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7차 국사교과서에는 BC2333년에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하였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학계에서는 단군을 신화라고 하면서 역사가 아니라고 한다는데, 역사로 인정을 한 것입니다. 요즘은 세간에서 단군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어릴 때는 단군이라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단군에 관한 노래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노래는 2개인데, 저를 포함한 코찔찔이들이 역사를 얼마나 어떻게 알았겠습니까만 어쨌거나 단군은 우리 민족의 시초라면서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단군을 배우지 않았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습니다. 우등생이 아니라 열등생이었지만 확실히 단군에 대해, 또는 고조선이라고 불리는 단군조선에 대해서 배운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그 때는 역사가 무엇인지 단군에 대해서 배웠는지 안배웠는지 그런 것이 왜 중요한지 등에 대해서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는 것 갈습니다. 그냥 무뇌충이었다는 말이지요.
어렸을 때부터 단군에 관한 이야기를 몇마디나마 듣고 노래도 배우고 했는데, 어느 날 우리나라 역사가 단군으로 부터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연한 계기로 읽게 된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 40도 중반을 넘어서야 알게 되었지요. 도무지 역사라는 것을 의심해 본 적도 없고 별도로 공부하려 해 본 적도 없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았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의 역사왜곡에 관한 뉴스를 보거나 하면 "일본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불쌍한 민족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역사가 창작은 아니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가 잘못 쓰여지고 잘못 전달되고 있다는 것은 모른채 말입니다.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란 꼴이었지요.
어렸을 때부터 듣고 배운 것 때문인지 저는 우리나라의 역사가 단군으로부터 시작하는 줄 알고 있었지만, 실상은 한사군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국사책을 읽으면서도 저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하다가 세월이 30여년이나 흐른 뒤에 역사 관련 책을 통해 그나마 알게 되었고, 제가 읽은 그 책에는 우리의 역사가 조직적으로 왜곡되고 은폐되거나 외면당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흥분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러기는 했지만, 역사가 무엇인지는 몰랐어도, 지금도 모르지만, 역사는 창작되거나 왜곡되면 안되는 것이라는 근거없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서였는데, 우선은 저 자신이 역사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었다고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아무 것도 몰랐지요. 그래서 역사 관련 책들을 사서 읽어보려고도 하고 그랬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우등생이 아니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러게 아는 것이 너무 없어서 오히려 답답했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도 사실은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해야 될 것입니다.
단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실지 모르나 저는 단군이 역사라고 확신합니다. 몇 권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을 생각해 봤을 때 역사가 아닐 수 없다는 확신은 하게 되었지만 워낙 아는 것이 없어 구체적으로는 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겠네요. 그러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단군을 신화라고 하면서 조직적으로 은폐 왜곡시키려는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레고랜드로 더 잘 알려진 강원도 춘천 중도 유적지는 구석기시대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유적지 중 하나라는데, 춘천 중도 유적지가 발견된 것이 1970년대 중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곳에 역사유적을 훼손하면서까지 레고랜드라는 놀이시설을 지으려고 하는 것도 그런 조작이나 왜곡의 연장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각설하고, 철부지 농땡이로 점철된 삶이므로 무지하고 무식하고 비루하고 고루한데다 천박한 주제에 감히 역사라는 고상한 말을 입에 올리기도 하고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는 것을 뒤늦게 자각 - 국사교과서 바로잡아야 한다 -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원체 배운 것 없는 놈이 할 소리가 원래 아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어쨌거나 남은 생이나마 우리 역사에 대해서 시간이 나면 짬짬이 기억을 하고 새로 알게 되는 것이 있다면 또 기억하려 애쓰려 합니다. 맨날 야동, 무협만화나 보고 낄낄거리고 히죽거리던 놈이 감히 단재 선생의 조선상고사나 윤내현, 리지린 박사의 고조선 연구 같은 책을 다 읽어 보게 되었는데, 천박한 삶 속에서 귀한 책을 읽을 계기를 주신 이덕일 박사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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