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성 중 대학 뿐만 아니라 논어 등 다른 책에서도 여호호색(如好好色)하는 것처럼 선(善)을 행하라는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如好好色 이라는 한자 어구에 대해 미색(美色)이라고 해서 한글 해설이 붙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如好好色을 한글로 미인이라고 설명해 놓더라도 읽는 저 자신이 다른 방향으로 이해하거나 납득을 하면 될텐데,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고 납득해야 할지 사실은 잘 모르겠더군요.
사람은 남녀성별이나 직업, 사는 지역 등으로도 구분할 수 있지만 연령별로도 나눌 수 있습니다. 10대, 20대, 30대 등등으로 구분하고 옛날에는 환갑이라고 해서 61세가 되면 잔치도 하고 그랬습니다. 오래 살았다는 뜻입니다. 70세까지는 아주 옛날부터 그 만큼 살기도 힘들었다면서 고래희(古來稀)라고 까지 했습니다.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서 80대이신 분들도 많지요. 그런데, 60대 70대 80대에도 논어나 맹자 대학, 중용을 읽는 분들이 계실텐데, 그런 분들에게 여호호색(如好好色)하듯 선(善)을 행하라는 설명이 보편타당성이 있을 것인지... 비아그라 먹어가면서 ㅡㅡ? 그래서 그런지 일본이나 요즘 우리나라 일각에서는 80이나 됐는데도 일하러 다닌다면서, 특히 일본의 총리급 어느 인물은 늙었으면 빨리들 죽으라고까지 했었지요.
80세가 넘어 90세가 될 수도 있지만, 혹시 건강이 좋지 않아서 수년 안에 죽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 색(色)은 무엇이겠습니까? 비아그라를 먹을 일일까요? 그렇다면 대단한 분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80세가 넘은 분들에게 색(色)은 죽을 때 중환자실 같은데 가지 않고 죽어서 자식들 애먹이지 않는 것일 겁니다. 산소호흡기 붙이는 순간 죽을 때까지 그거 못 떼어내거든요. 그리고 자식놈 사업이 잘 되기를 바랄 것이고 손자들 혼인도 잘 하고 취직도 잘 되기를 바라겠지요. 50대나 60대인 분들에게 색(色)은 무엇이겠습니까. 부모님이 건강하고 - 살아계시다면 - 자식들이 영끌이나 빚투해서 경제적 자유를 얻어 파이어족이 되겠다며 막무가내로 함부로 투자하지 않기를 바라거나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경제적 자유나 파이어족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어쩌면 여호호색(如好好色)이라는 말을 좀 더 설명하기 쉬우려나요? 그러게 사람은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인가에 피동적으로 얽메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먹고 산다는 것이 대출에 이자에 갑질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적지 않아서 결국은 경제적 자유를 통한 해방을 원하기도 하나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색(色)은 즉 꿈이고 희망이고 긍정적인 전망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는 나이들어서도 미색(미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예술에 심취하는 사람도 있고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식도락이라고 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요. 애주가라고 합니다. 산이 좋아 산에 들어 자연인이 되는 분들도 있는 등 모든 사람이 미색을 밝히면서 사는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어릴 때 들은 이야기인데, 같은 반 또래의 아버지가 낚시를 그렇게나 좋아하셨답니다. 어느 날, 그 친구의 부친이 낚시를 갔었는데 집에 불이 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낚시하는 곳으로 가서 집에 불났다고 하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사건이 실제로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친구가 당사자였으므로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겠지요.
그런 것을 보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바램을 가지고 있을 것인데, 그것을 색(色)이라고 한다면, 그것이 반드시 미색(美色) 또는 미인(美人)이라는 공통의 대상은 아닌듯 합니다. 20대 30대가 왜 빚내서 투자하고 영끌해서 투자했을까요? 그들에게 "경제적 자유"라는, 또는 "파이어족"이라는 색(色)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색불이공 공불이색
이라는 말씀도 있기는 하지만, 뭐 그런 고차원까지는 말하지 않더라도 - 저도 몰라요 ㅠㅠ - 혹시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사서를 읽으시다 여호호색(如好好色)이라는 구절을 보시거든, 한문 원문을 직접 보신다면 모르겠지만, 그것을 한글로 해설한 책에는 미인이나 미색이라고 적어 놓은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니, 자신이 원하는 것이 미색에 대한 열망인지 또는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바라는 것이 미색은 아닐지라도 자신이 바라는 일을 하는 것처럼 선(善)을 행하라고 설명하고 있으니, 사서 등에서 말하는 선(善)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의 바램이 그 선(善)과 상응하는지 등을 따져보시면 되겠네요.
유학(儒學)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본 것도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사서오경 등에서 말하는 선(善)이라는 것이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고
부부간에 도탑게 하고
형제간에 우애있고
친구간에 신의 있으라
는 것이거든요. 그게 사서오경에만 나오는 내용이 아닌데, 성경(Bible)에도 있고 불경에도 아마 있지요? 나는 빡빡이가 되었더라도 사바세계를 사시는 분들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뭐 그러면서 불경 중에 부모은중경(한자생략)이라는 경도 있고 그렇잖아요. 원광법사 세속오계에도 나오는 것으로 압니다. 거기에는 살생유택이라는 말도 있어서 범위가 조금 더 넓기는 하네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형제에게 잘 하라고, 이웃에게도 잘하고 다 그러라고 적혀있어요. 안읽어봤지만... 못읽어 보기도 했고... 그걸 어느 천년에 다 읽어요. ㅡ,.ㅡ
그런데, 사회가 희안해져서 옛날에는 그저 세대차이라고 그랬는데, 시절이 몇십년 지나니까 메갈이니 한남이니 된장녀 김치녀라면서 혼인적령기에 든 사람들이 서로를 헐뜯는 소리가 자꾸 나오기도 하고 그럽니다. 오래 전에 전설의 고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여자 나이 23살인데 시집을 못가면 환갑이라고 말하는 그런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23살에 결혼한다고 하면 이상하다고 생각하려나요?
여자 나이 23살인데 시집을 못가면 환갑
이라는 말 생각 잘 해야 한답니다. 남성은 9년 주기로 성장하고 여성은 7년 주기로 성장한다고 하거든요. 실제로 동양의학이나 철학의 관점에서는 노화가 시작되려는 시기가 여성은 23세 무렵이지요. 그리하여 혼인하고 출산하고 그러면서 자식놈이 뱃속에서 먹어치운 칼슘 등을 리필(Repill) 하면서 여성의 신체는 유지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나라에 산후조리가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한 일이라니까요. 그리고 세종대왕님 시절에는 노비도 산후 휴가를 줬다고 하지요?
여호호색(如好好色) 설명하면서... 내용이 엉뚱한 쪽으로 흘러갔나요?
주자가 정자의 설을 따라 재친민을 재신민으로 바꾸고 졸라 혁구습하자며 사대부들을 다독이고 뭐 그랬다는데, 그렇다면 세종대왕님이 노비에게도 출산휴가를 주신 것같이 지금 세대에도 그런 미덕이 이어져야 할 것인데, 반대로 반상의 법도가 지엄해지면서... 그래가지고 추노라는 드라마도 만들어지고 그랬는지... 저는 역사를 잘 모릅니다. 어쨌거나 그것이 사대부(士大夫)들의 색(色)이었는지도 모르지요. ㅡ,.ㅡ 나중에 을미사변에 을사늑약에 경술국치 등등 에휴...
여호호색(如好好色)이 알고 봤더니 아주 중요한 내용이었네...
저도 포스트를 이렇게나 쓰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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