, 그냥 저 혼자 천자문을 두고 생각해 보면서 그려낸 뇌피셜이지 정론(?) 뭐 그런거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어쩌다 엉? 말이 될 수도 있겠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짱구를 굴린 것이고

 

也乎哉焉

 

에 대한 내용은 저 나름으로 설명을 드렸으니 나머지는 그냥 생각해 보세요들... ^^;;

 

연역과 귀납의 관계

 

라고 해야할지 그런 관점에서 보면 될 듯도 하고 그런데, 천자문의 모든 구가 그렇게 적용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