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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 삼국사(삼국사기) 다르게 보기 - 대륙삼국설

참그놈 2022. 11. 17. 18:26

대륙삼국설을 아십니까? 고구려 백제 신라가 현재의 중국 대륙에 위치해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론입니다. 환단고기가 1980년 경에 출간되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효과라고 해야 할지... 어쨌거나 환단고기 열풍이 분 적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 "고구려 백제 신라는 한반도에 없었다" 같은 책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즉, 대륙삼국설을 주장하는 책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1990년 대 중반에 임승국 한단고기 라는 책으로 처음 봤는데, 다 읽지도 않았건만 1/3 정도를 읽고도 까맣게 속고만 살았다면서 흥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배운 역사와 그 괴리가 너무 컸고, 역사를 잘 알지도 못한데다 꾸준히 역사서를 읽지도 않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환단고기를 의도적으로 멀리했습니다. 20여년 넘게요. 당연히 "고구려 백제 신라는 한반도에 없었다" 거나 "한반도가 작아지게 된 역사적 사건 21가지" 등의 책도 출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일부러 보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이 헷갈리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창작일 수 없지 않겠습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7xL4slq4kKo&list=TLPQMTcxMTIwMjKWeSQdE-4ksQ&index=7 

 

 

세월이 흘러 나이 50이 되어갈 무렵, 까닭없이 "죽을 때 죽더라도 내 나라 역사는 그래도 대강 알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역사책 몇 권을 사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어떤 개XX가 제 나라 역사가 죽어야 한다"며 책을 썼는가 싶어 해당 책을 구입해서 읽었는데,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매우 낯선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 후로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이나 "우리 안의 식민사관"과 같은 여러 가지 책을 보고서야 대한민국 역사학계라는 곳이 엉망진창에 쓰레기통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민족사학 식민사학 강단사학 재야사학 환빠 식민빠 사이비 역사학 유사역사학 같은 말들이 난무하는 곳이더군요.

 

그 이후로 환단고기라는 책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읽었고 "고구려 백제 신라는 한반도에 없었다" 라는 책도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읽기도 하고 몇 가지 역사 관련 서적들을 읽어 보게 되었는데, "대륙삼국설이 반드시 억지 주장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짬이 나서 김부식 삼국사(삼국사기)를 원문으로도 한 번 읽어봤는데 한반도에서만 발생했다고 생각하기에는 도무지 이해가 힘든 부분도 있었거든요.

 

고구려 백제 신라가 모두 만주와 한반도에만 있었다면, 백제나 신라 두 나라의 천문관찰 기록과 일식기록은 동일해야 하지 않나요?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거의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백제와 신라의 천문관찰 기록이나 일식기록 등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고구려는 수도가 백두산 바깥에 있었던 적이 있으므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백제와 신라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있었고 그 넓이가 작았으므로 거의 같아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천문현상이나 일식기록 등의 내용이 백제와 신라는 서로 다릅니다. 이는 백제와 신라가 사실상 서로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삼국사(삼국사기, 이하 삼국사)는 정확하게 기록되었으되 후대에 모두 한반도와 만주 일부에 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를 우겨넣었다는 말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삼국사를 보면서 유독 조공 이야기가 많아지는 시점이 있습니다. 위 영상을 보시면 명나라 때 삼국사를 재간행하면서 중국의 간섭으로 인해 첨가된 것이라고 설명을 해 주시네요. 중국 역사서에 있는 것을 그대로 옮겨 추가했다는 설명입니다. 역사서는 요즘은 학문적 연구의 결과지만, 왕조시대의 역사서는 그 의미가 매우 엄중한 것이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령집과도 같았던 문서지요. 더군다나 요즘같은 민주주의 이념에 따른 수평적 관계보다 황제 왕 제후 등의 종속적 관계가 보다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고구려가 당나라에 패한 이후 중국이 "이제부터 우리가 갑(甲)이야!" 라고 본격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는데, 그로 인해 우리는 우리의 역사서를 비장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외 김부식 삼국사에 나오는 지명(地名)들이 중국에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황산이나 토함산 뿐만 아니라 갖가지 동일한 지명이 중국에는 2022년인 지금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네요. 위 영상을 보시면 실제 지도를 보여주기도 하고 "책보고" 라는 채널에서 한반도와 동일한 지명을 가지고 있는 중국 지역을 보여주는 내용이 여럿 있으므로 참고하시면 됩니다. 경주에 토함산이 하나 있는데 중국에는 토함산만 해도 여러 개라고 합니다. 위 영상 보시면 삼국사에 "동 토함산" 이라는 지명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는 동쪽에 있는 토함산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대륙삼국설이 황당하게 느껴지실 수 있으나, 저는 반드시 억지는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