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원문/천자문

천자문으로 한문 공부하기...

참그놈 2023. 1. 24. 09:52

원래 이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다만, 제 자식들에게만 가르치려 했던 내용입니다. 하지만, 무슨 까닭인지 공개하게 되네요. ㅡ,.ㅡ

 

천자문 읽어 보신 분이 얼마나 계신지 모릅니다. 저 역시 천자문을 모두 외우거나 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천자문을 외우겠답시고 읽고 쓰기를 300번 이상 한 것 같은데, 저 자신의 건강 문제 때문인지 도무지 외워지지 않더군요. 하지만, 하필 천자문을 계속 보다가 어느 날 천자문으로 한문학습이 가능하다  라는 것을 나이 50이 되었을 무렵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이 깨달은 것은 공개할 수 있었지만, 원체 한문을 접근하기 꺼리는 시절이기도 하고... 뭐 그래서 자식들에게나 전하리라 생각했었지요.

 

거두절미하고....

 

천자문 마지막 구는 焉哉乎也 네 글자입니다. 그 네 글자를 천자문 각 구에 배정하면 아주 짧은 단문으로부터 어느 정도 긴 문장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가령

 

천지현황(天地玄黃)이라는 구 하나를 두고도 

 

天玄也 하늘은 검다.(아득해서 알 수 없다)

天玄乎 하늘은 검은가?

 

와 같은 완결된 문장을 구성할 수 있는 겁니다. 짧더라도... 덕건명립, 형단표정, 공곡전성, 허답습청, 고루과문, 우몽등초, 성정정일, 심동신피 등등 천자문 각각의 구에 대해서 언재호야(焉哉乎也) 네 글자를 활용하여 문장을 만들 수 있지요. 평서문, 의문문, 감탄문 등등등...

 

 

다산 정약용이 천자문은 너무 어렵다며 이천자문을 지었습니다. 다산 선생의 노력을 폄하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산 천자문은 말 그대로 글자를 익이는 것에 중점이 있다고 생각해야 하지만, 주흥사 천자문은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자문이 중국 역사를 담고 있다? 아니오... 천자문은 중국의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이족과 한족간의 갈등 - 인간 사유의 한계 - 을 담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양나라가 형성된 것이 오호십육국시대인데, 그 이전에는 진한 시기였고, 그 보다 더 이전은 춘추전국시대였습니다.

 

공자가 "나는 주나라의 예를 따르겠다" 라고 했거든요. 주나라의 예 이전에 통용되던 것은 은나라의 예였습니다. 곧, 동이족의 예(禮)가 당시 중국의 보편적인 사회규범이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로부터 100여년 후의 인물인 맹자도 맥국과 조세비율을 논하는 이야기가 맹자에 나옵니다. 한나라가 대단한 나라로 치부되지만, 한나라는 그리 강성한 제국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한나라 초기에 흉노에 발리고 황건적의 난에 갖가지 난을 겪지요. 다만, 한나라가 대단해 보이는 것은 삼국연의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이 모두 구라이니 우스운 겁니다. 삼국연의(삼국지) 지도 보시면 황당합니다. 인구 6천만으로도 감당하기 벅찬 영토범위인데 삼국시대가 끝나고 남은 인구가 700만명 정도 밖에 안되거든요. 그건 중국 역사서적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한나라가 400여년 이어졌다고 하지만 전한 후한으로 나뉩니다. 중간에 왕망이 신(新)나라를 세워서 몇 십년이지만 한나라의 맥이 끊기기도 합니다. 사기 조선열전에 관한 해설을 인터넷을 통해 보시면 조한전쟁(고조선 VS 한나라)도 한나라가 이긴 전쟁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천자문 이야기하다가...

천자문으로 한문을 익힐 수 있다는 것... 그게 중요하지요.

제 자식들에게나 가르치려 했던 것을 공개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네요. ㅡ,.ㅡ

천자문 한 권에 포함된 글자 1000개로 만들 수 있는 문장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자 한자 한자 뜻에 두 글자 단어 네 글자 구(句), 여덟글자 구 또는 문장... 언재호야(焉哉乎也)의 위력이라고 해야할지...

 

 

한자나 한문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무시하셔도 됩니다. ^^;;

 

 

혹시 제가 든 예가 너무 단촐한가? 해서 몇 개 문장을 추가합니다.

 

白起者 春秋戰國時 名將也. 李舜臣 朝鮮 名將也. 實救國之將哉.

백기는 춘추천국의 명장이다. 이순신은 조선의 명장인데 실로 구국의 장수이다!

 

(이순신 장군의 존함 중 "순" 자는 천자문에 없습니마만...)

같은 뜻으로 백기 대신 "왕전" 이나 기타 명장의 이름을 대입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뜻하는 고유명사이니 때에 따라 한자를 좀 더 익힌다고 생각하시면 되지요. 삼국연의 좋아하시면 유비 관우 장비를 대입하시든지 척준경이나, 유금필, 신숭겸 같은 고려조 장수나 김시민 장군, 홍의장군 등등 여러 위인들을 대입하셔도 될 것입니다. 각 위인들의 생애를 아신다면 그런 분들이 잡인들처럼 살지 않으셨을테니, 관련 있는 구들로 연결해 보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우주자하홍호? (宇宙者何洪乎) (우주는 얼마나 넓은가?)

日騰於東, 中止, 昃於西 (해는 동쪽에서 떠올라 정오가 되면 멈추어 서쪽으로 진다)

 

漢字與朝鮮之字, 文字不相等 (한자와 조선의 글자는 문자가 서로 같지 않다)

 

 

이순신 장군의 존함 중 "순(舜" 자를 제외하면 모두 천자문에 나오는 글자들입니다. 구(救)자도 안나오는 글자이긴 하네요. 구고심론(한자생략) 이라는 구가 있는데, 거기 쓰인 구(求)자는 왼편 괄호에 있는 것이라서 의미가 달라집니다. 꼭 1000자에 너무 얽매이실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