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경(經) 중에 止자를 주자가 주해한 것이 아래 내용입니다.
止者, 必至於是, 而不遷之意, 至善, 則事理當然之極也. 言明明德新民, 皆當止於至善之地, 而不遷. 蓋必其有, 以盡夫【音扶】天理之極, 而無一毫, 人欲之私也.
주자의 해설에 여러 학자들이 거듭 주해를 붙였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책에는 율곡 이이의 해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新安吳氏曰, 止至善爲明明德新民之標的. 極盡天理絶無人欲爲止至善之律令. 然旣言事理, 當然之極. 又言天理之極者, 蓋自散在事物者, 而言則曰事理. 是理之萬殊處. 一物各具一太極也. 自人心得於天者, 而言則曰天理. 是理之一本處, 萬物統體一太極也. 然一實萬分故, 曰事理. 衆理會萬爲一則曰, 天理一理而己.
栗谷曰, 章句釋至善處, 以事理言. 是天理之在事者也. 以人物對擧, 則言天理. 文字雖異 義則一也. 吳氏說, 乃分一本萬殊, 其說鑿.
율곡 이선생이 말씀하기를 장구에 지극히 착함을 일의 이치로써 말을 했으니, 이는 하늘의 이치가 일에 있는 것이고, 사람이나 물건에 상대적으로 대비할 때는 하늘의 이치라고 말한 것이니, 문자는 비록 다르나 뜻은 하나이다. 그런데, 오씨의 학설에 곧 "근본은 하나인데 만가지로 달라지는 것이다" 라고 나누었으니 그 말이 어긋난 것이다.
鑿 : 함부로 억측할 착
율곡 이이의 주석 앞에 신안오씨 라는 분의 주석을 함께 적었는데, 율곡 선생이 신안오씨의 설에 이의를 제기했나 봅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책에는 율곡 이이가 쓴 주석을 소개하고 번역을 하면서 "착(鑿)"자를 "함부로 억측한다"는 뜻으로 풀이했습니다. 거기다 해설도 덧불어있는데...
주자가 지극히 착함(至善)을 풀이할 때, '일의 이치의 당연한 극치점'이라고 말한 것은, 하늘의 이치가 사물에 있는 것을 '일의 이치'라고 말한 것이고, 뒤에 말한 '하늘의 이치의 극치점을 다한다'고 말한 것은 아래에 있는 '사람의 욕심'이라는 말과 대응해서 '하늘의 이치'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오씨가 말한 것처럼 '사물에 있는 것은 일의 이치'이고 '사람의 마음이 하늘에서 얻은 것은 하늘의 이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가뜩이나 한문으로 되어 있어서 이해가 어려운데, 해설을 보니 더 이해가 어려운... ㅡ,.ㅡ
대학장구 서문에서부터
蓋自天降生民, 則旣莫不與之, 以仁義禮智之性矣.
라고 하여 하늘로 부터 인의예지의 성을 부여받고 명덕(明德)이나 심(心)과 성(性), 허령불매(虛靈不昧)를 설명하고 그러는데, "사람의 마음이 하늘에서 얻은 것은 하늘의 이치(天理)가 아니다(?)" 라는 해설을 보니 더욱 헷갈리네요. 사람이 하늘에게 부여받은 것은 성(性)이로 성즉리(性卽理)라고 하여 성리학(性理學)이라고 하는 것으로 아는데, 성리학(性理學)이라는 말에 쓰인 리(理)는 천리(天理)가 아니다? 뭐 그런 뜻인 것인지...
한문 뭐 그런 거 모르면서 그냥 읽는 독자이고, 주석까지 다 있는 책을 읽어 본 것이 천자문, 대학, 중용 딱 세 권 밖에 없습니다. 그 중 대학은 읽어보다가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읽어보려는데, 지난 번 읽을 때도 모르겠답시고 ?를 여럿 붙여놨네요. 아리까리... 어리둥절... ㅋ
저자인 번역자를 비난이나 비판하겠다는 뜻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어쨌거나 잘 모르겠는 가운데, 제가 이해하기로는 아래 문장에서 보는 것처럼
明德者, 人之所得乎天, 而虛靈不昧, 以具衆理, 而應萬事者也.
"명덕(明德)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아 많은 이치를 갖추고 있어서 만사에 응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안오씨가 "분일본만수(分一本萬殊)"로 주해한 것을 율곡 선생이 말씀하신 것 같은데, "명덕(明德)이라는 것이 미리부터 10000가지로 쪼개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일을 만나게 되면 그때 그때 합당한 이치에 따라 응하는 것이다"라는 뜻으로 이해가 되네요. 가령, 판사님 같은 경우 각 법조문이나 판례 등을 어쩌면 수천 가지 외우고들 계실텐데 - 평소 판사님 같은 분을 뵐 일은 없지만 - 일상을 사는 서민들이 판사님들께 판결받을 일이 있을 때 "저 판사님은 3000이 넘는 법조문을 통째로 외우고 계실 것이다"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판사님은 사건을 보시고서는 도로교통법 제 00조 00항에 의거하여 범칙금 5000원을 선고한다" 뭐 그러면서 각각의 구체적 사건에 맞는 판결을 하시잖아요. 비슷하지 않나요?
판사님 법 조문이나 판례를 몇 종류나 외우고 계시나요?
라고 질문하거나 뭐 안그러잖습니까. 그러니 신안오씨가 진도를 너무 나가서 파기는 깊이 팠는데(鑿), 너무 파버렸다는 지적인 것 같습니다. 지지처(知止處)를 알았으면 지지처에 머물러서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데, 계속 파고 또 파서 10000가지나 파버린 것일 수도 있다는... 신안 오씨라는 분의 주해에도 "天理一理而己" 라고 되어는 있습니다. ㅡ,.ㅡ
그 외, 착(鑿)이라는 글자를 "함부로 억측한다" 라는 뜻으로 풀었는데, 다음(DAUM), 네이버(NAVER) 등에서 제공하는 한자사전에 그런 뜻은 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설을 하신 분이 잘못 해설하신 것이냐면, 그렇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대형 포털에서 제공하는 사전에도 없는 뜻이지만, 오히려 새로운 뜻 하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겠지요. 번역은 "어긋난 것이다" 라고 되어 있는데 뜻은 "함부로 억측한다"라고 풀이한 것 등을 함께 봐두면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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