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성이 태어날 때부터 착하냐 아니냐를 두고 맹자와 순자가 각각 성선설과 성악설을 주장했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자세하게는 알지 못합니다. 어쩌다 살면서 맹자는 한 번 읽어나 봤지만 순자는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착한지 아닌지 누구나 가볍게 생각은 한 번쯤 해 보지 않겠습니까. 저도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쪽이 옳은지 사실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는 어떤 책을 보고서는 그 말이 더 타당한 것 같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도올 김용옥 선생의 대학 강의를 유튜브에서 봤습니다. 워낙 온라인 강의를 많이 하셔서 사서 중 대학 강의를 하셨는지 몰랐습니다. 우연히 유튜브 화면에서 대학 한글역주 강의 썸네일이 표시되는 것을 보고서야 대학에 관한 강의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 사나흘 들여 14개 강의를 모두 보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 아니면 환경의 지배를 받느냐?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봤는데, 문헌적 근거? 뭐 그런 것은 대지 못하지만 성선설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태어나는 그 때부터 걷고 뛰어다니고 말하지 못합니다. 부모가 아이를 보살피지요. 갓 태어난 아이는 눈도 뜨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이의 눈이 밝아지기 시작하면 눈도 맞추어야 하고 목을 가누지 못하므로 목을 가눌 수 있게 되기까지 뒤통수를 손으로 받치는 주의도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1년을 키워야 근근히 걷기 시작하고 맘마, 빠빠 같은 표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고 1년 사이에 성인의 몸 크기 만큼 자라지는 않습니다. 성인의 몸 만큼 크기 위해서는 최소 15년 정도는 더 자라야 합니다. 사람은 동물과 달리 성장이 느리고 부모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는 면에서 사람은 선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해롭게 하려고 하겠습니까.
사람이 언제부터 땅에서 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사라는 것에는 빈부와 귀천이 나뉘어 있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그리하여, 부모들마다 자녀들에게 쏟는 애정이나 괸심의 정도가 다르기도 한 가운데, 나중에는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살게 됩니다. 그 공동체 속에서 누군가는 위인이 되고 또 누군가는 악인이 되기도 하여 "사람의 본성은 원래부터 선하다"거나 "사람의 본성은 원래부터 악하다"는 논쟁이 나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훌륭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처음 태어났을 때는 모두 부모와 주변의 관심과 애정 속에서 자랐을 것인데, 그런 환경이 언제 생겨났는지 모르는 빈부격차나 전쟁, 자연재해 외에도 기타의 위기상황 등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이어지지 못한 것이 성선설이나 성악설 등이 등장하는 배경이 되지 않았겠는가? 하는 것이지요.
살면서 존속살인이나 영아 유기, 형제들간의 암투 - 권좌든 재산이든 - 등에 관한 뉴스나 영화, 드라마 등을 안 본 것은 아닙니다. 그러게 전쟁이나 자연재해 같은 것이 없었다면, 그리고 어떤 사회에서 빈부격차가 심하지 않아서 부족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사람의 본성은 선하게 이어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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