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원문/삼국사(삼국사기)

진시황의 치작(齒爵)과 신라의 이사금

참그놈 2023. 2. 22. 09:31

도올 김용옥 선생이 쓰신 책 중에 "우리는 너무 몰랐다" 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책의 초반부에 박소동 이라는 분과의 치작(齒爵)에 관한 일화가 나옵니다. 사실은 치작이라는 말을 알지도 못하긴 했지만, 어쩌다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에 이빨의 갯수로 왕을 정한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치작(齒爵)이란 나이에 따라 벼슬을 준다는 뜻입니다. 진시황이 중국 천하를 통일하기 전까지 주나라는 봉건제도였고, 주나라 왕의 성은 희(姬)였는데, 자신들의 형제나 친척에게 봉지를 나누어주거나 공신들에게 봉지를 나누어주거나 했습니다. 하지만, 진시황이 봉건제를 혁파하고 군현제를 도입하면서 치작(齒爵), 즉 나이에 따라 벼슬을 준 것인데, 주나라 시대의 봉건제도에 비해 신분, 계급, 형식이나 절차 뭐 그런 거 무시하고,  그냥 나이 순으로 벼슬을 준 것이 오히려 질서감과 소속감, 의무감, 충성심 등을 불어넣는 훌륭한 제도로 존속되었다고 합니다.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 신라본기를 보시면 혁거세를 거서간이라고 하고 남해를 차차웅이라고 하다가 세 번째 임금부터는 이사금이라고  부릅니다. 이빨의 갯수를 보고 왕을 고른 것인데, 어쩌면 진시황의 치작과 상관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유신 묘비명에 투후 김일제가 선조라고 적혀 있다는데, 김일제는 한나라에서 작위를 받았는가 그렇거든요. 그리고 한족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시황도 한족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역사를 잘 모르므로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역사 연구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어떤 힌트라도 될까해서 몇자 끄적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