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平聲】
이전 장(章)에서 효제(孝弟)라야 사람이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장에서는 "군자가 근본에 힘쓰고 근본이 서야 도(道)가 생겨나는데, 효제(孝弟)가 바로 인(仁)의 근본"이랍니다. 인(人)과 군자(君子)에 차별을 둔 것인지, 어쨌든지 사람이나 덕이 있는 군자나 효제(孝弟)는 공통이네요.
集註 :務, 專力也.
慶源輔氏曰, 專用其力, 而爲之也.
무(務)는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는데, 사람이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기타 놀러를 가던지 어떤 물건을 들려고 할 때는 대상이 구체적이라서 분명한 것 때문인지 힘(力?)을 잘 씁니다. 하지만 공부라는 방면으로 관점이 변경되면 모두가 주의를 잘 집중하는 것은 아닐텐데, 한문으로 된 논어 원문을 읽는 사람이 드문 시절인 것이... ㅡ,.ㅡ
어쩌다 인터넷에서 10여년 전에 작성된 어느 블로그 포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국사학과에서 한문으로 된 역사서는 고사하고 번역된 역사서조차 안본다고 적혀 있더군요. 한글이 편한 것은 누구나 알지만 한문이 점점 잊혀져가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인 듯합니다. 그런 상황에 세주완역 논어집주대전 같은 책을 번역해 내신 분들이 계시다니... 저야 살면 얼마나 살겠습니까. 20대나 30대가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라고 하려니 빚더미 위에 앉아서는... 어쨌거나 번역하신 분들은 전력(專力)을 다 하신 것일 수도 있지요.
集註 : 本猶根也. 仁者愛之理, 心之德也. 爲仁猶曰, 行仁. 與者, 疑辭, 謙退不敢質言也.
朱子曰, 仁者愛之理. 是偏言則一事. 心之德, 是專言則包四者. 故合而言之, 則四者. 心之德, 而仁爲之主, 分而言之, 則仁是愛之理, 義是宜之理, 禮是恭敬辭讓之理, 智是分別是非之理也. 仁者愛之理, 理是根, 愛是苗, 仁之愛, 猶糖之甜, 醋之酸, 愛是那滋味. 愛雖是情, 愛之理是仁也. 仁者愛之理, 愛者仁之事, 仁者愛之體, 愛者仁之用, 愛之理自仁出也. 然亦不可離了愛去說仁, 昌黎(한유)博愛之謂仁, 是指情爲性了. 周子說德, 愛曰仁, 猶說惻隱之心, 仁之端也. 是就愛處指出仁. 若博愛之謂仁之謂, 便是把博愛, 做仁了.
인(仁)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는데 대학집주에는 인이 온화자애의 도리이고 의는 단재재할의 도리이고 예는 공경준절의 도리라고 설명했던데 여기서는 조금 설명이 다르네요. 온화자애를 대표하는 것이 애(愛)이고 단재재할을 대표하는 것이 의(宜)인가 봅니다. 준절과 사양은 관점의 차이로 보입니다. (한자 생략) 애(愛)가 인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명인 줄은 알겠는데, 유학(儒學)이나 성리학에 대해서 알지 못하므로 이론적 깊이에 따른 의미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仁便是本, 仁更無本了. 若說孝弟是仁之本, 則頭上安頭. 伊川所以將爲字, 屬仁字讀, 盖孝弟是仁裏面發出來底. 乃推行仁道之本, 自此始爾. 仁字則流通該貫, 不專主於孝弟之一事也. 仁就性上說, 孝弟就事上說. 仁如水之源, 孝弟是水流底第一坎, 仁民是第二坎, 愛物是第三坎也. 問, 爲仁只是推行仁愛, 以及物否. 曰, 只是推仁愛以及物, 不是就這上, 求仁.
위의 내용과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효제가 근본이라면 근본 위에 근본이 또 있어서 머리 위에 머리가 있는 격이 된다네요.
물이 흐르는 것에 비유하여 애물(愛物)이 3차라는데, 대학에서는 격물치지라고 해서 격물(格物)부터 공부한다는 것이 차이로 보이네요.
어느 학생인지 위인(爲仁)이 인애(仁愛)에서 사물에 미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는데, 말은 맞지만 그렇다고 인(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또 아니랍니다. 무슨 뜻일까요? 제가 보고 있는 책에는 "그렇게 해서 인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는데, 한문에는 시제나 능동 피동 관계 등등 애매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 한문 문법도 모르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 그리고 내용 상 위 해석은 "인을 구하려(얻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뭐 그런 식으로 해석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인(仁)이 곧 근본(根本)이니까요. 근본에서 퍼져 나가 효제, 인민, 애물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이전 구에서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인(仁)은 수신 공부에서 쌓이는 것이지 작위적인 것은 아니다 라는 의미로 이해가 되는데, 제가 이해하는 관점으로도 "그렇게 해서 인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해석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웬지 자연스러운 해석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勉齋黃氏曰, 人之一心, 虛靈洞徹, 所具之理. 乃所謂德也於虛靈洞徹之中有理存焉. 此心之德也. 乃所謂仁也, 義禮智亦心之德, 而獨歸之仁, 何也. 義禮智者, 德之一端, 而仁者德之全體, 以仁能包四者. 故心德之名, 獨仁足以當之也. 故仁之爲德, 偏言之, 則與義禮智相對, 而所主惟一事, 專言之, 則不及義禮智, 而四者無不包也.
대학의 해설에도 허령불매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도 비슷한 말로 허령동철(통철)이라는 것이 나오네요. 인의예지 중 인(仁)이 나머지를 모두 포괄한다는데, 어떤 내용인지 아직은 짐작이 안됩니다. 예전에 예기 곡례편을 읽어 본 적이 있는데, 사랑하나 친압하지 아니하고... 뭐 그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네요. 인(仁)이 의예지(義禮智) 를 포괄한다니 사랑하되 매사에 공정해야 한다는 그런 뜻일런지...
○諸葛氏泰曰, 泥愛字, 則不知仁之體, 捨愛字, 則不知仁之用. 故卽理以明體, 于以見理, 具於愛之所未發, 卽愛以明用, 于以見愛, 本於仁之所發見. 無體何以有用, 無仁何以能愛. 因愛心之形, 而指其在中之理. 故曰, 愛之理集註於孟子首章, 又倒置其語曰, 仁者心之德, 愛之理, 何也. 論語言, 爲仁是以偏言者, 言之. 故以愛之理在先. 孟子兼言仁義, 則以專言者, 言之. 故以心之德在先然, 亦互相發明, 而非有二也.
체와 용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그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앞에서 나온 허령불매나 허령동철(통철) 등과 대비해서 생각하면, 허령(虛靈)이라는 것이 뭘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허령(虛靈)에 대해서 제가 보는 책에는
텅 비어 신령하고 모든 것을 다 꿰뚫는다
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사심(私心)을 버리라는 말일까요? 아니면 사심(私心)이 없어질 때까지 공부를 하라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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